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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의 행위’라 할지 ‘종교인의 선행’이라 할지 아님 ‘종교적 선행’이라 할지 제목을 뽑는 일조차 쉽지 않은 주제이다. 금번 아직도 뚜렷한 사퇴해결의 진전이 없이 아프간의 극도로열악한 환경에 억류 중에 있는 23명(그중 한명 배형규목사는 탈레반에 의해 이미 살해되었다)을 계기로 종교인 특별히 기독교회, 기독교인들의 선행과 봉사가 도마에 올랐다. 이러쿵저러쿵 말하기 쉬운 인터넷상은 말할 것 없고 연일 주요언론을 통해 심지어는 CNN과 뉴욕타임즈 같은 주요 외신까지 나서서 한국 기독교회의 봉사활동에 대한 논평에 열을 올린다.
일견하여 애매히 욕을 얻어먹는 것 같은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 볼 것이 없어 보인다. 그동안 교회가 해왔던 수많은 봉사와 구제와 세상을 위한 섬김들은 특별히 이와 같은 활동과 관련하여 예수께서 주신 말씀으로 인해 ‘네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래서 많은 채널을 통해 북한 동포들을 돕는 일에 참여하였지만 굳이 기독교회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고, 전 세계 곳곳의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국가와 민족들을 찾아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과 재물이 송출되었지만 이도 역시 애써 기독교회란 이름을 피해 적당히 다른 이름으로 사랑을 실천해왔다. 금번 그간의 이런 숨은 봉사들이 세상에 많이 노출되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 엉뚱하게 비난하는 이도 없지 않으나 생각이 깊은 사람들은 기독교회의 봉사에 대하여 의미 있는 평가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교회의 선교정책과 방향은 배후의 기독교회를 숨기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그만큼 한국교회가 선교와 구제 민족의 문제와 관련하여 내부의 논쟁을 통해 성숙을 도모해온 결과이다. 금번 사건의 배후에 있는 ‘한민족 복지재단’도 같은 맥락이다. 당연히 애당초 처음부터 신앙, 불신앙을 구분하지 않았다. 어디든 필요하면 기꺼이 돈도 시간도 가진 바 재능도 기꺼이 내어 놓으려 했다. 세상은 배후에 교회가 있다 하여 이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두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강권하셨기 때문인 것이 사실이다. 한국교회에 최초 공식적으로 복음을 전해 주었던 장로교, 감리교의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병원을 세우고 학교를 세우고 심지어 외교에 간여하고 한 모든 행위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선교사였다. 드러내어놓고 복음을 전하기 전에 조선을 사랑했고 조선 사람의 진정한 이웃이 되려했고 조선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 했다. 원래 선교는 직접적이기 보다 간접적 성격이 강하다. 꾸준히 훈풍에 피선교지 영혼들의 마음이 열려지기 까지 계속하여 헌신하는 것이 선교이다. 노골적이든 아니든 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 모든 행위의 근간에 선교적 동기, 복음적 동기, 기독교적 동기가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시간과 재능은 물론 기득권을 포기하며 선교적 봉사의 대열에 참여하였다. 금번 사건도 거의 유사한 경우이다.
물론 그 어떤 동기에도 불구하고 더 치밀하게 좀 더 효과적으로 좀 더 안전하고 현실적으로 더 준비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명제에는 유감이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적 동기’로 인하여 이들의 헌신 봉사가 매도되는 것은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숨은 동기는 이들 내면의 근본이요 진실이다. 그것은 이들의 삶의 조건이다. 이는 인간이 원칙적으로 누려야 하는 자유와 선택의 문제이다. 그들은 그 자유로 자기를 위하여 살지 아니하고 세계를 사랑하고 끌어안는 일에 사용했던 것이다. 따라서 그들 종교인들의 선행은 종교인으로서의 선교적 동기를 초월하고 극복하여 봉사하는 삶을 지향하였다는 것만으로도 장려되어야 하는 모습이다. ‘종교적 선행’이기 때문에 매도될 것이 아니라 종교적 동기마저를 포함하면서도 이를 극복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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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의 선행[주일신문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