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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요즘 사람들 같이 지나치도록 개나 고양이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어릴 적 기억으로는 식물에 비해 동물에 꽤가 거부감이 있었다. 집이 자리한 옆 골목의 별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아버지는 곧잘 개를 키워 잡아먹었다. 그때는 좀 끔찍해했던 것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사실 반려견으로 요란 떠는 것은 최근 풍조이고 당시에는 보신탕이 서민들의 꽤 괜찮은 보양식이기도 했다. 심지어 출신교회 여름 성경학교 때는 거의 매년 수고한 교사들을 위해 보신탕 위로를 했을 정도였다. 나도 제법 나이가 들 때까지 보신탕을 행복하게 먹었다.
그러다 처음 뇌경색 진단을 받고는 별 다른 탈은 없었음에도 나 같이 운동을 열심히 규칙적으로 하고 나름 식이에도 신경 쓰는 사람이 왜 이렇게 끔찍한 진단을 받았나 하여 약간의 우울증이 있었다. 혼자 생각에 개를 길러 정을 줘 보면 이런 가라앉은 기분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고향이 진도인 한 집사로부터 진돗개 강아지를 선물로 받았다. 이것이 개와의 처음 만남이었다. 봄이 오고 여름이 오면 마치 눈송이 깔린 듯 털이 많이 빠지는 것이 제법 일거리였지만 산책을 하고 먹이를 챙겨주고 하는 사이 정이 많이 들었다. 그 진돌이는 어느 날 아침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수의사는 급성 감염이었을 것이라 했다. 역시 비슷한 사연으로 이후에도 몇 번 더 기르다 길을 잃어 영영 헤어진 적도 있고 뒤에서 새벽기도 따라오다 차에 치어 죽기도 했었다. 지금의 호프역시 어느 날 혼자 유기견보호센터에 개 구경이나 가보자 했던 것이 그날 바로 입양을 했다. 유기견보호소를 가보면 매번 무지 많은 놈들이 굉장히 으러렁 거린다. 그런데 한 녀석이 조용히 엎드려 있어 직원에게 물었더니 ‘좋은 놈’이라 하여 생각도 망서림도 없이 아내에게 질책들을 것은 고려도 않고 데려와 그야말로 반려견이 되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난 호프를 유별나게 대하지 않는다. 딱 내가 생각하는 개로서만 취급한다. 이따금 특식을 사올 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싼 간식도, 옷도, 무슨 용품을 사기 위해 큰 돈 들이지 않고 아내가 지어 입히는 정도다. 그런 의미 최근 몇 년 우리 사회에서 일고 있는 애견, 애묘 극성은 타락의 극치라 생각한다. 피조세계에 대한 무지와 인간성의 타락과 상업주의의 결합이다. 애견스파, 애견호텔, 고가의 차와 용품 모두 마찬가지다. 주위에 제대로 밥도 못 먹는 이가 천지고 당장에도 지구촌의 1억 이상이 기아상태에 놓여있다는데 개나 고양이를 사람보다 더 귀하게 대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더욱 개를 보고 사람 같이 호칭하는 데는 완전 질색이다.
그럼 호프는 내게 뭘까?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물 가운데 유난히 사람에게 적응한 동물일 뿐이다. 하나님께서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위에 있는 모든 기는 것과 하늘에 나는 것들을 정복하고 다스려라 하신 대상 중 하나이다. 꽃도 나무도 심지어 괴암괴석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보며 지으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심신이 위로를 받고 드러는 치료를 받는다. 호프는 그 중 내가 건져내고 나와 같이 있고 우리 가족을 즐겁게 하는 개라는 종의 한 놈이다. 그 개도 하나님의 은총(자연)을 입음에 문제가 없고 짧은 일생 행복하게 사는 것에 배 아파해야 할 이유가 없다. 딸아이가 어린 시절 교회 수련회를 따라와서는 그렇게 올챙이, 송사리들을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내 딸이 마음이 참 따뜻한 아이구나’했다. 지금도 여전히 마음이 따뜻한 청년이 되어 개를 사랑하고 이웃이 아픈 것을 같이 아파하고 함께 슬퍼한다. 이렇게 호프는 우리 곁에 있는 하나님의 피조물 중 하나이고 우리를 즐겁게 하는 선물이기도 하다. 실은 내가 호프를 위해 수고하기도 하지만 호프도 많은 때 나를 힐링한다. 이 표현이 딱 적절하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놈을 사람 중에서는 찾기 쉽지 않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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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사랑
현 정권에서 잃은 것이 너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