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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진리가 아니다니 너무 싱거운 논리다. 인간이 어떻게 진리 일 수 있겠는가? 무엇을 진리라 하는지 보다 세밀한 논의가 있어야겠지만 예수께서 내가 진리다 라고 하신 것에 빗대어 어떻게 인간이 예수께서 하신 의미와 동급일 수 있겠는가는 의미에서 인간은 진리이다는 논리보다 역시 인간은 진리가 아니다 는 논리에 더 힘이 실린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그럼 진리가 무엇인가? 예수 믿고 성경을 배워가면서 깊은 뜻의 의미들을 묻는 버릇이 생겼으니 하는 말이다. 진리는 진리다. 진리가 진리지 달리 무엇이겠는가. 국어사전식 설명도 가능하고 종교적 해석 나아가 신학적 해석도 가능할 것이다.
진리개론은 이 정도로 끝내고, 진리는 “변함없이 옳은 이치” 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인간은 틀림없이 진리가 아니다. 사람은 누구 할 것 없이 출생 후 어느 때까진 언제나 곱고 예쁘다. 보통 이웃들이 지나치리만큼 덕담을 늘어놓아도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어느덧 소년 청소년 청장년 시절을 지나 늙고 병들고 급기야 죽음의 문턱을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은 아무리 미화해도 비참을 피할 길 없다. ‘곱게 늙으면’은 거의 희망사항이거나 미사여구에 불과하다. 사람이라는 존재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잠시나마 기억 속에 잠시 있으려나 그러다가 그 기억하는 사람마저도 같은 과정을 겪다 사라져 버린다. 혹 역사 교과서 속에서 오래 회자하는 사람이 있겠으나 그나마 시간을 늘려보면 그도 허망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인간은 틀림없이 진리가 아니다. 차라리 석가모니 쪽에서 언급한 인생무상이요 색즉시공이 맞다. 불교는 해법이 없긴 하나 옳은 말 많이 하니까.
근자들어 현저하게 쇠하여 가는 어머니가 곁에서 이를 보여준다. 결코 작은 키가 아니었다. 그 총명함이며 지혜는 이웃도 자식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자식들 중 누구도 근처도 갈 형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요즘은 꽤 실수가 잦다. 전혀 우리 엄마 같이 않는 모습에 화도 나고 눈물도 난다. 낮 시간 소일하기 어려우실까 주간보호센터를 다니시도록 했다. 거기서 매일 놀이겸 운동겸 손동작을 하고 작품 활동을 한다. 그리고는 그 작품들을 꼭 아들에게 보여주고 놓고 가신다. 벌써 한 바구니다. 내 서울 거처 거실 문에도 우리 엄마 작품을 걸어 놓았다. 영판 아이들이 학교에서 한 작품을 부모에게 보이는 식이다. 주객이 전도된 것만 다르다. 지난 주 받은 건강검진 결과지가 날아왔다. 내 뇌 심장 나이가 20년이 더 지난 나이란다. 낙심할 일도 아니다. 인간은 진리가 아니니까 이렇게 생로병사의 허망한 날을 보내는 존재인 것을 여태는 때가 아직 아니어서 실감하지 못하였을 뿐이다. 이제 때가 된 것이다. 이렇게 허망한 인생인 것을 몰라 그렇게 욕심스럽게 부끄럽고 치사하게 살았을까, 그렇게 까지 속이고 해치고 욕되게 살까? 하물며 하나님을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밖에 살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이르면 기절초풍할 것 같다. 생로병사의 과정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을 가르쳐 주는 지혜의 길목 같다. 아쉽게도 대부분은 이를 깨닫고는 수정할 만한 능력도 기회도 다 지나가고서야 알아차린다.
제발 나여 너무 잘 나가서 인간의 진실을 잊어버리는 우를 범하지도 말고 너무 초라하고 빈한하여 자책할 정도도 말자. 내 중년에 예수 믿어 결코 알 수 없었을 진리를 알고 내 돌아갈 본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사모하여 준비하는 여정을 살게 된 것이 천만다행이다. 그래도 남은 의욕이 있다면 생의 마지막 과정의 모든 것을 털어 주의 복음을 전하며 살고 싶다. 전하는 말씀을 듣고 행복해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보다 더한 기쁨이 있을까. 정말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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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진리가 아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무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