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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적당한 표현은 아니다. 목사의 어머니는 90을 넘으셨으니 완전 고령의 노인이시지만 난 내년에야 노인에 진입한다. 그나마도 의회에서는 우리나라 노인 연령을 높여야 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다만 이와 관련된 사항들이 많다 보니 각종 수당 혜택의 감소에 대한 노인층 혹은 자녀층들의 반대여론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골몰하고 있는 사정이다. 65세는 노인 수당이 시작되고 대중교통 무료이용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국가시설에서도 할인율이 적용된다. 이를 조정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엄청난 부담을 초래하기 때문에 현정권은 항상 폭탄돌리기를 되풀이 하는 것이다.
노노케어란 이미 노인이 된 자녀 혹은 일가 친척된 노인이 노인부모의 친척을 모시는 경우를 일컫는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이미 우리나라도 그 수가 상당하다. 이는 도농이 다르지 않지만 특별히 농촌에서 그 실태가 극히 심각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실은 지난 주간 어머니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먼저는 어머니가 보통 때보다 너무 숨을 힘들게 쉬시나 곁에서 지켜만 볼뿐 달리 무슨 대책을 세울 수 없어 이 궁리 저 궁리에 머리에 지치고 힘겨워하는 어머니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 어렵게 병원을 찾아가도 워낙 고령이라 의사역시 어느 것 하나 쉬 달려들어 해주려 않는 경험을 몇 차례 겪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인을 찾은들 역시 더 어떻게 처치를 할 수도 없을 것 같으니 더 속이 타 그렇지 않아도 시달리는 일이 많은 나를 곤고하게 했다. 그리고 실은 두 번째 이유가 더 심각했다. 귀가 어두워 소통이 어려운 어머니지만 보청기가 마음 같지 않은지 좀체 보청기 사용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잘 듣지도 못한 체 엄청난 상상력으로 지어낸 생각을 말로 옮긴다. 이 모두 그럴 듯한 것들이어서 잘 뜯어보지 않으면 고스란히 속는다. 엄격히 말하면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 아니면 뭐가 잘못되어 있는지 분간도 안 된다. 이 대부분이 실은 치매증상의 결과다. 꽤 아는 것 같은 지식인도 치매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치매는 어느 날 내 부모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뇌 활동이 어디에서 부터인지 노화 퇴화현상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자녀 입장에서는 뭐라고 응대하나 이미 부모님은 그렇게 원만하게 대화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렇다고 아버지 어머니가 바보가 되고 이상하게 된 것은 아니다. 조금 아주 조금 얼마 전 가족 행사 때 보았을 때보다 긴 듯 아닌 듯 조금 달라 보이는 것을 감지했으면 매우 예리하게 본 것이다. 하여 지난주 이래도 저래도 대책이 서지 않는 내 보물 같은 엄마를 곁에 두고 심지어 싸움하듯 큰 소리로 대해야 하는 내가 너무 밉고 싫었다. 이렇게 노쇠하여진 엄마가 정말 마음 아파 주께 용서도 빌고 마음도 새롭게 다짐했으나 마음의 짐은 내려지지 않았다. 정 붙일 생각으로 이야기라도 해보려면 옆집에서, 저 사람은 목사라고 하던데 왜 저렇게 엄마에게 싸움하듯 큰소리로 말을 할까 욕 얻어먹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나마도 그렇게 매달릴 수 있는 자식이 쉽지 않다. 한적한 농촌마을이거나 산속이 아니고 요즈음 같이 힘겹게 바쁘게 살아가는 세태에 어느 자식이 만사를 포기하고 세월에 힘겨워하는 부모의 말이 되고 손과 발이 될 수 있을까 기가 찬 일이다. 심지어 이번은 ‘아, 엄마 세상 떠날 날이 가까웠나 보다. 엄마랑 이별할 준비를 시키는가’ 하여 또 슬프고 화가 났다. 이렇게 자신과 싸우다보면 결론은 늘 비슷하다.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들 위대하게 사셨다. 출생과 함께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주시고 죽도록 고생하며 우리에게 모든 삶의 진액을 쏟으셨다. 자연계에도 몇몇 어종이 비슷한 사례를 보여준다. 연어는 죽을 고생을 하여 고향으로 거슬러 올라가 맑은 담수에서 알을 낳고 정액을 뿌린다. 그리고 자신은 새롭게 태어난 자식들의 생존수단이 되어 역사 속에서 사라져 버린다.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는 나라는 존재의 근원일 뿐 아니라 얼마든지 폐를 끼칠 자격이 있는 삶을 사셨다.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을 강요당한다면 그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부모의 일생이었고 자녀로서의 삶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한 주간이었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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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케어(老老Care:노인이 노인을 돌봄)
행함이 없는 믿음은 무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