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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북미의 경우 기독교회가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발전하고 있는 지구상의 다른 지역 예를 들면 남미, 중미,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 인도네시아와 중국 그리고 한국과 같은 나라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이다. 오순절교회와 독립교회를 중심으로 한 일부의 초대형 교회들이 기독교국가로서의 명맥을 유지할 뿐 교회는 활기를 잃었다. 복음주의 계열의 교회만이 그나마 선전(善戰)하고 있는 사실 명목상의 교회만이 남아 있는 지역에서 기독교신학은 어떤 형편인지를 알아본다. 이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현대 문명의 여러 장르에서 선도적이고 주도적인 위치에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그리고 그 외 모든 국가들이 미국의 모형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이다.
놀라운 사실은 19C말 이후 20C 내 그렇게 횡횡하던 자유주의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 대부분의 미국 신학자들은 자기들이 자유주의자로 알려지기를 윈치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자유주의자들과 이전의 자유주의 학파들이 세속주의로 넘어가고 있는 경향이 새로운 흐름이다. 오늘 미국에서 K.바르트도 큰 영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나마 바르트가 가장 많이 읽히는 곳이 보수 신학교들이다 는 것이 현실이다. 마치 바르트주의가 보수신학의 수호신같이 된 이상한 모습이다.
지면의 한계가 있으나 현금 미국의 신학흐름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인물들을 간략히 살펴본다.
1.현대 바르트주의의 대표 한스 프라이(Hans Frei)
한스 프라이는 미국 바르트주의를 대표하는 골수 바르트주의자이다. 그는 전통적 성경해석 방식을 사용한다. 여기서의 전통적 방식이란 신학자들이 성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해당 본문들의 의미를 결정하는 것이다. 보통의 독자들은 성경 의미와 그 의미를 결정하는 단계에 대하여 의문을 제시함과 동시 두 단계의 작업과정을 거친다.
i 먼저 그들은 성경의 최종 문서의 본문형태를 찾아내기 위해 애를 많이 쓴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자기들이 찾고 있던 최선의 본문을 찾았다 생각할 때 주석 작업을 시작한다.
ii 주석 작업은 문학적 분석을 포함한다. 이를 위해 문법과 구문과 단어들을 연구한다. 그러나 이런 종래의 성경해석 방법에 대하여 19세기에는 점진적 변화가 일어났다. 찾고 있던 것은 성경이 무엇을 말하고 있느냐 가 아니라 성경이라는 서책에 대한 역사적 분석이었다. 곧 성경 본문 배후에 깔려 있는 역사가 무엇인가에 대한 작업이었다. 본문이 뭐라고 말할 때, 그 본문의 배후에 있는 실체가 무엇인가, 성경저자로 하여금 특별히 이렇게 말하게 한 것이 무엇인가가 새로운 관심으로 부각되었다. 곧 성경기자의 작업 배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19C는 그 출처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학문적 노고의 결과 그들은 모세오경 가운데 J.E.D.P같은 자료가 있음을 알아냈고 계속해서 이러한 자료들의 배후에 있는 배경을 확인해보고 싶어했다. 그들은 이런 자료들이 최종 성경이라는 현재의 형태가 되기 위해 어떻게 처리 되었는지를 학문의 주안점으로 삼았다. 이런 작업이 성경 모든 책에 걸쳐 이뤄졌다. 특별히 모세오경, 이사야서, 4복음서 등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한스 프라이는 ‘이러한 방법을 따름으로써 신학자들은 이전에 몰랐던 굉장한 것을 발견하기는 하였지만 그 본문이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시해 버렸다.’고 말한다. 즉 프라이는 그들이 성경본문을 구성하기 위해 어떤 종류의 자료들이 사용되었는지는 찾았으나 그것이 성경이 되었을 때 다시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 바에는 주목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그는 ‘성경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본문에 기술된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렇게 우리가 성경의 진술과 그 진술이 말하고 있는 것에 자신을 열어 놓을 때 하나님의 영이 자신을 우리에게 계시해 주실 것이다.’는 것이다.
프라이는 그 본문이 옳으냐 옳지 않느냐에 대한 문제를 항상 제기하지는 않았다. 그가 검증해 보이려 했던 것은 본문의 타당성 여부가 아니었다. 그는 이 본문들 가운데 무엇이 역사적으로 진실한 것으로 증명되었는지 밝히려 애쓰지 않는다. 다만 그는 ‘우리는 성경이 말하는 것을 듣기 위하여 성경을 주석한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오시고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인도한다.’고 주장했다. 바르트의 입장 그대로이다.
