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3.

옳은 길은 어디에?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8.07.24. 21:47:01 글쓴이IP: 125.134.183.81

난 내 몸이 안 좋아 많은 건강도서를 찾아 읽었다. 의대생이나 의사들이 보는 전문서적에서부터 민간의 고유한 경험담을 담은 것까지 거의 350권을 읽어 건강에 대한 엄청난 정보를 얻었다. 그것은 반전의 반전이었다. 계속 더 읽으려다 좀 숨 고르기를 해야겠다 했던 것이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그때 많은 정보를 대하며 의학정보 의학지식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제한된 시대의 산물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욕이 다 나올 정도였다. 대부분의 의학정보는 혹하는 것이 있다. 의사든 건강에 눈을 뜬 어떤 기인이든 얼마나 그 깨달음이 대단하였으면 자기 이름으로 다수 대중을 향해 책을 썼을지 그 기백이 짐작되는 바다.
특별히 의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반의학적 지론을 펼칠 땐 그 담력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헤아리고도 남음이 있다. 의사를 질타하고 병원을 욕하고 의료지식의 한계를 고발하고 수많은 약의 오남용을 지적할 때는 시원하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것이 그럼 환자는 어떡하란 말인가 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예로 디톡스 문제라든지 면역 혹은 가공식품의 문제 제약과정의 문제 의료기기나 검사과정에 있는 공개할 수 없는 현대지식의 한계 까지 가면 읽고 있는 내가 어디쯤 왔는지 모를 지경이 된다. 오늘도 방금 전 세계의학을 깜짝 놀라게 할 이론이 발표되었다. 반론이 뜨겁다. 콩 야채 등이 건강에 별로거나 이롭지 않다는 것이다. 한 예로 어떤 한의사는 자신의 지론(자신의 것도 아니고 선배의 발견을 자기화 했다.)을 밝히며 마침내 자신들이 노벨의학상을 받을 것이다 고도 하고, 병의원 약국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세계가 올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거기는 많은 불치병환자들이 몰린다. 그러나 미안하게도 그건 진짜 아니다. 설혹 이론이 전반적으로 옳다 할지라도 다시 한 개인의 경우로 돌아오면 그건 다시 전혀 다른 문제에 봉착한다. 한 개인의 성장과정 처한 환경 심리적 사회적 환경까지를 감안하면 이미 그 결론의 변수는 무한대로 확장되어 버리고 만다. 나를 치료했던 또 다른 유명한 의사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거의 탁월한 논리에 혀를 내 둘렀다. 그러나 그건 더 이상 실천하기 어려운 이론에 불과했다. 뻔히 보이지만 이루기 어려운 허상이었다. 심하게 말하면 사기라고도 할 수 있었다.
‘안아키’라고 병원가지 않고 아기 키우는 방법을 주장하는 단체도 그렇고 소금요법도 그렇고 현미 비타민요법 제법 오래된 일본의 니시라는 명의 아닌 명의를 따르는 운동도 그렇다. 정말 대단 했었다. 지금도 계속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일본 철도회사 사원이지 의사도 아니다. 그러나 그를 따르는 일본의사는 물론 한국에도 추종자가 상당하다. 한때 조식 폐지운동 붕어운동 등으로 유명했던 학설의 주창자다.
주초 월요일 일찍부터 몸이 많이 힘들어 병원을 찾았다. 지인인 장로의사를 찾아 그의 조언을 따라 대학병원의 꽤 유명한 의사를 만나 입원을 하였으나 하루가 다 지나기도 전 검사결과가 다 나오지도 않았는데 그는 전혀 다른 소견을 보이더니 어떤 과로 가는 게 낫다했다.(사실 그는 참 신사인 셈이다.) 자기 담당이기 보다는 다른 문제 같다며 나를 관리해주던 병원을 권유받았다. 그래서 다시 부산에서 최고라는 평소 내 심장 주치의를 찾았더니 그는 일언지하에 다른 과를 추천했다. 그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다. 지금은 돌고 돌아 오늘 다시 그를 만날까 말까 고민 중이다. 피를 뽑고 비슷한 검사를 하고 벌써 여섯 번째 과를 바꿔가며 일주일을 보냈다.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다. 최고 수준의 전문의들마저 해답을 못주고 환자들 돌리기만 하면 환자는 멍 상태가 되고 만다. 어딜가야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정말 고민이 된다. 중요한 장기다 보니 혹시라도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을 수도 있지만 단지 그것만이 아니라 우리네 하루 일과라는 것이 그리 간단한가? 지난주만 해도 내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 있어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고 평생을 사수한 주일도 기다리고 있는데 마음은 복잡하기 그지없다. 의사의 협박 비슷한 위험한 경고도 귀전을 맴돈다. 그래서 그 많은 책을 읽을 무렵 ‘성경밖에는 믿을 데가 없다’ 했던 것이다. 오늘 다시 그렇다.
글. 이동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