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적인 기독교 죄관은 원죄와 자범죄 둘로 나눈다. 이를 김기동 목사는 특유의 디테일함을 발휘하여 원죄와 자범죄 사이에 본죄라는 것을 더했다. 본죄라....처음에는 낮선 개념이라 아리송할 수 있으나 이 본죄가 정말 중요하고 재밌다. 베뢰아사람이고 난 이후 지난 삼십 여 년 동안 몇 차례 본죄를 언급해 보았다. 오늘 다시 최근 주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묵상하다 본죄를 논한다.
1.본죄를 과연 죄라고 할 수 있을까?
많은 베뢰안들이 시무언의 탁월한 기세에 눌려 이 죄에 대한 이해 역시 마치 앵무새 같이 글자 한자 바꾸지 않고 시무언의 설명을 되풀이 하나 그렇다고 충분하지 않고 많은 묵상을 필요로 한다. 통상 본죄는 죄의 소원은 있으나 실행에 옮겨지지 않은 즉 미실행된 마음의 죄 정도로 이해하나 대단히 미진한 설명으로 보인다. 오히려 그것을 포함한 인간의 본성이라고 해야 옳을 것 같다. 본죄의 기본은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다. 흔히 식욕, 성욕, 탐욕 같은 것이기도 하고 성경의 표현대로라면 육체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거리 정도다. 이 정욕이라는 말을 바르게 이해하는데 오랜 세월이 걸렸다. 정확히 말하면 육체가 가지는 욕구다. 그것은 가장 육체스러운 상태다. 이 욕구를 본성이라 하고 이 본성을 그대로 두지 않고 본죄로 본 것이다. 곰팡이는 습기와 온도가 맞으면 생긴다. 씨앗이 땅에 떨어져 햇빛과 땅의 양분과 습기를 더하면 자라기 시작하여 마침내 꽃이 되고, 채소와 곡식이 되고, 맛나는 열매를 맺는다. 육체의 정욕은 이와 똑같은 기저를 가진다. 예로 결혼을 한 한 쌍의 다른 한쪽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든지 아님 치명적 병이 들어 살기 힘들어 이혼소를 제기하면 아직까지는 거의 허락을 받지 못한다. 부부는 다른 한쪽이 어려움을 겪을 때 돌봐주어야 한다고 법적 거부사유를 적시한다. 그러나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의 성적욕구를 타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이혼사유가 성립된다. 성적 욕구는 육체를 가진 인간의 기본욕구로 결혼관계는 이를 충족시켜야 하고 거부하면 파생이 마땅하다고 보는 것이다. 오히려 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초식인간, 초식남여는 꽤 문제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묻는 것이다. 그 육체의 본성이 발현 되었을 때 그것을 본죄라고 함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죄가 아니다. 그것은 본성이다고 항변 가능하다. 마치 개가 주인이든 누구든 보고 멍멍 하는 것과 똑같다. 그럼 개가 우리말로 ‘안녕하십니까’ ‘사랑합니다’라고 해야 하나? 완전 놀라 자빠질 일이 아니겠는가. 그럼 본성에 충실하였다고 죄가 아닌가? 상당히 무리가 있는 논리 일 수밖에 없다. 사람에게는 본성도 있지만 그 본성을 제어하며 살 수 밖에 없는 사회관습과 공동체의 약속일 수 있는 법률들이 있고 고상하고 저상한 문화의 차마저 있기 때문이다. 사회 통염상 본성을 인정함에도 고품격의 문화와 인격, 품위를 더 고상하게 여긴다. 본성만을 이유로 죄를 합리화 하거나 본성의 연약함을 핑계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다. 더욱 그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난 본성이라는 가치를 요구 받는다. 보다 적극적이고 타당한 요구라 아니할 수 없다. 그도 아니면 거듭남을 반납하든지....
2.본성자체가 죄라고 하는 것은 역시 무리다. 그러나 본성에 매여 있기만 한다면 거듭난 하나님의 자녀로서는 자격미달이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인간의 실상이다. 본성이 죄라는 것은 인간의 한계, 약점 실상의 다른 표현일 수 있겠다. 하나님 앞에서의 그 연약함의 실체가 곧 죄이지 않는가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3.그러면.... 인간은 하나님의 특별한 존재다. 하나님의 계획안에 있는 고유한 피조물이다. 인간을 첩경삼아 하나님의 아들 구원자 예수께서 오셨고 인간은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부름을 받았다. 따라서 인간에게는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야 하는 율법적 요구라는 단서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다워야 하는 결과물이 요청되는 것이다. 한국교회와 지도자들이 이런 요구와 너무 떨어져 세상에서 욕을 얻어먹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복음의 거침돌이 되었다.
글. 이동훈 목사 |
|
다시 본성을 논한다.
내가 예수 믿어 얻은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