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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동계올림픽이 강원도 평창으로 확정되고도 거기가 평창인지 평양인지 평택인지 어딘지 몰랐고 호기심도 없었다. 동계올림픽이니 만큼 강원도 어디 추운 지역일 것이라 짐작만 했다. 우리 땅에서 펼쳐진 큰 잔치였으나 이도 며칠 뒤면 막을 내리고 곧 잠잠해질 것이다. 열심히 경기 시청에 몰두하던 어느 날 내 살아온 날 평생 규칙적인 운동생활을 하게 된 계기 몇 가지를 돌아보는 망중한의 시간을 가졌다.
1. 운동경기야 어릴 적 봄, 가을 학교운동회가 있어 덩치가 컸던 내가 제법 큰 상을(그때만 해도) 받을 기회가 있어 좋았던 기억이 먼저다. 보통 사람들은 그런 행사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부산시 체육대회(전국체전의 예선 전 같은 부산시 규모)가 있어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 번 참가하여 꽤 많은 상을 타 선생님으로부터 칭찬도 받았던 기억도 생생하다. 조금 더 전문적으로는 종목별 예선전의 좋은 기록으로 청소년상비군까지 되어 특기생으로 중학교 진학을 할 수 있었으나 운동을 포기하고 공부로 가야겠다 고민했던 기억이 오래 강하게 남아있다. 그사이 반세기가 더 지났지만 당시의 내 기록을 잊지 않고 있다. 그러나 친정의 오빠며 동생이 일제시대임에도 대학을 다니도록 공부해야 성공한다는 어머니의 뜻이 분명해서 초등학교 시절 야구부도 잠시 했지만 어머니가 학교 와서 ‘내 아들 운동 못 시키다’며 큰 소동을 저지를 정도로 완강해 운동은 자연스레 접어야 했다. 대학 졸업할 무렵 까지만 해도 세계기록을 마음에 새기며 유명선수들의 사진을 스크랩하도록 관심을 지우지 못했다. 그때만 해도 운동해서 밥 먹기 어려웠지 않았던가 싶다. 또 하나 당시는 체력장제도가 있어 좋은 중학교 진학에 큰 영향을 미쳐 전교생이 필요한 점수를 얻기 위해 달리기 넓이뛰기 던지기 연습을 매일 했다. 그 시절 기록이 충분한 나는 학생이 아니라 또래들의 왕초요 코치였다. 부족한 친구들을 도우고 심지어 동생들도 매섭게 가르쳤다. 소박한 시절 교회생활도 그랬다. 같은 교단의 부산 전역 교회가 함께 모여 공설 운동장에서 열띤 응원과 함께 각종 경기를 치열하게 하면서 서로 교제를 나누었다. 상상만 해도 정이 넘치는 정겨운 교회운동회였다. 그 운동회를 위해 한 달 이상 초등학생들과 중고등학생들을 모아 마치 진짜 운동선수처럼 연습을 시켰다. 당연 해마다 발군의 결과를 얻어 교회지도자들과 교우들이 이런 나의 열심을 칭찬해 주었던 것도 새롭다. 운동과 관련 교회기억이 되살아 난 것만 해도 저절로 따뜻한 기운이 도는 것 같다.
2. 이런 나의 운동에 대한 기억은 더 거슬러 올라가 아주 어린 시절 주인집 아들 아저씨(아님 청년이)가 일찍 운동을 다녀온 모습으로 매일 아침 화장실을 다니는 기억에 큰 영향을 받았지 않았나 싶다. 나중에야 그 분이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최초로 열린 전국체전에서 큰 직책을 가지는 것을 보고 아 그 분이 체육선생님이었구나 했다. 그리고 다섯 살인가 해서 새집을 사서 간 집의 옆집(그 집은 2층으로 굉장히 부잣집 같았다.) 교회 다니는 할아버지(장로님)의 아들이 흰바지 복장(테니스)으로 다니는 것도 멋있고 수준 높은 삶 같아 보였다. 다른 하나가 더 실감있다. 종종 이불 속에서 밤새 이야기를 나눈 사촌형이 있었다. 그가 그렇게 운동을 좋아했다. 평생 운동을 하고 즐겁게 내게 조언을 하고 나이가 많은 만큼 늘 나보다 앞서 운동을 자극했다. 자연히 나도 철들자 운동을 시작했고 거의 평생 돈 들여 각종 운동을 배웠다. 그러나 이렇게 열심히 운동을 했지만 왜인지 모르도록 노화가 일찍 왔고 위험한 여러 병을 진단 받고 ‘목사님 자칫 죽습니다.’는 위협 아닌 위협도 받았다. 여전히 운동을 하면 할수록 하나님을 더 의지 한다. 지금은 1/100초를 따져 승부를 결정하는 첨단세대를 살건만 나의 기력은 많이 떨어졌다. 모든 게 이전 같지 않다. 그러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같이 운동을 한다. 운동은 내가 감당해야 하는 내 몫이라는 것을 일찍 깨달았던 것이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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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에 대한 정겨운 기억들
행함이 없는 믿음은 무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