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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자주 들어보는 한자(漢字) 4자성어는 단연 내로남불 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는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드는 아주 비꼬는 말이다. 여와 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정치 환경은 자연스레 여와 야의 구분이 확연하여 매건 나와 너의 임장이 구별된다. 세월과 함께 내 입장에서 했던 말과 상대방의 처지를 두고 하는 말이 많이 달라지는 우리 정치풍토에서 나온 별 좋은 말이 아니다. 며칠 전 제법 그럴듯한 어떤 이가 괜찮은 글로 자신들의 입장을 옹호하고 상대를 궁박하는 글을 읽었다. 우연찮게 대한 좋은 글이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세계적 저명인사가 쓴 글이니 만큼 그릇된 말이 있을 리 없는 그야말로 일일이 옳고 좋은 말들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다음이다. 그 좋고 바른 말을 왜 상대방에게만 적용할까 이다. 뒤집어 자신에게 적용해도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옳고 정담한 말이 될 수 있음에 많이 놀랐다. 이야말로 ‘내로남불’ 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소크라테스의 명언 네 자신을 알라와 함께 이렇게도 우리는 자신을 잘 모르고 자기에 대하여 그리 정당하지도, 평소의 올곧은 태도만큼 그리 객관적이지도 않다. 예로 ‘내가 객관적으로 생각해 봐도’ 라든지 혹은 ‘내가 객관적으로 말 하면’ 은 이미 더 이상 객관적이지 않다. 거기는 너무도 많은 특수성으로 둘러싸인 자신의 주관적이고 특수한 형편이 자리하고 있다. 차라리 평소에 늘 자신이 객관적이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이렇게 객관적이지도 정당하지도 않는 자신이 많이 슬프다. 우리는 ‘나’라고 하는 실존에 그렇게 합리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다. 지극히 환경적이고 시대적 존재일 뿐 하나님만 정당자이시다. 오랜 기억이지만 소위 불신가정에서 오늘날까지 내가 기독교 신앙을 버릴 수 없었던 것은 엉뚱하게도 난 매번 성경에 졌기 때문이다. “어찌 이렇게 타당한 말씀을!” 하고 그 말씀에 질려 성경의 진술들을 부인할 수도, 그 성경이 전제하는 하나님도 구주 예수 그리스도도 부인 할 수가 없었다. 부득이하게 그 길을 따라나서야 했다. 이는 묘하게 보토의 경우와는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확신이 더 분명해졌다. 그것이 그동안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였으며 앞선 믿음의 선진들이 왜 그렇게 성경에 연연했느냐는 이유이기도 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성경을 유일무이한 절대적 진리로 생각하는 이후의 문제도 만만치 않다. 이 성경을 이해하는 이해의 시각과 태도 또한 내로남불을 면키 어렵기 때문이다. 같은 성경을 두고 제 각각이다. 정확히 내로남불인 경우가 숱하다. 참 이기적이고 어려운 인생이다. 모르는 것을 모르기를 언제까지 할 것이며 언제까지 이해와 깨달음을 쌓아가야 인간다운 인간에 이를 수 있으며 인간이라는 허상과 한계를 알 수 있어 혈기와 분노와 아는 체를 잦아들게 할 수 있을까 절망에 가까움을 느낀다. 정치권에서 풍자하는 내로남불이 평생을 신을 의지하며 목회자로 살아온 신앙의 사람을 한없이 부끄럽게 한다.
내로남불의 전형적 사례를 성경은 너무도 잘 지적하고 있다. 예수 말씀하신다. 네 눈의 들보는 남겨두고 남의 눈의 티끌만 시비하는 자여! 언제까지 이 유치한 수준의 꾸지람을 들어야 정신을 차릴지 한심스러움이 끝이 보이지 않는 자신이다. 평소 제법 괜찮은 태도를 보이는 이들 마저도 내로남불을 면치 못함을 어떻게 변명해야 할까 하는 묵상에 빠져든 심란한 어느 날 오후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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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진실과 허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