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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이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많음 같이 하고 싶은 말도 많은데 문득 짓궂은 생각에 제목이 심상찮다. 스스로를 ‘노인’이라니... 1954년생인 나는 올해 생일을 맞으면 대한민국의 법적 노인이 된다. 함께 노인수당도 받게 된다. 1급 사회복지사답게 노인들에게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지하철 무료 이용권을 좋은 취지의 좋은 정책으로 이해하면서도 여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바로 그 군에 합류하게 되는 것이다. 평소에도 대중교통을 좋아하는 사람이 공짜가 싫어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알아서 마음을 다스려야 할 형편이다. 그래서 정리해 보는 생각들이다.
무엇보다도 철들 무렵에 만난 구원자 예수. 기독교, 교회, 기독성도 등등의 단어와 함께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이고 싶다. 어릴 적 같으면 예수쟁이는 착하고, 훌륭해야 된다고도 했겠지만 그 같은 초보 담론은 아니다. 진리를 알아 그렇게 목말라 하던 자유를 알고 늘 항상 짓누르던 죄에서 벗어난 진정한 자유인으로 생의 마지막을 살고 싶다. 이 나이에 무엇을 두려워할까 실감나게 그렇게 살려한다. 진짜 무서운 것은 거울에 비칠 내 모습이다. 그 모습이 흉하고 찌그러지고 성경 닮지 않으면 난 진짜 괴로워할게다. 진리 되신 예수께서 죄로 말미암아 죄에 예속 되어 숨어살아야 할 인생에게 주신 그 자유를 찾아 참 자유자이고자 하는 것이다. 세상의 부귀와 명예 성이며 영욕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 남루한 옷도 상관없고, 신분도 텅 빈 주머니도 나를 눌릴 일은 없을게다. 그렇게 인생을 모르고, 성경도, 진리도 모르지 않다. 오. 주여 나를 영원히 자유자로 살게 하옵소서. 그 무엇에게도 나를 당신께서 주신 자유를 빼앗기지 않게 하소서. 둘째는 마음에 사무친 그대로 상식적 전도자다. 여기 ‘상시적’은 별 긍정적 의미가 아니다. 실은 비상식적 전도자, 전도인이고 싶었으나 난 그런 용기도 없었고 괴짜일 수 있는 막가는 열심도 부족 했었다. 열심히 시늉이라도 내며 살려했던 날들이 전혀 없지 않았지만 아주 얕은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참 부끄럽고 가리고 싶은 전력이다. 그래서 일까. 연말연시를 보내며 적잖은 지인들이 안부를 전해왔다. 모두들 그리운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소박하기 짝이 없는 비상식적 전도자, 선교사인 공통점이 있다. 내게 있는 마음 그대로 보고 싶다. 존경한다고 전했다. 지구상에 만수천개의 직업이 있다 한다. 그 많은 직업 중에 목사가 되려 한 사람들을 난 진짜 존중한다. 그 귀한 사람들 중에서도 정말 훌륭하게 -결코 화려하지 않는- 일하는 주(主)의 사람들이 그들이다. 그들을 지원하고 가까이 하고 밥도 나눠먹고 협력자이고자 한다. 그런 의미 상식적 전도자는 실패한 그러나 여전히 미련을 거두지 못한 내가 가고 싶은 길이다. 다음은 뭐라 할까. 거창하게는 섬기는 삶이지만 공생하며 함께 숨 쉬고 나눠먹는 삶이다. 난 어렸을 때부터 아래 두 동생들을 보며 생각을 키웠다. 동생들은 작은 장애가 걸림돌이 되어 불편을 겪어야 했던 반면 난 꼬마치고는 과묵한 대장이었다. 그래서 일까. 시장통의 정서 속에 살아왔던 사람답게 나눠먹고, 돌아보고, 어떻게 사는 지 훤히 알고, 쉽게쉽게 찾아 갈 수 있는 정서가 익숙하고 즐긴다. 배고픈 사람이 찾아오면 밥 한 주걱 더 얹혀 주셨던 어머니, 결코 빈 깡통을 그대로 돌려보내지 않았던 어머니 같이 나도 그런 생활인이고 싶다. 사회복지에 뜻을 둔 것은 중학교, 고등학교 무렵 이었다. 이후에도 늘 그렇게 살려했다. 시늉에 불과했었지만 그렇다고 꿈마저 포기한 적은 없었다. 늘 그러기를 기도했고, 설교했고, 바랬다. 이제 남은 것은 그럴싸하게 행하는 모습만 남았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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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노인의 정초 담론
행함이 없는 믿음은 무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