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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지옥’은 게헨나의 번역어이다. 그 게헨나는 구 예루살렘 외곽에 있는 예루살렘성의 소각장이다. 이전에는 어느 마을이나 도시의 외곽을 지나치다 보면 크고 작은 규모의 쓰레기 더미가 있고 그 한쪽에는 소각장을 볼 수 있었다. 지금은 그 소각장에서 나오는 유해환경가스 탓에 거의 자연 소각을 못하고 초현대식 시설을 갖추어 유해가스를 정화하는 시설까지가 포함된 대규모 기간시설이 되었다. 그러나 내용을 알고 보면 끔찍한 시설인 셈이다. 그 소각장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쓰레기 더미들을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도의 높은 열을 사용해 사용불가 재생불가 판정을 받은 쓰레기들을 영구처리 한다. 더 자세한 이야기도 흥미롭겠으나 결국 쓰레기 처리장 이야기에 불과하다.
게헨나 지옥은 영혼의 소각장이다. 영원히 꺼지지 않는 뜨거운 불로 쓰레기 판정을 받은 영혼을 소각하는 곳이다. 어떻게 하나님이 이렇게 끔찍한 짓을 하실 수 있나 하는 의문은 꽤 나이가 들어 영적 소각의 이치를 깨닫기 까지 계속되었다. 먼저는, 하나님은 흉악한 분도 아니고 화를 내시고 계시는 것도 아니다. 마치 우리네가 어떤 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원단을 사고 설계를 하여 필요한 작업을 하는 것과 똑같다. 필요한 작업을 하다보면 꼭 쓸모없이 남는 것들이 있다. 옷감만 아니다. 땅에는 집을 짓고 남은 자투리땅이라는 것이 있고, 쇠로도 나무로도 그 어떤 자료로도 설계자의 구상을 따라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 요긴하게 쓰임을 받는 것이 있고 끝내 제품에 쓰임 당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것들을 싹 긁어모아 다시 재활용을 계획해 보고 그래도 쓰임을 받지 못하는 것들은 마침내 버려진다. 세상의 이치가 고스란히 하늘나라의 이치와 같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미워하시거나 화가 나셨거나 뿔이 나신 것도 아니다. 당신은 끝내 하나님의 계획에 벗어나 있었던 것이다. 최후까지 쓰임을 받을 기회를 사모하지도 기대하거나 바라지도 않은 것이다. 그래서 최후까지의 기회가 다 소진되고 난 이후 소각장에 버려지는 것이 지옥이다. 성경이 환히 머릿속에 압축되어 들어오는 기분이다. 지옥은 그런 곳인 것 같다. 그것이 기독교신학의 분위기에 맞고 하나님이 들려주신 평소 말씀과도 일치한다. 대학 초년시절 어느 시간에도 한 교수님이 그렇게 설명하려고 애쓰시던 것이 기억난다. 그래야 성경전체의 분위기와 일치된다. 위장도 가식도 필요 없다. 지옥은 디자이너 이신 하나님이 계획하신 그 계획에 참여하지 못하는 영들이 처리되는 곳이다.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님이 쓰시기를 환영하지 않았던 불충하였던 사람들의 소위가 그렇다. 내가 여태까지 김기동 목사님과 좀체 생각을 좁히지 못하는 것이 몇 있다. 어느 때는 99% 닮았다는 생각까지 하는 편이니 1% 2% 정도는 아직 성큼 안기지 못하는 것이 남아 있는 셈이다. 그중 하나가 성장주의다. 어쩜 나는 한국교회 성장초기에 예수를 믿고 신학을 하고 목사가 되어 다시 교회가 사회의 밉상이 되어있는 때가 되었으니 성장주의의 단맛과 쓴맛을 리얼하게 경험하고 있는 세대여서 인지 모르겠다. 그분은 처음부터 여일하게 성장을 주장하신다. 최근에도 똑같은 톤으로 강조하시는 설교를 들었다. 그래서다. 신앙의 아름다운 결과를 기대하시는 농부의 관점에서는 그분이 보시는 것이 맞지 않는가 자꾸 고민이 되곤 한다. 반면 나는 여전히 경건이라든지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세라든지 인간의 내밀한 뭔가를 만들어야 하지 않는가에 집착하는 것 같다. 외면적 성장보다는 내면적 성숙에 이끌리는 것이 그분과 조금 다르다. 문제는 여전히 물러설 마음이 없다가도 성경을 읽다 보면 나 보다 그 분이 더 맞는 것 같다. 지옥은 별 볼일 없이 살아간 쓸모없는 영혼들이 던져질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 못이 아닌가 싶다. 더 쓸모없는 영혼의 소각장이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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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은 영혼의 소각장이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무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