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4.
 모기장의 매력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9.08.05. 14:20:12   글쓴이IP: 125.134.183.34
난 어릴 적부터 모기 콤프렉스 수준으로 한번 물리면 엄청 긁었다. 지금도 생생한 모기 수난 기억이 있다. 당시 그분은 유명 일간지의 편집국장으로 우리들 모두가 존경하는 유명한 장로님 이셨다. 대학시절 전국SFC(학생신앙운동) 임원들과 선배들이 대거 그분의 여의도 아파트에 청함을 받아 식사도 찬양도 하며 회의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진 뒤 자야 할 시간이 되었다. 장로님 댁의 아파트 평수가 당시의 평균 크기에 비해 엄청 커기도 컸지만 우리 무리들도 식구가 적지 않아 어떻게 하나 사태를 지켜보니 학생 때이니 만큼 칼잠을 자도라도 같이 자자고 합의를 하고 드러누웠다. 아, 그날 밤 그 많은 선남선녀들 중에서 유독 나만 모기에게 얼마나 물리고 긁었는지 아침에는 피곤에 밀려 머리가 하얗게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 정도 기억도 예사다. 하여 어디든지 가면 지레 모기에게 뜯길 걱정에 잠을 설치기가 일 수였다. 얼마나 어릴 적 많이 긁었던지 사춘기 시절에는 이렇게 긁으면 보기에 흉해서 어떡하나 걱정이 될 정도였다. 이런 모기 피해의식은 장성해서도 모기에 대한 경계를 좀체 놓지 않는다. 모기 퇴치기라는 퇴치기는 일찌감치 준비완료가 기본이다. 모기향 모기매트 전기모기채 바르는 약 모기장 필요한 것은 뭐든지 미리 준비해 놓는다. 최근 있었던 일이다. 92세의 노모가 하는 말이다. ‘니는 어릴 때부터 엄청 긁었다.’ 무척 오래만 에 듣는 어머니가 기억하는 아들의 모습이고 늘 따뜻하게 챙겨주시던 어머니 마음이다.
2019년 금년에는 초여름 비가 적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유별나게 모기가 적다는 생각이 되었다. 그 원인이 며칠 전 밝혀졌다. 방역기관에서 모기의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 수놈의 불임연구 끝에 성공을 거든 것이 금년에야 효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는 보도가 있었다. 작년에는 수십 년만의 폭염과 모기에 시달리다 차라리 시원한 기도실에서 여름을 지나야겠다는 생각에 무려 수십 년 만에 모기장을 구입했다. 그 참, 약간 귀찮은 것 빼고는 얼마나 편리하든지 왜 이제야 재래식 모기장 생각을 실천에 옮겼을까 하는 후회스러운 생각마저 한 적이 있다. 금년에도 작년 기억을 떠올려 일찍 시작 하였다가 작년에 비하여 덜 더운 탓인지 조금 갑갑하다는 느낌이 들어 철수를 하고는 여전히 ‘올해도 해 볼까’하는 생각 중이다.
정말 아이러니 하게도 지구상 존재하는 것 중에 사람의 목숨을 가장 많이 빼앗아 가는 것은 악어도 상어도 사자도 호랑이도 뱀도 아니다. 다름 아닌 모기다. 실로 머쓱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그 모기와의 최근 대치 경험이다. 확실히 내가 나이가 들고 반사운동능력이 이전만 못한가 보다. 맨손으로도 날아다니는 모기를 제법 잘 잡았는데 최근에는 모기 생포기억이 거의 제로였다가 오늘에야 샤워 중 앵앵거리는 놈을 한 마리 잡았다. 어찌나 기분이 나이스 하던지!! 그리고 곧 어머니 팔뚝에서 피를 빨려는 놈을 향해 살금살금 다가가 모기채를 날렸는데 순식간에 놈은 그 좁은 공간에서 가장 어두운 곳을 알았냥 곁에 있던 가방 밑으로 피해 버리는 것을 보고 야! 하고 감탄을 했다. 어떻게 거기가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것을 알았을까? 이러고도 모기를 무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번개같이 스쳤다. 저렇게 살려는 놈은 살려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무차별 모기 폭격을 피하여 돈 많이 들지 않는 모기장과의 생각까지 얽혀 모기와의 성전에서 모기장 안에 피해 버리면 간단히 끝내버리는 것을 왜 이렇게 미적거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렵지도 않고 돈도 많이 들지 않고 대단히 효과적이기까지 한 것이 모기장이다. 로마서8장이 떠오른다. 도우시는 생명의 성령 안에 들어가면 간단히 해소된다. 미련 떨 것 없다. 망서릴 일도 아니다. 매해 같은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지 말고 하나님의 보호를 의지하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다.
글. 이동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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