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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괜히 선한 뜻이라기보다 영문도 없이 일종의 용심(?)같이 마음이 비틀어져-우리 누구나 그런 때가 있지 아니한가?- 기도회를 마감하며 ‘신의 한 수’를 언급했다. 이제야 이실직고 하는 말이지만 내가 예배 후 보태었던 훈시의 90%이상은 공연히 교인 내 쫓는, 소득없는 목사의 잔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어쩜 100%일 지도 모르겠다. 교인들은 잘 되라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늘 고질병 같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 지난주도 비슷했다. 그것은 진정한 ‘신의 한 수’를 바라는 믿음이기보다 일종의 믿음을 가장한 믿음 정도였다. 돌이켜보면 경건하게 거룩하게 살지는 못했고 일관되게는 살았던 것 같다. 하루 종일, 24시간 내 하나님만 생각하고, 교회만 생각했던 세월이었다. 그 사이사이 마치 잡초처럼 육체의 욕망이 곰팡이처럼 피어나고 지기를 계속했다. 신기하게도 -신기한 것이 아니라 멍청한 짓이지만, 정말 멍청하고 한심한 짓이었다. -산수도 수학도 소문날 정도로 못해서인지 돈 계산은 안 하고 살았다. 헌금도 결혼 후 거의 평생 동안 아내가 챙겼다. 매년 물가 상승률만큼 올리는 것만 알지 실제 금액은 꽤 된다는 것으로 짐작하지 지금도 모른다. 언제든 마음에 감동이 있을 땐 지체 않고 작정헌금을 했으니 지난 세월 사모의 지혜와 이해로 수억은 했을 게다. 몇 차례 속은 돈도 수억이었지만 받으려 애를 썼으나 크게 다투지도 받지도 못했다. 다만 어느 날 놀랐던 것은, 그래도 평생 채무자 아닌 빈털터리 채권자로 살아온 것이 보였다. 대학 들어가기 전 서울로 진학하고 싶었으나 교단 신학교로 가야 한다는 목사님 말씀에 풀이 죽어 있을 때 존경하던 교회 선배 하숙집 -그는 서울 S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나보다 5살 많았다. 을 찾았더니 그가 한 말이 있다. 존경 했으니 만큼 그 말을 잊지 못한다.
1.나는 당구 안친다고 했다. 그 시절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당구장 가는 것이 남학생들의 정규코스 비슷했다. 차라리 탁구를 치면 운동이라도 되지 하며... 그래서 난 단 한 번도 당구장을 가지 않았다. 2.자기는 저금하지 않는다 했다. 내가 얼마를 저금해서 돈을 모으겠느냐며 차라리 돈 많은 과부를 붙들지.... 하면서 하나님 의지하는 마음을 그렇게 넘기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나 역시 내 손으로는 은행 돈 모아 보질 않았다. 20살 초 그때 내 마음속에 자리 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그것은 지난 45년 동안 내 의식의 바닥에 깔려 있었고 계속 자랐었다. 내용은 크게 몇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어려서부터 기도를 교회에서 배웠고 머리에 담았다. 40일 금식을 세 차례하며 기도생활의 줄을 놓은 적이 없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듣지 않으시구나 라고 생각했다. 둘째는 내가 이뤄지게 한 것이 없고, 이루어진 것이 없지만 그렇다고 이뤄지지 않은 것도 없었다. 그동안 밥 굶지 않고 살았고 아이들 비싼 학교에서 공부 잘 시켰었다. 소속 교단에 남았으면 큰 고생하지 않았고 평안히 성공하며 안착했을까? 어느 후배 놈 말처럼 ‘형, 여기서 총장도 한 번 해먹고 총회장도....’ 무난히 했을까?’ 그럴 수 있었을지 모르겠으나 별로 매력을 못 느꼈을 것 같고, 나서지 않았을 게다. 그러면서 세계 여러 곳 다니며 구경도 하고 복음을 전하는 기쁨을 누렸다. 더 많은 곳을 다닌 분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셋째는 사람이 기도 한 정도로 이뤄지면 그게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겨우 사람이 생각하고 구상한 것에 도장 찍는 신이 그렇게 대단한 신은 아닐 것 같다. 그래서 평생 마음 한 구석에 언젠가 이루어질 ‘신의 한 수’를 잊지 않으며 그 은덕의 그림자 아래 살아온 것 같다. 그 그림자가 언제 걷어져 실체가 드러날지, 천국 가서나 실현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 살아온 절개(그것역시 대단한 것 아니지만)와 세상도 둘도 없이 착한 아내와 요즘 청년 같지 않은 남매를 보면 하나님이 나를 버리시지 않으시리라는 확신이 더 많이 든다. 내 주변 모든 사람이 살고, 영혼이 살고, 환경이 살아나고, 육체 또한 덩달아 살고, 모든 이들이 주의 일에 참여하고, 구원받고.... 호강스럽게 사는 것은 아니지만 명예롭게는 살게 하시리라 믿음이다. 지난주의 ‘신의 한 수’는 그런 내 신앙의 용심에서 나온 말이었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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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수(一手之神)
깡으로 살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