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7. 03.
 난 죄인이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20.03.15. 18:51:12   글쓴이IP: 125.134.188.52
어떤 후배 목사님과 제법 진지하게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가 묻기를 ‘그걸 다 얘기 합니까?’ 난 그렇다 했다. 심지어 유튜브상에 다 올려놓았다 고도 했다. 점잖은 이의 얼굴에 꽤 어처구니 없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나도 내심 놀랐다. 그게 뭐 이상한가? 털어놓고 사는 게지. 그게 뭐 잘못되었을까 싶었다. 이렇게 난 정직하지도 솔직한 편도 아니다. 제법 컸을 때까지 선친은 ‘쟈는 능구렁이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그때마다 왜 나를 보고 능구렁이라 하시나 했으나 50이 넘어서야 그 말이 조금 이해되었다. 난 내 속생각을 쉬 누구에게 털어놓지 않는 편이었다. 늘 속에 품고 있었을 뿐 그 내 마음을 털어 놓을 곳이 없었던지 말 수가 많지 않았다. 위로 누나가 둘이고 형도 있었지만 내 삶에 자리한 기억이 별로 없다. 며칠 전 평소와 같이 잠을 뒤척이다 정말 오래된 기억에 딱 머물렀다. 선생님들이 왜 그랬던지 난 초등학교 6년 거의 반장이나 생활부장을 했다. 자습을 진행하고 청소를 시키고 친구들을 윽박지르는 일이 내 사명이었다. 이래저래 늘 친구들의 대장이었다. 허름한 밥집이었으나 집에 데려와 밥도 먹이고 빵도 잘 사주었던 기억이 많다. 중 2년 때 학급 수가 늘어나 교무실을 분할해 썼던 적이 있었다. 목조건물 목조바닦이어서 소리가 보통 아니었다. 어느 날 음악을 가르치는 담임선생님이 ‘동훈아 교무실에서 시끄럽다고 오늘도 지적을 받았다’며 ‘애들 잘 정돈 시켜라’ 는 말씀을 하셨다. 그날 점심 도시락을 먹고 있을 때였다. 킹콩 같이 덩치가 큰 녀석이 교실 사방을 뛰어다니며 난리를 피웠다. 그만 하라고 몇 번 경고를 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달려가 두들겨 팼다. 그 큰 덩치가 공중에 붕 떠드니 쿵하고 쓰러졌다. 얘 죽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살인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도 스쳤다. 그 이전 기억은 없으나 이후에도 도저히 참지 못하고 폭발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숨기도록 부끄러운 사실이 있다.
우리 집 거실에는 흠집이나 패인 흔적 몇 곳이 있다. 내가 성질을 참지 못해 뭔가를 집어던진 자국이다. 우리 집 호프도 입양되어온 날인가 다음날인가 그 쪼그만 놈이 즉사하게 맞았다. 입양 전 책을 읽다보니 개가 이빨을 드러내면 초반에 죠져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오줌 훈련을 시키다 내가 화를 내니 이놈도 덩달아 이빨을 드러내며 소동이 났었다. 기가 찬다. 어리석기가 하늘을 찌르는 사람이다. 삶이 무너져 내리도록 아프고 쓰린 기억이다. 이내 다스려지지 않는 강퍅함 거친 본성으로 인해 나는 늘 죄인중의 죄수다. 패역 부도한 놈이다. 지금이라도 수리해서 갱생의 삶을 살고 싶으나 언감생심일 뿐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 는 말씀을 절대 신봉한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는 바울의 탄식을, 루터의 깨달음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절대 인정한다. 내 성격의 단면이다. 대학시절의 대화다. 이후 유명 신문사 기자를 했던 친구가 그랬다. ‘야 OO개야 나 신학 안 했으면 뭐 했을까?’ 그 참 신기했다. 보통 뭐라 하겠는가? 친구 사이에 ‘글세’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그러나 그놈은 1초도 안 쉬고 ‘마피아 보스’라 했다. 영화 대부의 마론 브란드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졸병들을 지켜주고, 맞고 오는 놈을 데리고 가서 때려주는 보스였다. 이렇게 내게는 좋든 싫든 용서받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할 폭력성이 있다. 한평생 해결되지 못한 기도가 있다. ‘나는 온유하고 겸손하니 너희는 내게 와서 배우라 내 멍에는 쉽고 가벼우니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 평생 육체의 가시가 있어 온유하기를 바랐으나 비참하도록 허사였다. 온유만일까, 육체의 거짓된 것들에 대한 욕망은 그 모두 극복 불능의 한계였다. 그 내가 어머니를 돌보고 치매 할머니들을 돌본다. 매일 같이 기도하며 마음을 달래나 정말 잘 안 된다. 실패를 계속한다. 그래서 나는 인간은 죄나무다에 동의한다.
글. 이동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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