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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분리(政敎分離)의 전통이 분명한 우리사회에서 누구도 쉽게 언급하지 않으나 1945년 8월 15일, 일제로 부터의 해방에서 시작된 대한민국이라는 근대국가의 성립에는 기독교정신이 분명히 한 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마침 한민족복지재단의 봉사자들이 아프간에서 탈레반 폭도들에게 피랍된 것을 계기로 종교가 의식과 생활과 정치와 문화 마침내 권력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 가를 실감있게 느끼고 있는 터다. 어제 그 피랍대원들 중 여성인질 2명이 적신월사(赤新月社)에 인계되었다. 적신월사라니? 이는 적십자의 십자가가 서방기독교 세계를 연상시킨다하여 아랍권에서는 소위 저들의 적십자사를 적신월사라하고 기독교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스라엘도 다른 로고(수정)를 사용한다. ‘허 참 그렇게 까지!’ 하나 그런 것이 종교이다. 이렇게 종교는 문명 심지어 정치나 삶과 떼려야 뗄 수없는 관계이다.
한국기독교는 일천한 역사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일제 강점하에서 신앙과 애국정신이 결합되어 삼일운동의 중심이 되었을 뿐 아니라 신사참배 거부운동 같은 기독교적 색채가 완연한 활동 외에도 교회는 당시의 젊은 애국지사들에게 쉼터였으며 아지트였고 중요한 거점이었다. 해외로 도피한 애국지사들이 그래도 제일 편하고 확실하게 보호를 받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이미 해외에 산재해 있던 기독교회였으며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 전국민이 다 인정하는 철저한 기독신자 이승만이었고 이후에도 대통령, 총리, 국무위원들 중에 수를 다 셀 수 없는 기독교 인사들이 배출되었다. 국회의원 중에는 엉터리 신자든 어땠든 자신을 기독신자로 표기하는 이가 전체의원의 1/3에 가깝다. 이는 정치권이나 관료들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학계는 더 두꺼운 기독식자층이 있고 재계도, 문화계도 정도의 차가 있으나 다 각각 기독교 인사들이 즐비하다. 최근의 어떤 여론 조사는 정작 기독인 본인들은 글쎄 하는 사이 ‘일반 국민들은 가장 정치적인 영향력이 큰 종교로 불교도 카토릭도 아닌 개신교회로 꼽았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당장에 최근 새롭게 창당된 신당(新黨)에 목사가 대표로 지명되었고 차기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에서 장로라는 사람이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수많은 밤하늘의 십자가, 세계 최대의 초대형 교회들을 포함하여 대한민국을 기독교국가로 분류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분위기이다.
그러기에 하는 말이다. 잠시 시야를 바꾸어 이웃 중국을 돌아보자. 중국이 무섭게 달려오고 있다, 성장, 발전하고 있다. 모두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변화 이면에 새로운 중국병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상상을 초월하는 짝퉁, 가짜 현상이다. 세상에 어떻게 그런 발상이 가능한지 세계 명품을 짝퉁으로 만드는 것은 기본의 기본이고, 계란도 가짜를 만들고 심지어 혈액조차도 가짜를 만들어낸다. 사람 잡을 일이다. 이는 자본주의 = 돈 많이 버는 것이라고만 알고 막스웨버가 잘 지적하였듯이 자본주의 정신의 기초가 되는 기독교정신, 근검, 절약, 이웃에 대한 배려 등은 아예 듣도 보도 못하였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중국과 다르기는 하지만 또 다시 광복절을 맞으며 해방 후 대한민국의 정치, 사회 현실이 별 다를 바 없다는 자성(自省)이다. 전제군주국가에서 근대시민사회로 넘어오면서 근대국가의 낭만과 화려함만 알았지 오늘의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이루기 위한 기독교적 절제와 희생 근검, 절약하며 이웃 공동체를 돌아보는 성숙한 지성을 사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음이다. 법치에 이르기까지 흘리고 바쳤던 숭고한 피와 희생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국가 최고지도자로부터 말단 공무원들과 시민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먼저 교회와 교회의 지도자들이 성숙한 기독교정신을 발휘하지 못하였음을 반성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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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근대국가성립과 기독교정신[주일신문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