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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1학년 초 처음 맞이하는 축제기간에 첫 축제이니만큼 기대가 없지 않았겠지만 축제를 즐기기보다 부산에 있는 나를 만나러 온 친구가 있었다. 난 출석하는 교회와 같은 계열의 신학교를 찾아 부산에 남을 수밖에 없었던 반면 나보다 공부를 잘했던 그 초등학교 동기인 친구는 서울 명문대로 진학을 했었다. 둘은 장시간 공동의 관심대로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고는 함께 중학교 진학(당시는 치열한 시험제도가 있었다.)을 위해 같이 공부하던 또 다른 친구가 입원해 있던 O대학병원을 찾았었다. 여기는 부언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당시 우리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까지 담임선생님만 바꾼 채 학생들은 흩어지지 않고 계속 같은 반-아마도 치열한 진학경쟁에서 학업성취도를 위해 교장선생님이 그 같은 정책을 택했지 않았던가 싶다-을 이루며 굉장히 가까운 사이가 되어있었다. 흥미로왔던 것은 입시경쟁이 치열하던 시절 유별나게 친한 네 가난한 집 아이들이 나란히 1-4등까지를 돌아가며 하는 재미있는 반이었다. 그렇게 유별나게 친하던 네 친구 중 최고대학의 최고학과도 갈 수 있는 성적을 가지고 있던 친구가 고3 무렵 O라는 종교에 심취하다 끝내 원광대학 교학과(말하자면 신학과)를 지망 수석을 하여 한명이라도 서울대학에 더 진학시켜야 하는 학교를 발칵 뒤집어놓는 일이 있었다. 그러던 그 친구에게 정신분열증 진단이 내려졌던 것이다. 입원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라 정신과 치료의 특성상 면회를 못하고 담당의사랑 장시간 얘기를 나누었다. 그 의사가 했던 말을 소개하기 위해 길게 얘기했다. 젊은 의사의 말인즉 ‘정신과 치료는 사람의 생각까지 바꾸지 못한다. 밤을 밤으로 알고 낮을 낮으로 알아야 하듯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까지다. 예로 공간개념이 깨어져 높은 곳에서 뛰어 내려 다친다든지, 어머니나 여자가족들을 겁탈하면 안 되지 않는가? 정신과는 이런 비정상상태를 조절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한다’며 또 말미에는 기독교도로 신학교에 재학 중인 나를 염두에 둔 듯 한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 친구는 그로 정신병동에서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거의 오십년 전 이야기다. 대화를 끝나고 나온 나는 굉장히 머리가 아팠다. 정신과 의사의 눈에 비췬 나는 영락없이 정신이상자였다. ‘너도 같은 놈이네’하는 분위기였다. 세상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손으로 만져지는 감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만을 인정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 나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마치 보기라도 하듯 하나님의 존재를 믿고 의지하고 그를 향하여 실감나게 기도한다. 언제 천국 구경을 해 보기라도 했을까 마는 하나님의 나라를 당연시 하고 그 나라를 사모하고 바란다. 꼭꼭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 이는 모두 영에 속한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영이라는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영적세계를 인정하는 이들이 합리적 이론을 갖고 설명해도 애써 듣지도 않고 마음을 열려 하지 않는다. 이를 두고 ‘믿음’이라 하지 않는가 해서다. 히11:1에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 하지 않았던가. 영의 세계는 믿음의 영역이고 믿음으로 보이는 세계이지, 믿음 밖에서는 설명이 어렵다. 구약성경시대 노아는 온 세상이 시집가고 장가가고 먹고 마시고 취할 때조차 식구들을 이끌고 멀쩡한 마른 날에도 홍수가 올 것을 내다보고 방주를 지었다. 내 인생 중후반에 그 노아에게서 믿음의 소중한 개념을 얻은 지 수년째다. 노아는 미친 사람이었다. 노아의 가정은 미쳐도 제대로 미친 식구들 이었다. 그러나 마침내 세계를 다 삼켜 버리는 홍수가 내렸을 때 노아식구 8만 살아남아 영적 계보를 이어간다. 딱히 그 의사의 진단이 아니어도 예수 믿는 믿음의 길은 거의 미친 사람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면 너무 나간 말일까. 믿음은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 세상이 이해 할 수 있거나 인정해 주지도 않는다. 그 길은 철저히 외롭고 힘겨운 좁고 협착한 길이다. 그 믿음은 하나님의 지혜요 판단이다. 하나님이 이 세상에 다른 무엇이 아니라 믿음이 필요한 것을 보셨다. 값없이 예수의 공로만 믿고 의지하면 구원을 얻을 수 있는 믿음을 선물로 주실 필요를 보셨던 것이다. 왜 이만한 신앙의 경험과 이론과 연륜에 마치 초보자와 같이 ‘믿음’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날이 갈수록 더 믿음을 배우고 이해를 깊이 하며 빠져 들어간다.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여전히 믿음을 어슬픈 경건과 도덕적 윤리적 모범과 선행으로 착각하는 것에 질려버린 탓인가. 의인은 없으니 하나도 없다. 사람은 고등문화를 가장한 짐승일 뿐이지 않은가.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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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내가 예수 믿어 얻은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