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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려서부터 피부가 꽤 예민했었다. 그게 산성체질이니 뭐니 한 것은 나이가 꽤 많이 들어서다. 그래서인지 모기에게 물리든지 하여 긁기 시작하면 주변 부위에 제법 깊은 상처를 입도록 긁어 대었다. 자연 모기에 대한 경계심이 예부터 보통 아니었다. 여름에 접어들기 전부터 정화조를 필두로 주변 방역에 열을 올리고, 필요한 모기향, 모기전자체, 모기 기피제를 점검하고 수시로 이행을 잘 하고 있는지 챙기고 결국 그래도 모기에 당했을 때 발라야 하는 안티프라민류는 필수로 챙겼다. 몇 번의 인도선교여행에서 제일 끔직스러웠던 것은 모기와의 전쟁이었던 것도 잘 알려진 에피소드다. 인도는 워낙 주변 환경이 정비되지 않은 곳이 많고 쓰레기 더위가 곳곳에 쌓여있어 모기 서식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모기가 많기도 많았지만 그렇게 가려웠다. 잘 못 만나면 말라리아에 걸리기도 일수다. 저들은 모기에 면역이 생겼는지 물려도 툭 치고 마는 일을 나는 솔직히 모기를 피해 도망을 다니는 신세였다. 저녁 길거리 사역을 나가면 온몸에 기피제를 바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금년 여름은 100년만의 폭염이라며 기상관측의 공식기록을 깬 유난히도 더웠던 날이 계속되고 초여름 강수량이 적어 모기가 적은 것이 그나마 작은 다행이었다. 그런데 너무 더운 날씨 탓에 장성한 아이들이 모기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모기장을 모를 리 없지만 그 안에 갇혀 있는 것이 갑갑하게 여겨져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 딸 아들에게서 먼저 경계가 무너졌다. 곁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그 괜찮겠다.’ 싶어 나도 아예 더위를 피해 보다 덜 더운 기도하는 곳에 모기장을 쳤다. 너무 더워 잠이라도 수월하게 들어가 잘 생각이었다가 아예 잠도 자고 기도도 하고 여름 한 철을 보내는 모기장 안의 목사님 신세가 되었다.
그런데 이게 너무 편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수십 년 세월 이렇게 싼 비용에 편리한 것을 왜 몰랐을까 신기하고 궁금하기까지 했다. 해마다 어머니가 빠뜨리지 않고 사용해서 차라리 노인네나 하는 옛 풍습으로만 생각 했을까? 장성한 아이들이 사용하는 것이 눈에 들어와 같이 시늉을 내어 보았던 것이 그렇게 간단하게 모기공포에서 해방시켜 주었다. 그것은 진짜 해방이었고 자유였다. 완전 No problem이 되었다. 쓰잘 데 없이 생각이 깊은 사람이어서 일까, 이 하잖은 일에 생각이 자꾸 깊어지는 것이 주위에 모기장 같이 어쭙잖게 값싸게 편리함과 용이함을 제공 해 주는 일이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꼭 비싼 것 화려한 것이어야 할 필요도 없다. 열린 마음으로 주위를 돌아보면 얼마든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일들이 깔렸다. 이 같이 진리가 평범한 일상 속에 있는 것이 보였다. 일상생활 중에, 주방에서, 어쩜 책상위에서나 잠자리에서 조차 묶였던 생각을 풀고 나면 만날 수 있는 일들이 많았으나 무심코 닫힌 마음과 함께 기회도 닫혀 있었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아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일이 외려 주위에 깔렸고 우리는 보통 그렇게 살아간다. 그러다 어느 날 여름을 간단히 이길 수 있도록 모기공포로부터 자유 함을 얻었다. 진리라든지 일상의 편함이 참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을 다시 깨달은 쉽고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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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장 이야기
현 정권에서 잃은 것이 너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