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 어려운 이야기이나 향후 더 생각하고 더 공부하고 부딪히고 풀어가야 할 것들이 많은 세대를 염두에 둔 묵상이다. 독일 비트겐쉬타인의 언어분석철학을 아주 쉽게 적용해 본다. 먼저 유별나게 말 말씀 언어에 실수가 많은 사람임을 밝히고 용서를 구한다. 그런 사람이기에 평소 말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지 않았나 싶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이 곧 하나님이시다’ 는 요한1:1의 말씀을 수도 없이 접한 그리스도인으로서는 말씀 곧 언어가 무엇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정상이다. 외에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에 대한 성경의 언급은 여러 곳이다. 기독자들은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 이라고 믿는다. 그 하나님은 어떻게 무엇으로 말씀하실까? 그 ‘말씀’은 무엇일까? 내 말이 영이요 생명이다 는 무슨 뜻이며 너희는 저의 ‘말’을 들으라는 또 무슨 뜻일까?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다는 말씀도 어렵고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말씀으로라야 산다는 말씀도 꽤 무겁다. 현실적으로 밤낮 쏟아지는 목사님의 설교는 무엇이며 평소 마음에 드는 말씀은 그렇다 치더라도 어느 날 도대체 하나님의 말씀 같지 않은 말씀은 또 어떻게 해야 하나? 모두 언어분석철학이 관심하는 명제들이다. 말(언어)은 명제를 묻는다. 마음의 생각이나 사상 견해는 말이 되면서 실체를 띈다. 생각에 머물러 있으면 표정으로만 잘 따지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생각도 말로 드러날 땐 자랑이 되고 우쭐거림이 되고 욕이 되고 비난 저주가 된다. 칼이 되고 총이 되고 반대로 기분을 좋게 하는 마약이 되고 축복이 되고 상이 되기도 한다. 말이 단순히 소리이상의 실체를 띄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에게는 말로 표현하고픈 충동이 있고 능력이 있다. 생각이나 사상으로 머물러 있지 않고 말하고 싶어 한다. 그때 그 말은 내 생각 입장 소신을 넘어 ‘나’ 자신이다. 생각이 말로 정체를 드러낸 것이다. 말의 사회성 공리성이 물어지는 대목이다. 세상에는 자연의 소리가 있고 다듬은 언어가 있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명제가 있다. 소리는 그냥 소리지만 말이 되고나면 할 말 못할 말 품격을 따진다.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꽤 무거운 것이다. 심지어 그 말은 나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상대를 옥죄일 수도 있다. 이렇게 말은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는 수단이자 거울이다. 내 말 속에 내가 보이고 그 말을 매개로 세상을 만난다. 목사와 회중들이 만나는 언어도 그렇다. 이는 ‘자기들의 말’이다. 설교만 그런 것이 아니라 교회 들어서는 순간, 신앙이라는 관계 속에서 하는 모든 말은 신앙의 말이고 교회의 말이다. 예수쟁이 자기들끼리의 말이다. 그 말은 바깥에서는 세상이 못 알아 듣는 외계어가 된다. 말이 제한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강요하면 소통이 되지 않는다. 물고기가 물 밖에서 살려는 것과 같다. 끼리의 말이 강요되면 애매한 주술성을 가지거나 폭력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쓸모없는 이상한 소리가 되어 버린다. 곡소리는 초상집에서는 자연스러우나 상가 바깥에서는 안 맞다. 방언도 그렇다. 방언은 영의 말이다. 내 영이 고양되었을 때 나오는 기원일 수도 있고 간청이거나 탄식이거나 축복일 수도 있는 내 이성이 알지 못하는 영의 소리다. 나 영이 이성의 한계에 갇혀 있지 못해 터져 나오는 소리다. 나 영의 소원을 나 영이 기원하는 것이다. 이는 내 마음에 다 담을 수 없었던 기도요 울부짖음이요 탄식이다. 그러나 이 역시 나만의 것이고 교회 안 우리들만의 것이다. 교회 바깥에서는 이를 이해하지 못 한다. 알고 보면 교회 안도 비슷하다. 교회 안이라고 믿음이 다 같지 않고 상황이 같지 아니하다. 이를 알아야 바른 말을 구사할 수 있다. 믿음의 언어는 전적으로 개인의 영역이다. 그러나 말의 자유는 나의 권리이지만 거기는 책임이 따른다. 나의 자유 못지않게 남의 자유도 저해 하지 않는 절제와 관용과 신사도가 필요하다. 평생 언어에 갇혀 살아 온 사람의 넋두리다. 말 잘하는 사람은 참 멋있어 보인다. 말의 깊이와 넓이와 폭이 큰 사람이 부럽다. 내 말이 우리의 말이 되고 우리의 말이 공동체의 공동표현이 되기 위해서 말은 엄청 자유로운 것 같으나 사회성과 공감성을 가진다. 역시 수준 높은 말은 참 어렵다.
글. 이동훈 목사 |
|
언어에 대하여
내가 예수 믿어 얻은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