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5.

값싼 구원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8.04.22. 17:05:52 글쓴이IP: 125.134.183.32

루터는 독보적으로 이신칭의(以信稱義: 믿음으로 의롭다 칭함을 받다.)를 발견한 사람이다. 이신칭의에 자신의 운명과 생명까지 걸었다. 그것이 16세기 종교개혁으로 확산되어갔다. 루터의 이신칭의가 얼마나 갚진 것이었으면 인간의 행위를 강조하는 야고보서는 제일 마지막에 성경으로 정경화 되고 쓰레기 복음이라는 불명예까지 얻게 되었다. 나도 전적으로 루터의 입장에 동의한다. 다른 많은 것은 웬만큼 양보하고 이해도 할 수 있으나 값없이 은혜로 구원 받았다는 성경의 중심축은 무엇으로도 양보불가다.
이렇게 믿음으로 인한 구원을 강조하던 루터에게서 다른 모습을 발견한다. 그는 로마서 주석과 탁상담화 등에서 값싼 구원 이라고 그 시대의 사람들을 질타한다. 선각자 루터의 뜻을 간과한 사람들이 정말 아무렇게나 살아도 구원 얻는데 하자가 없을 것처럼 가르치고 생활에서도 그 같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믿음은 결코 그렇게 값싼 상품이 아니다.
1.값은 지불한 대가로 상계가 된다. 하나님의 아들의 피로 값 주고 얻은 로얄티다. 우리의 죄를 씻을 수 있는 구원의 은혜를 확보하고자 주님은 육체를 입으사 피를 흘리시고 살을 찢기셨다. 그것은 하나님의 아들의 피였고 살이었다. 아들이 무엇인가? 독생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즉 자신 보다 더 귀한 존재를 가리킨다. 독생자를 주셨음은 하나님의 사랑이 어떠하였는지를 쉬 측량하기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하나님이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시고 구원하시려 작정하셨으면 그 아들마저 포기하셨을까 그야말로 측량할 수 없는 사랑이다. 그런즉 예수의 대속적 사랑의 깊이를 모르는 값싼 믿음은 바른 신앙이 아닐지 모르겠다.
2.그 사랑을 너무 작게 보았다. 하나님의 사랑과 그 지불하신 값이 별것 아닌 것 같고 여전히 인간의 행위는 대단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오해라도 이만한 오해라면 오해를 넘어 불신앙이다. 인간의 의를 포기하지 못하는 사단적이요 마귀적이다. 세상 사람들은 별것 아닌 것을 가지고 상도주고 표창도하고 기념비도 세운다. 그것이 하나님께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시대를 달리하는 문화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세상에서 일어난 일들에 하나님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것까지는 좋으나 지나친 확대해석은 인간의 착각이요 오해일 뿐이다. 아버지의 눈에는 아들만이 보이고 아버지의 마음에는 아들 밖에 없다. 아버지의 마음속에 아들 밖에 없는 것은 지천에 깔려있는 비유를 통해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감각의 지느러미가 온통 아들에게만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 년 더 전 부목사시절 교회의 뒷자리에 앉아 예배를 돕고 있었다. 크지도 않는 예배당 마당에는 멀리서 온 교우들(멀리서 출석하는 젊은 교우들이 많았다.)의 아이들의 뿜어내는 해맑은 소리가 계속 들렸다. 그러던 어느 순간 한 아이의 자지러지는 듯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교회직원인 나는 누구 아이지? 라고 머리를 굴리는 순간 용수철 같이 회중 가운데 한 부인이 후다닥 바깥으로 뛰어나간다. 당연히 그 우는 아이의 엄마다. 좀체 잊을 수 없는 강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사건이다. 하나님의 심정은 아들에게만 있다. 아들의 피는 그렇게 값싼 것이 아니다.
3.그래서 기독자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도 답이 나온다. 그 은혜 그 사랑을 생각하면 결코 허투루 살수 없는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마귀는 어떻게든 때론 좌로 때론 우로 치우쳐 주 예수의 공로를 무효화 시키려 한다. 내가 때로 참 완고하도록 대화가 안 되는 사람으로 비칠지라도 할 수 없다. 주가 세상에 오셔서 흘린 피로 얻은 그 은혜는 그렇게 평가절하 하여도 괜찮은 값싼 것이 아니다.
글. 이동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