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7. 03.
 교회명난(敎會名亂)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20.02.23. 20:39:29   글쓴이IP: 59.21.35.147
내 가장 곁에는 내 가족이 있고 나와 함께 교회를 섬기며 나를 보좌하는 총무집사가 있다. 이들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랜 세월 나를 지켜보았다 할 수있다. 이들은 숨길 수 없는 내 모든 모습을 보았다. 내가 워낙 형편없는 사람이라 내게 좋고 기특한 모습은 거의 없고 내 못난 가리고 싶은 모습을 고스란히 보았다. 이 중 아내가 가장 잘 아는 사람이겠으나 워낙 가타부타 말이 없는 사람이고 그래도 이들이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말이다. 이미 장성한 아들은 ‘아빠는 규칙적이다’ 고했다는 말을 전해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 살다보니 내 돌아 보이는 삶은 꽤나 규칙적이었다. 평생을 하루 같이 규칙적으로 일어나 기도하고 운동한다. 매주 매월 분기별로 하는 일도 비슷한 패턴이다. 규칙적으로 빨래하고 방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치운다. 총무집사는 어떤 이의 ‘목사님은 어떤 분이냐’는 질문에 ‘목사님은 깨끗한 것 좋아 하신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정말 나는 지독히 깨끗한 것을 좋아한다. 고등학교 3년 때다. 입시생이 자기 발로 정신과를 찾아 ‘난 방청소를 하지 않고는 공부를 못합니다’며 상담을 했다. 의사 왈 ‘시험 때도 하냐?’ ‘아니오 시험 때는 안합니다’ ‘그러면 넌 병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깨끗한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며 돌아가라 했다. 내 교회생활도 마찬가지다. 평생 주일을 지켰다. 주일마다 단정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뵈려했다. 지금 생각이다. 나도 모르게 이 독특한 패턴이 내게 의가 되거나 자랑이 되지는 않았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내가 시무언을 만나 크게 감동을 받은 후 갈등에 사로 잡혔다.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던 교단을 옮기고 싶어 병이 날 정도였다. 그러다 소속 교단을 떠났다. 그리곤 교회명도 부산성락교회로 바꿨다. 이유는 딱 하나, 주로 인하여 핍박받는 이름에 동참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20년 이상의 세월이 흘러 수년 전 다시 교회이름을 바꿀 일이 있었다. 베뢰아에 대한 핍박이 심하던 그 시절 정기제직회에서 나를 제외한 전원이 바꾸자는데 동의를 표했다. 그날 교회의 한 축인 교인들에게도 그럴 자격은 있다 싶어 그러면 그렇게 하자 했다. 내 의사를 접은 날이었다. 그리곤 어떤 이는 결혼으로 어떤 이는 이사로 또 다른 이유로 많이 떠나간 후 작년 그 이름을 다시 찾아왔다. 남이야 욕을 하든 말든 내 길을 가는 것이 옳고 정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어려운 교회살림에도 불구하고 돈 들여 그 이름으로 다시 바꾸었다.
다시 2020년 2월, 며칠 전 일이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그렇겠지만 나도 생각이 가장 깊을 때가 거의 새벽 기도하는 시간이다. 그날의 생각을 거의 그대로 글로 옮긴다. ‘유튜브강의를 통해 줄기차게 인생에 의가 없다고 주장하는 내가 어쩌면 교회이름사수 하는 것을, 베뢰아를 지키는 것을 의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이런 난센스가 어디 있는가. 내가 먼저 이 거추장스러운 자기 의로부터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것이 옳지 않은가. 정말 해머로 머리를 맞은 것 같은 충격이 왔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이렇게 망설이는 것은 내 지켜온 나의 믿음도 근본도 아니었다. 한 주간 내 고민 끝에 주위를 불러 의중을 말씀드렸다. 간단했다. 우리가 진정 진리로 자유하는 사람이라면 베뢰아라는 이름에, 교단에, 교회명으로부터 자유하자 했다. 이 내 생각을 성락교회 감독에게도 전했다. ’한국교회의 평가는 역사에 남기고 교회명 바꾸시라‘ 권했다. 비유가 좀 적절하지 않지만 마치 원효의 깨달음 같이 내가 진짜 예수를 만났다면 교리와 신학과 교권과 교의와 세상풍습과 이름으로부터 자유하자. 훨훨 다 털어버리고 오직 나의 주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은혜만을 부여잡자 싶다. 이렇게 지난 수십년간 지켜온 알을 깨고 새로워지고 싶은 부족한 목사를 내 곁의 믿음의 식구들이 이해하여 주었으면 한다. 겸손히 이 사소한 일에 여러분들의 이해와 참여를 기대한다. 우리 세상 모든 얽매임에서 자유하자!
글. 이동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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