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5. 29.
 인도 목사님들은 양말 신지 않는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9.09.12. 00:41:20   글쓴이IP: 121.145.108.251
인도에 대한 오랜 사랑과 사명 그리고 그렇게 살지 못한 죄송함이 어울려 인도에 대하여 빚진 마음이 늘 있었다. 마침 인도 목사님들이 여럿 한국을 방문했다 하여 애써 교제를 길을 마련하였다. 크게 비싼 것은 아니었지만 십수명이 되는 목사님들께 다 가져 갈 수 없도록 선물을 챙겨 드렸다. 그 분들 역시 어떻게든 가져가야겠기에 상품의 포장을 다 뜯어 내용물만을 챙기기도 하고, 내게 있는 여분의 여행 가방을 빌려가기도 하며 사랑이 잔뜩 묻은 선물 꾸러미를 챙겼다. 그리곤 꼭 조만간 다시 만나자고 약속을 했다. 한국인 선교사님의 주선을 따라나섰던 나의 일차 인도여행은 설렘 그 자체였다. 그 참 신기했다. 그렇게 오랜 세월 시모하며 기도하고 기다렸는데도 왜 40개국을 다녀본 그제야 인도를 들리게 되었을까? 현지에 가서야 그 비밀을 바로 깨달았다. 지금부터 10여 년 전 이었다. 앞서 인도를 다녀온 목사님들은 이전에 비하면 양반이라 하지만 너무 시끄러웠고 너무 더러웠다. 난 30대 초 처음 승용차를 구입하게 된 배경이 조금 남다르다. 심방을 하느라 골목을 다니다 보면 길가의 자동차 소음이 너무 시끄러워 힘들었고 겨울철에는 날리는 먼지가 꽤 스트레스를 가중시켰다. 참고로 어떤 이가 내게 관심을 가지고 우리 교회 총무집사에게 물었단다. ‘목사님 특징이 뭐야’고 그랬더니 총무집사 왈 ‘목사님은 무지 깨끗한 것 좋아 하신다’ 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고3 초에 있었던 일이다. 고심 끝에 방과 후 정신과를 찾았다. 그 시절에 고3이 혼자서 정신과를 찾았으니 보통일은 아닌 셈이었다.
‘저는 청소를 하지 않으면 공부가 안 됩니다’ 의사 왈 ‘시험 때도 청소하니?’ ‘아니요’ ‘그러면 너는 병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 보다 조금 더 깨끗한 것 좋아하는 편이다’ 고 했다. 그런 나는 지금도 집안 청소와 빨래를 전담한다. 인도는 정말 더러웠다. 온 천지가 소똥 이었고 쓰레기 천지였다. 너무도 시끄러웠다. 인도의 폐비닐이나 폐휴지의 가격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길거리 쓰레기만 잘 분류해도 먹고 살겠다 싶었고 가까운 인도 목사님에겐 아무 말 말고 일주일에 한 번씩 동네 청소해라 그러면 전도될 것이다는 말도 했다. 그만큼 나는 청결에 관심이 많다.
아무튼 두 번째 인도행 이었을 때, 공항에 마중 나온 목사님을 따라 직행으로 간 곳에서부터 예배를 인도했다. 그 목사님에게 ‘나, 영어에 자신 없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하라고 하니 어떡하나 한 7~8분 영어 설교를 했다. 그런데 그날 내 시선은 의외로 다른 곳에 있었다. 심방을 같이 간 목사님이 양말을 신지 않고 맨발 이었다. 심방중인데 맨발이라.... 아무리 더운 곳이라지만 얼른 수긍이 가지 않았다. 갸우뚱 하는 마음은 주일 아침에 다시 시작 되었다. 주일 강대상에 올라오는 목사님이 양말을 신지 않은 상태였다. 양말을 신은 교인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그들에게는 조리나 슬리퍼가 보통의 신발이다.
우리는 이렇게 살지만 저들은 저렇게 사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가 다르다. 이는 지역간 문화와 문명의 차다. 지역간 세대간 다름은 다름 아닌 문화와 문명이라는 이름이다. 혹 조금 더 인간 심성에 가까운 문화라면 그 문화는 보편성을 띠고 보다 쉽게 더 빨리 더 넓게 확산될 것이다. 또 인간의 삶에 더 절실한 문명이 있다면 그 문명은 더 빠르게 발전 변모해 갈 것이다. 그러나 이 모두는 영혼의 본질에 속한 것이 아니다. 오랜만에 매우 더운 날씨만큼 인도 생각이 떠올랐다. 언제든 달려가고 싶다. 그 새까만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나누고 싶다.
글. 이동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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