2.브레버드 차일즈(Brevard Childs)의 정경 비평(Canon Criticism)
한스 프라이와 같이 예일대학에서 가르쳤던 브레버드 차일즈는 프라이와 매우 유사하다. 프라이는 조작신학을 그는 구약을 가르쳤다. 흔히 이둘을 ‘예일신학’이라 부른다. 차일즈역시 ‘성경 비평 연구는 잘못된 질문을 던지면서 올바른 질문도 무시했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본문 배후에 있는 것들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차일즈는 우리가 각각의 성경 본문을 우리가 발견한 성경본문의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검토해야 하는 본문의 최종 형태 곧 정경의 형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면 ‘오늘날 정경으로 되어있는 성경본문 그 자체가 이스라엘의 종교와 신약교회를 형성한 진정한 최종적 본문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을 형성한 것은 성경 배후에 있는 J.E.D.P문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모세오경이었다는 논리이다. 그럼 이 문제가 왜 이렇게 중요한가? 쉬운 말이다. 만일 성경 비평가들의 입장을 따른다면 결국 배후의 발견된 문서를 따라 성경을 다시 쓴다는 말이다. 문제의 문서는 모세오경 그대로이지 배후로 발견된 그 문서가 아니다 는 착안이다.
그러나 이는 역사적 재구성 자체가 틀렸다는 말이 아니다. 우리가 해석해야 할 최종적 권위의 본문은 모세오경과 이사야서 자체이고 신약교회에 영향을 미쳤던 복음서들이다 는 논리이다. 따라서 진정한 권위를 갖는 것은 정경형태의 본문이다 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 그러면 왜 구약의 이스라엘과 신약 교회들이 그렇게 했는가? 왜 최종적인 형태를 권위있는 것으로 받아들였는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이는 오늘의 우리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대해 차일즈는 ‘이렇게 정경으로 형성된 인간의 언어를 통해 주님이 친히 계속하여 말씀하셨다.’고 대답한다.
3.조지 린드백(George Lindbeck)의 교회일치 신학(Ecumenical Theology)
린드백은 주님께서 연합되기를 바라는 교회가 심하게 분열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자신의 신학을 출발한다. 그는 주님의 교회 일원들이 일치하지 못하는 문제야말로 심각한 비극이라고 생각하고 그 해법에 주력했다. 그는 ‘문제는 교리를 잘못된 방식으로 이해했던 데 있다. 우리는 잘못된 신학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로 ‘전통주의자들은 교리와 신조를 인식론적 전제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자기들만이 유일한 진리를 소유하고 있으며 그 진리가 전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자유주의자들은 교리와 신조를 체험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사실 그들은 ‘이것은 나의 신조이며 이는 나의 경험을 당신에게 말해 줍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것은 ‘당신의 경험도 훌륭하다.’는 것을 함축한다. 곧 개인의 신조는 개인이 어떤 체험 속에 있다는 것을 말해 줄 뿐이다 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모든 종교는 동등하게 옳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후기 자유주의자들, 급진적 자유주의자들은 전기(19C)자유주의자들의 퇴조를 목격하고 반성하면서 매우 회의주의적 입장으로 넘어갔다. 교리는 더 이상 진리에 대한 주장이 아니라 신앙에 대한 단순한 언어적 표현으로 바뀌었다.
린드벡은 이들 사이의 극복을 위해 자신이 찾은 새로운 형태의 방안을 소개한다. 대략은 다음과 같다.
‘신조와 교리는 우리가 믿어야 할 진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차라리 그 신조들은 각자의 신앙을 표현할 수 있는 규칙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그는 신조가 어떠한 진리도 말해주고 있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신조는 일종의 경계선이다.’는 것이다. 즉 신조는 각자의 신앙이 위치하고 있는 영역이지 싸움이나 시비의 조건이 아니다 는 것이다. 그는 ‘만일 당신이 이렇게 생각한다면 당신과 신앙이 다른 사람들과의 토론에 진전이 없을 것이다. 만일 각자가 절대 진리를 소유하고 있다고 믿으면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그것은 자신의 확신을 전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신조가 절대 진리가 아니라고 깨닫는다면 희망이 있다.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은 다른 사람들이 규칙의 틀 내에서 말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결국 현대 미국교회는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다원주의의 영향을 벗어나기 어려운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한편의 전통적 복음주의 그리고 바르트주의의 잔재와 후기 자유주의 그리고 소수의 극단적 진보주의가 함께 어울려 있다. 이를 전체로 다시 일언하면 일부의 복음주의를 제외하고는 세속주의의 큰 파고(波高)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기독교회 전 영역, 예배와 찬양, 목회 그리스도인의 삶과 가치와 교회의 생존방식에 세속주의라는 현실적 유혹이 짙게 깔려 있는 것이다. 이는 물질문명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성경적 바른 신앙은 예수님의 말씀처럼 심히 좁은 길이 아닐까 하는 자각을 갖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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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국의 신학동향 (신학산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