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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부터 ‘노화’나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이미 자신이 노화를 걱정해야 하는 단계에 이른 것을 뜻한다. 자신이 혹은 가족 중 누군가가 노화로 시달림을 당하고 있는 경우가 십상이다. 노인과 별 상관이 없이 제목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는 영화가 있고 안소니 퀸이 열연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그의 인생 후반기 삶과 의식을 엿보게 한다. 시몬느 드 보봐로의 ‘노인’은 그 화려한 경력의 여류철학자에게 다가왔던 노화 나이듦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다음 기회에 더 많은 사례를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경로’가 좋은 말거리이다. 경노는 얼마나 노인들이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젊은 세대들이 노인을 공경하는 모습을 볼 수 없기에 경노사상을 고취하여 상을 주고 기념하고 제도 다듦기를 계속 하는 것이다. 노화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포 기관 장기 각각에 나타나는 계속되는 변화이다. 노화가 진행되면 뼈며 근육이며 세포의 무게가 감소된다. 부드러움을 유지하는 콜라겐 합성율은 성인기 이후 계속 감소하고 비용해성 콜라겐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이 같은 콜라겐의 교차결합으로 몸은 더 결정화되고 유연성이 감소한다. 이렇게 생명체의 유한성에 관여하는 모든 요소들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이 노인의학이다. 아무튼 노화는 가린다고 가려도 숨기기가 만만찮다. 신생아의 탄생은 아무리 열악한 환경임에도 경이로움이 가득한 축복의 대상이나 노화는 별 요란한 수식어를 동원해도 도대체 아니다. 아무리 덧칠을 하고 입히고 발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아름답고 순수하고 청아하던 소년소녀시절 그리고 이후의 청년시절과 자녀들을 돌보던 장년의 날은 어디로 사라져 버리고 속절없이 약해져가고 망가져 간다. 신체 어느 부위라 할 겨를도 없이 눈 코 귀 치아 발걸음 손동작 인지며 총명함과 기지 해석능력 그 놀랍도록 탁월하던 유연성과 포용력도 사라지고 지혜로움도 지식도 그렇게 풍성하던 감성마저 감소와 소멸의 과정을 지나 엉뚱하고 고집스럽고 심술 가득한 노인이라는 딴 사람이 되어 버린다. 마술을 연상케 하는 일이다. 그는 더 이상 자식들의 기억 속에 있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니다. 이것이 ‘경로’니 ‘어르신’이란 위장막으로 가려진 노인의 실상이다. 최후까지 아름답고 지혜롭고 멋있는 노화는 없는 것 같다. 많은 이들이 돈으로 최후의 방어막을 치나 별 소득이 없다. 괴물 아닌 괴물상이 과거의 모든 기억에 덧칠해있는 것이다. 그 화려한 과거가 어느 새 사라져 버렸다. 이에 대해 몇 가지 경우를 소개한다. 1.그의 이론에는 언제나 하나님이 전제 되어 있었다. 고매한 목사의 아들로 명문대 졸업 후 의사로 살아온 그의 말에는 하나님이란 단어를 들을 수 없다. 따라서 기독교적 분위기에 찌들어 있음직한 그의 말들은 곱씹지 않으면 깊은 의미를 헤아리기 어렵다. 하나님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하나님이란 존재가 전제된 사고를 하는 것이다. 2.그가 하는 말이다. ‘이전 보기 좋을 때처럼 살다 죽으면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이렇게 볼 폼 없이 죽으니 감사하지요’ 억울하게 죽어도 괜찮다는 말인지 멋있게 살고 싶다는 말인지 모르겠으나 그 말에는 하나님이 자리하고 계신다. 그래서 훈훈하다. 되돌릴 수 없는 기억 이라면 차라리 쇠하고 늙고 병들어 가는 과정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별로인 현실을 수용한다는 점에서 소극적이긴 하나 나름 강점이 있어 보인다. 3.보다 적극적으로 노화를 아름답게 만드는 수고의 필요이다. 몸과 마음의 노화를 느끼기 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가는 예지가 필요하다. 기회를 잃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패기도 필수적이다. 한평생 자식 키우고 부모를 모시느라 정작 당신을 돌아볼 기회가 없었다. 멋진 옷을 사 입고 자신을 가꿀 기회는 꿈도 못 꿨다. 완전 소진 상태다. 모진 세월을 살아온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자신의 나머지 삶을 가꾸어야 한다. 4. 노화는 더 이상 안 보고 싶도록 정을 떼는 훈련 같다는 철학적 이해다. 인생을 그렇게 허무하게 보았던 솔로몬의 결론같은 단계다. 노화의 실상은 참혹하나 그 실상을 넘어 진상을 보는 것이다. 이제 모두 서로 잊고 안식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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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삶-그 잔인함의 미학
내가 예수 믿어 얻은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