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4.
 불가피함에 대하여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9.09.12. 00:45:12   글쓴이IP: 121.145.108.251
불가피함에 대하여 처음 들었을 때다. 생활 속에서 쉽게 사용하는 말임에도 어느 날 그 뜻이 어떠함을 깨달았을 때의 놀라움은 참 컸었다. 그것은 단순한 깨달음도 배움을 더 한 것도 아닌 신선한 충격이자 놀라움이었다. 불가피(不可避)란 말은 어려운 말이 아니다. 그동안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말이다. 그 뜻인즉 피할 수 없는 이라는 뜻이다. 그날 그 말의 설명은 늘 상 사용했던 말이 실상은 세상에 피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설명을 하면서 나온 말이었다. 그날은 예로 꿈을 설명하면서 나왔다. 꿈은 꾸고 싶어서 꾸고, 꾸지 싶지 않다고 꾸지 않을 수 없는 것이지 않느냐는 설명이었다. 꿈길에서 공포와 두려움을 피하지 못하고 할 수 없이 꼬박 그대로 식은땀을 흘리며 꿀 수밖에 없듯이 세상에 그 같은 일들이 있지 않냐 는 설명에 크게 실감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세월과 함께 수도 없이 불가피 함에 대하여 생각을 거듭하였다. 이 세상에는 미처 몰랐지만 불가피함이 너무도 많았었다. 꿈쩍 말고 고스란히 당하고 겪어야 하는 일들이다. 으뜸으로 본능 정도로 알았지만 외에도 많이 있다. 많고 많다. 그만큼 피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는 뜻이다.
다시 예를 들어보자 내 어린 시절에는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때는 추석 설날 명절에나 가능한 연중 행사였다. 물론 조금 더 나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도 집에서 물데워 하는 식이었으니 그게 어느 정도였을 것인지는 자명하다.- 그러나 이제는 매일 전신을 씻는다. 매일같이 간단히든 어쨌든 몸을 씻는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참 부질없는 일이다. 씻고 나가면 나가자말자 얼굴이며 손발을 비롯하여 전신에 대지 중의 먼지가 묻고 때가 생기고 오염이 시작되는데 그것을 매일 같이 씻어야 하나.... 이 처럼 때는 매일 생긴다. 대기 중의 먼지와 피부에서 나오는 땀과 각질이 만나 때를 만들어 낸다. 본능이라는 식욕 성욕 명예욕등도 심각하게 의도해야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냥 부지불식 순식간에 생긴다. 본능의 뜻이 그렇다. 사랑도 미움도 그리움도 원망도 피곤에 밀려오는 쉬고 싶은 마음도 소리 소문 없이 생긴다. 글세 얼마나 도를 닦아야 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처럼 불가피함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생각이 이 시점에서 다시 묻는다. 피할 수 없는 것은 내버려둠이고 당연하고 권리이기만 하고 핑계이기만 할까 피할 수 없음이 모든 불가피함에 대한 변명이나 설명이 될 수 있을까. 혹시 피할 수 없음 곧 불가피함마저도 피해야 하고 피하려 노력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 노력이 가상하고 칭찬을 받거나 장려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은 피할 수 없음은 너무 동물적이고 본성적이고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과 갈등이지 않을까.
불가피함이 엄연한 인간이고 불가피함은 불가피한 세상이 맞다. 그러나 그렇다 할지라도 불가피함만으로는 다 설명이 안 되는 인간이고 세상이 아닌가 하는 반성에 나는 동의한다. 그 근거로 교육이 있고 절제가 있고 훈련이 있고 수련이 있고 법이라는 강제 규정도 있다. 포상이라는 보다 긍정적 수단도 있지 아니한가.
그래서 제의한다. 사람에는 불가피함이 엄존한다. 이를 알고 너그럽게 관대할 수 있는 것은 내게가 아니라 네게다. 네게여야 옳다. 그게 내게이면 하면 완전 엉터리고 이기적 이다. 그러나 네게 여야 하면 그 세상은 여유와 포용력이 있는 좋은 세상이다. 불가피함으로 도망가고 피하려하다 뜻밖의 교훈을 얻었다. 불가피함은 초월할 수 없는 것이다. 불가피한 것이니까. 그러나 불가피함이나 초월할 수 없음이 핑계여서는 안 된다. 초월할 수 없음에도 훈련하는 모습이 더 인간적이고 교회적이다. 칭찬 받음직 하다. 주위에 심지어 성경을 빗대어 불가피함을 많이 언급한다. 그러나 불가피함이 불가피한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절제와 훈련을 통하여 가피한 것으로 바뀌기도 한다.
글. 이동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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