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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솔직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한다. 가난하고 힘든 삶, 그때는 다들 어렵고 힘들었다. 그나마도 어려서, 힘든 것도 가난한 것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했다. 친구들 중에 조금 더 어려운 친구가 있을 뿐이었다. 모두모두 가난하고 힘든 지도 모른채 열심히 살았던 시대였다. 특별히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오래지 않은 가부장적 분위기가 지배적인 시절이었다. 보통은 주위 여러 가정의 대부분 아낙들이 팔을 걷어 올려 식구들을 먹여 살렸다. 그래서 였겠지 그 어린 나이에도 어렴풋이 왜 어른들은 엄마만 고생시키고 아버지들은 집에서 놀고먹으며 큰 소리만 칠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그렇게 힘겨운 삶을 살았지만 솔직히 그때는 딱히 힘든 줄을 몰랐다. 간혹 월사금(학비-당시는 무료가 아니었다)이 밀려 ‘이를 어쩌나 하고 고민하며 등교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무렵이었다. 자주 하늘에서 웬 삐라가 뿌려지고 큰 무리들이 떼를 지어 다니며 소리를 질러댔다. 그게 4.19의거요 5.16 군사혁명인줄은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알았다. 사는 곳이 부산 서구의 대신동 골목시장이어서- 당시 대신동공설운동장이 유일하게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공장소여서 거기서 큰 행사들이 잦아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꼬마는 신기한 듯 재미있다는 듯 구경하고 따라 다니기도 했었다-. 자주 소위 말하는 시위를 자주 보고 자랐다. 나는 나름 고달픈 환경 때문이었을까 철이 일찍 들었던 것으로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보았던 신문이나 당시의 9시 종합뉴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게 그렇게 흥미로웠다. 그리고 중요한 또 하나는 13살이 되면서 이웃 누나의 전도로 예수쟁이가 되면서 무척이나 착한사람이고 싶어 했다. 내가 별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예수 믿으면 착한 사람 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공식 같은 분위기였다. 그 같은 교회 분위기는 지금도 비슷하다. 그러나 그것은 전혀 나답지 않은 엉뚱한 소망이었다. 솔직히 나는 도둑질하고 양아치 노릇만 안했을 뿐이지 스스로가 생각해보아도 형편없이 초라한 아이였다. 그러나 앞서의 설명 같이 착한 예수쟁이고 싶어서 였을까 신학생이 되고 대학을 졸업하면서 복지사업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기를 그럴만한 형편도 안 되었지만 일찍 노인복지에 눈을 떠 요양병원을 개설 운영해보고 계속해서 요양원을 개원하였다.
아마도 요양원을 운영해 보지 않았으면 영원히 몰랐을 어르신들의 세계였다. 그 세계는 완전히 달랐다. 인생이 이렇게까지 비참한지 몰랐다. 보살피는 어르신들을 보며 이들은 왜 이렇게도 억지로 사는지, 사는 것이 무엇인지, 과연 인간은 그렇게 존엄한 존재인지 끝없이 의문이 일었다. 어제(수) 있었던 일이다. 한 어르신의 아들이 방문 하였다. 몇 마디 끝에 내가 물었다. 할머니 세상 떠난 지 얼마가 되지요? 10년쯤 된다 하였다. 그러는 그가 탄식같이 ’고생 많이 했습니다‘ 했다. 그의 어머니는 아마도 만성 초기 조현병으로 기본적인 생활이 안 되는 분이다. 20세경 발병 하였다면 무려 60년 넘게 조현병상태로 평생 시골 해안가에서 얼마나 조롱을 받고 본인은 물론 그 가족들을 힘들게 했을까, 밥이나 제대로 먹였을까? 그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싶었다. 청소년시절 얼마나 고생 했냐며 위로했었다. 인간은 존엄하지도 않고 존엄한 것도 없는 존재이다. 정치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도 그렇다. 그렇게 밖에 살 수 없는 존재였던 것이 어떻게 노출 되고 사회적 화제가 되고 비난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다 이해할만하다. 난 내로남불만 아니라면 인간의 오류나 악함을 크게 미워하지 않는 편이다. 이 모든 부조리와 모순을 극복하고 덮어주고, 저 멀리 있는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는 것이 보다 더 본질적이지 않느냐는 것이다.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의 세계를 인정 하지 않는다. 영과 관련된 일체를 애써 모른 체 한다. 그러나 그게 모른 체 한다고 될 일인가. 죽어 봐야 알 수 있는 일을 어떻게 다 설명할 수 있을까. 내가 이제야 철이 들었는지 세상이 점점 덧없어 보인다. 이왕 세상에 왔으니 스스로 목숨을 끊지야 않겠지만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하나님만 집중하고 하나님의 나라만이 나 영혼에 충만 하기를 바란다. 어느 날, 나 영혼이 이 세상을 떠날 때 주가 예비하신 낙원에 이르기를 고대하고 고대한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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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기요양사업
내가 예수 믿어 얻은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