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4.
 치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9.05.05. 16:35:06   글쓴이IP: 125.134.183.74
사람은 생노병사의 주기를 가진다. 출생과 동시 세상에 출현한 세포는 성장을 시작한다. 그러나 무한히 성장하는 것은 아니라 어느 시점을 정점으로 다시 쇠퇴라는 과정을 계속한다. 그런즉 출생 출발 자체가 쇠퇴와 소멸을 향한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모든 피조물의 생노병사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성과 소멸의 한 과정이다. 춘하추동 계절의 변화가 해마다 새롭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즐기기도 하지만 결국은 생성소멸의 한 과정인 것 같이 인간의 출생과 성장과 노화와 죽음도 그 못지않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하나의 과정에 불과 할 수 있다. 종종, 과학의 힘을 의지하여 인간의 생애를 시뮤레이션하여 마치 다른 사람을 보듯이 객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동안의 소년 소녀가 건장한 소년 소녀시절을 지나 청년이 되고 장년을 지나면서 허리가 굽어지고 얼굴의 주름이 깊어지는 것을 보다 보면 일생을 한눈에 볼 수 없는 본인으로서는 과연 그럴까 하지만 실제로 화면에 비쳐진 모습과 거의 똑 같다 한다. 주름진 목을 가리기 위해 스카프를 하고, 흰머리 대머리를 그럴듯한 모자로 가리고, 아무리 돈들이고 정성들여 성형에 성형을 거듭하여 무심한 세월을 가려보려 하지만 어느 날 이 모두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서둘러 깨닫는 것이 차라리 나을 정도다. 그렇다고 그 반대를 옳다는 것은 아니다. 이왕에 모든 사람이 그러한데 뭣 하러 애쓸까 하여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찬란한 문화와 문명도 실은 이렇게 부질없어 보이는 시행착오의 연속된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엄마를 돕느라 엄마 곁에서 느끼는 것이다. 괜한 과장이 아니라 나의 어머니는 보통 곱고 총명한 분이 아니었다. 내 나이 60이 다 되도록 ‘우리 엄마 같이 총명한 분이 있을까, 엄마 같이 곱고 괜찮은 사람이 있을까, 엄마 같이 영원히 변함없는 나의 팬이 있을까?’를 여러 번 생각했다. 그야말로 엄마는 나의 영원한 팬이자 지지자 끝없이 나를 사랑하는 믿음직한 후원자였다. 그런 엄마가 변한 것 같음을 느낀다. 실은 그런 조짐이 일찍 시작되었을 텐데 못난 아들은 이제야 감지한다. 영원할 것 같은 내 사랑하는 엄마의 속사정이 어떻게 된 것일까 그 속이 궁금하다. 요즘은 너무 자주 영 엉뚱한 말씀을 하신다. 너무 자연스럽게 얘기하여 나도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싶어 자주 솎는다. 뒤늦게 사실이 그러하지 아니하다 하면 당신의 표정이 혼돈스럽고 진중하기 까지 하다. ‘내가 아프기 전에는 안 그랬는데 왜 이러지?’ 라고 혼잣말을 하신다.
‘치매’는 틀린 말이 아님에도 노망과 함께 알려진 어감이 너무 좋지 않아 새로운 용어로 바꾸었으면 한다. 치매는 뇌의 노화, 뇌기능이 상실되어가는 과정이다. 탱탱하고 윤기 나던 얼굴에 주름이 생겨나듯이 뇌기능이 약화된 것이다. 출생이후 줄 곳 성장 발전하던 것이 최고 정점에서부터 소멸의 때를 향해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같지 않고 사람의 차가 있고 정도의 차도 있다. 뇌 노화에 따라 기능이 원활하지 못해 기억해야 할 일들을 순간에 잊어버리기도 한다. 날짜, 요일, 하루의 생활 패턴 심지어 남편, 아내, 부모자식이라는 가족관계 마저 기억을 되살리지 못해 영 엉뚱한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연스레 배우고 익히고 또 때가 되면 잊어버리는 것이 낮선 얘기가 아니듯 뇌가 정상작동 하다 어느 날 이후 이상이 시작된 것이다. 정신지체 장애인들이나 보다 학습이 안 되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부족한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 그러나 우리들은 치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바보 취급한다. 영 아무것도 되지 않는 사람으로 대한다. 흔히 벽에 똥칠 하도록 노망이 들었다고도 한다. 최근 아내로부터 자기 오줌을 들여 마시는 이가 있다는 말도 들었다. 기가 찬 노릇이다. 누가 하고 싶어 그 짓을 하겠는가. 노화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요즘같이 수명이 길어지면 더욱 불가피한 사실이다. 애타하는 자신도 예외 없다. 더 마음을 너그럽게 하여 주변의 치매노인들을 이해하고 자신에게도 가능한 미래를 위해 더욱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고 하나님의 도움을 바래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예쁘고 총명하던 우리 엄마가 약해지고 힘들어 하신다. 아들도 같이 아프다.
글. 이동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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