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7. 06.
 보험의 전략, 위험을 분산시켜 위기를 피한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9.07.09. 09:15:46   글쓴이IP: 125.134.183.34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위험요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위험요소들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 개인의 일상생활은 물론 가정이나 국가가 위기에 직면하기도 하고 기회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위험은 유해성(Hazard)과 위해성(Risk)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유해성은 총, 칼, 불량식품, 술, 담배, 독성물질처럼 사물이나 상황이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해로운 특성을 의미합니다. 호랑이나 사자가 어슬렁거리는 초원,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도 유해성이 큰 상황입니다. 위해성은 유해성이 있는 물질이나 상황에 노출되어 실제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위해성의 크기는 물질이나 상황이 가지고 있는 유해성의 강도와 유해성에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를 식으로 표현하면 '유해성 × 노출 = 위해성'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유해성이 있는 총과 칼이 자물쇠가 채워진 무기고에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다면 위해성이 높지 않습니다. 사자가 아프리카 초원에서 포효를 하고 있다면 주변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초식동물에게는 위해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방탄유리로 보호받고 있는 차량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관람객에게는 위해성이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위해성이 높은 상황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 화재, 질병 등으로 인해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고, 태풍이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로 인해 경제적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막을 수 없는 위험에 대비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를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협요소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보험을 듭니다.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연금보험과 같이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보호 장치를 준비해두어 사고로 발생할 수 있는 엄청난 신체적·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투자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갖가지 헤징(Hedging) 수단을 동원합니다. 최근에는 고령화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것이 위험요소로 급부상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이 노후에 대한 대비가 되었지만, 최근에는 저출산이 문제가 될 만큼 다음 세대의 인구가 줄어들어 스스로 노후를 대비해야 합니다. 개인 차원에서 연금보험을 들거나, 국가 차원에서도 국민연금제도를 도입하고, 노령연금을 시행하며, 노인질병 보장을 강화하는 것도 고령화에 대비한 보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태계에서는 다양한 먹잇감을 먹고 소화시키는 것으로 보험을 듭니다. 다른 종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이나 쉽게 확보할 수 있는 것을 섭취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생쥐와 같은 잡식성 동물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한 번 식사를 할 때마다 온 힘을 다해 사냥을 해야 하는 육식동물은 초원의 풀을 뜯어 먹으며 살아가는 초식동물보다 먹이 환경의 위해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먹이사슬의 최상 위층에 있는 육식동물들은 먹잇감에 대한 보험이 상대적으로 약해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쉽게 멸종위기에 처하는 것입니다. 식물도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보험을 듭니다. 볏과 식물은 유리의 원료가 되는 규소를 이용해 잎 주위를 칼날처럼 단단하고 날카롭게 만듭니다. 그러면 되새김질을 하는 소나 맹장이 발달한 말은 먹을 수 있지만, 사람과 같은 잡식동물은 먹을 수 없습니다. 독을 품고 있는 식물들도 있지만, 독을 만들기 위해서는 잎과 꽃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줄여야 하므로 생장에 부담이 됩니다. 독을 품은 식물이 많지 않은 이유입니다. 또한 치명적인 독은 자신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이안화수소 같은 맹독성 물질을 만들고는 사이안화수소를 떼어내는 효소를 안전핀으로 함께 만드는 방식을 택하는 것도 있습니다. 초식동물은 식물의 독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세균과 공생하는 방법을 취합니다. 위 속에 살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세균을 이용해서 독성을 분해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연의 생명체들은 서로 보험을 들고, 각자의 생존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진화를 거듭합니다.
<정회석, 무엇이 강자를 만드는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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