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0.

21세기 베뢰아운동의 모색10 - 내부적 고민과 한계 [주일신문시론]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6.07.29. 20:20:57 글쓴이IP: 61.110.131.26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기실인즉 진정한 문제는 ‘외부의 도전’ 이런 게 아니다. 실은 모든 게 ‘내부의 문제’, ‘자신의 문제’, ‘우리의 문제’라고 보아야 옳다. 설사 ‘외부의 도전’이 실재하는 경우조차 마찬가지이다. 인생이나 역사라고 하는 것이 무풍지대가 아니라면 ‘외부의 도전’ 은 언제나 있는 것이니 언제까지 그것을 핑계하는 것은 비겁하고 재미없는 일이다. 따라서 ‘외부의 도전’ 그것이 무엇이든 해법을 찾는 것이 당연하다면 다시 해법의 주체자인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된다. 즉 어떤 경우든 결론은 내부의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인류의 역사는 차라리 자신의 내부에서 해법을 찾는 게 수월하다고 증거해 주는 것도 참고로 할만하다. 21세기 베뢰아운동을 가로막는 진짜 문제를 내부에서 찾으려 한다. 무엇이 베뢰아운동을 가로막고 있는가. 진정으로 베뢰아운동을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 으뜸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베뢰아운동이 21세기의 격랑을 헤치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베뢰아사람이 나와야 한다. 사람의 문제이다. 구체적으로 ‘그럼 어떻게 참 베뢰아사람이 될 수 있을까’는 다음의 문제이다. 베뢰아가 청년기에 접어들면서도 기대만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진정한 ‘베뢰아사람’이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이다. 베뢰아아카데미에 정통하고 베뢰아운동의 사명자로 죽기까지 헌신을 다짐하고 베뢰아라고 하는 눈부시도록 힘 있고 모양 좋고 짜임새가 반듯한 이 굉장한 복음을 감당할 만한 그만한 실력과 인품이 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참 베뢰아사람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논의가 분분할 수 있겠으나 베뢰아를 바르게 이해하고 베뢰아에 대하여 막힘없이 잘 전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회와 세상에서 칭송받는 사람인가, 역시 이것이 관건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베뢰아는 더 이상 힘을 뻗기가 어렵다.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인데 그 사람에게 문제가 너무 많으면 무슨 수를 동원해도 어렵다. 한계가 있다. 그래서 객관적이고 정확한 진단을 전제로 솔직히 그만한 실력이 없다고 인정하고 이것이 진짜 문제라고 공감한다면 이 지난한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시무언의 카리스마에 눌려있지만 말고 애정을 가진 이들이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그것이 재교육이든 재충전이든 무엇이든 복음의 영광을 위하여 해법을 찾아야 한다.
둘째, 인물의 문제 연장에서 다음세대를 이끌 수 있는 지도력에 대하여도 논의되어야 한다. 최소한 베뢰아운동 1세대에 있어서는 베뢰아운동과 서울성락교회 심지어는 베뢰아교회연합이 하나였다. 거기에는 베뢰아운동의 창시자요 서울성락교회의 설립자요 감독인 시무언이 있었다. 그러나 21세기, 서울성락교회와 구분하여 베뢰아운동만을 두고 보면 이는 또 다른 문제일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을 편하게 공론화 하는 과정에서 복음의 진보와 하나님나라의 확장을 위해 서로 섬기며 도우면서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차세대 지도력과는 또 다르게 세계교회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신학화의 과제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시무언의 영감과 실력을 계승 발전 할 수 있는 학자 그룹이 필수적이다. 성경언어와 세계신학에 정통한 신학자가 나와 베뢰아를 세계화시켜야 한다. 시무언으로부터 베뢰아원강을 비롯하여 많은 양의 저술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를 ‘무엇은 무엇이다’라고 정리정돈 하여 내어 놓을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도 ‘원자재 그대로다.’ 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 이렇게 해서는 아무리 세계어로 번역이 되어도 어려움이 많다. 한국적 정서와 분위기를 넘어 세계교회 앞에 내어 놓을 수 있는 상품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강을 비롯하여 베뢰아신서를 중심한 저서들이 원서의 힘과 영감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좀 더 논리적으로 간결하게 다듬어져야 한다.
다음은 베뢰아라는 복음이 세계문화와 문명을 어렵게 해석하고 대응하느냐의 문제이다. 권세 있는 영적인 복음으로 문화를 초월할 것인지 아님 바울의 선교전략같이 문화와 문명이라는 그릇을 적절히 활용하여 복음을 담아낼 것이냐이다. 이는 ‘영혼’ ‘영적’ ‘성경적’이라는 베뢰아 고유의 특성들이 시대문명을 다 담아낼 수 있느냐는 좀 더 복잡하고 심각한 논의이다. 필자는 베뢰아는 신약성경전체 중 최소한 4복음서 -시무언의 적시(摘示)대로라면 요한신학-와 사도행전의 초기까지는 완벽하도록 충분하다고 본다. 그러나 사도행전 중반이후, 바울이 다른 문명을 헤쳐 나가는 고린도 전, 후서를 포함한 바울의 서신서와 다른 서신서까지를 포함한 신약성경 전체의 관심을 아우르는데는 미흡하지 않나 싶다. 물론 시무언은 그 이유를 바울의 처지를 해석하므로 충분히 밝히고 있기는 하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문화의 보편적 이슈들을 너무 많이 초월하므로 더 이상 베뢰아를 관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토인비는 성공한 세계고등종교는 세계시민이 공유할 수 있는 고등한 윤리와 도덕,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하므로 세계화에 성공한 고등종교의 조건을 지적한 바 있다. 더욱 세계 제2차대전이후 안정된 사회를 바탕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복잡 다양한 문명들과, 상충되는 다양한 가치군들은 이 다양한 것들을 조화시키는데 무관심하고 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들과 사회윤리에 대하여 관심이 적고 배타적이기까지 한 베뢰아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베뢰아가 정이 그것을 고집한다면 메노나이트들과 같은 소수의 경건주의적 집단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 베뢰아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시무언을 따르는 사람들이 시무언에 너무 미치지 못함으로 인해 자연히 시무언 홀로 독주케 하는 것 역시 베뢰아운동이 내부적으로 극복해야 할 큰 과제라 아니 할 수 없다. 큰 고민 중의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