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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다 못해 황당하다 아니할 수 없다. 먼저 신약성경 헬라어 언어를 4복음서에 제한한 것이 이채롭고, ‘원어 이해’라는 것은 책을 열어 보기까지는 꽤 심란한 표현이다. 독자로서는 ‘원어 이해’라고 하니 ‘원어 이해’ 겠거니 할 뿐 더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을 듯하다. 시무언은 이렇게 허를 찌르는데 명수이다. 물론 의도적이지 않다. 언제나처럼 그는 자기 식(式)대로 한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허를 찔린 느낌을 준다.
시무언을 이해하는 데는 그가 평소 가르치는 것같이 시무언을 보는 ‘안경’이 절대 필요하다. 시무언의 독창성은 그의 ‘안경’에 있다. 그만의 안경에서 밀레니엄 작품 ‘하나님의 의도 신학’이 나왔다. 필자의 좁은 식견대로라면 수많은 그 잘난 사람들, 논리가 분명하고 똑똑하고 많이 배운 사람들은 ‘안경맞춤’에 문제가 있다. 종래의 대상을 보던 안경을 가지고 아무른 조정 없이 새로운 대상을 보려 하니 초점이 맞지 않는다. 흐려 보인다고 난리를 친다. 이게 아니다 고 우기고, 정죄의 시퍼런 칼날을 마구 휘두른다. 그렇게 해서는 대상을 바르게 볼 수 없다.
동일하게 ‘시무언이 언제 헬라어를 그렇게 잘 하셨나?’하고 ‘원어이해’라 하여 원어를 문법적이고 고고학적으로 분석한 것이리라 예상했던 독자들은 큰 실망이다. 기대를 여지없이 깨뜨려 놓는다. 여기서 필자는 실소를 금치 못한다. 관련된 이야기 한편을 소개한다. 꽤 길다. 대학 3학년부터 헬라어 기초문법을 시작하고, 히브리어는 4학년 1학기부터 시작했다. 난 공부하지 않았다. 1970년대 중반, 당시 사회의 현안이었던 군부독재와의 싸움에서 나도 예외일 수가 없었고 20대 초반 신학도의 사유세계(思惟世界)는 끝없는 미로의 연속이었다. 히브리어, 헬라어 그까짓 것은 인권과 민주화라는 역사적(?) 과업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었다. 대학원 2학년 1학기까지 히브리어 십 몇 학점 모조리 총(F)을 찼었다. 남의 나라 말은 외고 노력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다! 이후 강제징집을 당하고 다시 복학을 했다. 당시 바로 유학을 끝내고 의욕이 넘쳐 악명 높은 히브리어 교수님을 찾아 미리 인사를 드렸더니 ‘넌 안 된다, 한 해 더 준비하고 복학하라’는 것이다. 글쎄다. 그때 교수실 문을 닫고 나오며 속으로 욕을 했다.(지금도 난 하면 안 되었던 욕의 내용을 기억한다.) 물론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바로 복학을 했다. 그때부터는 헬라어, 히브리어 공부만 했다. 당시 속했던 교단에서는 그해부터 강도사고시를 폐지하고 신대원 졸업고사로 대치하게 되어 졸업생들은 엄청 쪼려있었다. 조직신학과 신구약 성경도 어려운 과목이었지만 역시 ‘성경원어’가 문제였다. 더 자세한 얘기를 할 여유가 없어 유감이다. 난 히브리어는 80명가량의 응시자 중 6명만 패스한 1차에서 2등을 하고 헬라어는 달달 외워 만점을 받았다. 그 다음 해 후배들에게 그 교수님 왈 “이동훈이 만큼 하면 된다.”는 얘기를 하다라고 뒤에 들었다. 이는 모두 다음 말을 하기 위해서다.
이후 시무언을 만나고 성경이라는 세계를 환히 다시 알게 되었다. 난 결코 성경원어의 깊은 지식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경이해는 문자의 문제가 아니다 는 것을 알았다. 그것이 원어든, 번역어이든, 어느 시대어(時代語)이든 결국 ‘성령의 감동하심이라는 새로운 조명’을 거치지 않고는 암흑에 불과하다. 원어 그것 무익하지는 않아도 그것 많이 안다고 별것 아니다 는 말이다. 시무언의 ‘원어 이해’는 이런 나의 원어이해에 딱 일치한다. 결국 문자는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는 하나님의 방편이다.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라 하여 문자주의에 빠져들면 그것은 영원히 난해(難解)의 수렁을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시무언의 ‘원어 이해’는 사복음서의 ‘핵심단어’를 중심으로 한 주석에 가깝다. 시무언은 이를 두고 ‘주석’이라 않고 ‘이해’라는 용어를 채택했다. 그분은 ‘주석’ 싫어한다. 누구의 주석이 하나님의 감동하심을 제한할 가능성을 두고 하시는 그의 기본입장이다. 그래도 주석에 가깝다. 더하여 본서는 다분히 시무언의 ‘성경사전’이다. 이 모든 것을 더하여 진짜 중요한 것은 ‘사복음서 원어 이해’는 시무언의 ‘성경 이해’를 꿰뚫을 수 있는, 시무언같이 성경을 볼 수 있는 결정적 ‘안경’을 제공한다. 독자들이 탐낼 만하지 않은가. 이 책 한권만 제대로 읽어도 시무언의 성경 보는 눈을 얻을 수 있다. 5독이든 10독이든 성경이라는 대상의 상이 정확하게 잡힐 때까지 읽어 볼 것을 제안한다. 밑져야 본전이 아니라 평생의 숙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음을 장담한다. 잠깐! 여기서 “시무언의 안경이 맞다. 안 맞다.”는 독자의 몫이다. 다시 말하지만「사복음서 원어 이해」는 시무언이 어떤 눈으로 성경을 보았는지 그 비밀이 녹아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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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목사의 베뢰아 묵상2 「4복음서 원어 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