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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릴 적 기억으로는 난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꽃이라든지 식물에 더 친근감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왜 였을까? 생각이 많은 게 병이 된 사람답게 이런저런 생각 끝에, 내 본성의 밑바닥에 -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 동물적 활동성이나 적극성보다 식물적 조용함 혹은 수줍은 면에 더 끌렸지 않았나 싶다. 어릴 적 선친께서 좁은 골목에 닭장을 지어 닭을 여러 마리 키웠으나 이따금 닭을 잡아야 했을 때 느껴지는 닭의 체온이 징그러웠고 큰 개도 몇 번 키웠으나 좋아해본 기억이 없다. 당시엔 개가 잡아먹는 대상이어서 아예 좋아하기 어려웠을까? 50대 이른 초에 뇌경색 진단을 받고 우울증이 와 개를 키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개에게나마 관심을 쏟고 나를 보고 반가와 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적중했다. 개 연구가들은 늑대가 어쩌니 하고 다른 설명을 덧붙이지만 개는 정말 사랑스러운 놈이다. 주위 사람 중에 그렇게 반가와 하는 이가 어디 있으랴 할 정도다. 그렇게 동물에 정을 붙이면서 마니아 정도는 아니지만 동물 프로를 정말 흥미 있게 본다. 배울게 넘 많다. 첫째는 동물의 세계를 보면서 동물세계의 여과되지 않은 경쟁구도가 진짜 실감나서다. 먹이 경쟁이 그렇고 그만 못지않게 종족 번식 본능이 그렇다. 죽기 살기가 따로 없다. 먹이도 그렇지만 짝짓기 한번 해 보려고 제 죽을 줄 모르고 달려드는 종들은 흔하디 흔하다. 바다 속의 연어도 그 먼 길을 돌아와 자신은 알을 낳고 정액을 분출하고 산화되어 버린다. 말 못하는 식물이요 짐승이니 동물이라 하지만 뭐가 다른지, 얼마나 다른지 사람과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잖은 미물도 종족을 번식하기 위하여 그렇게 애쓰는 것을 보면 오늘의 결혼하지 않은 혹은 못한 미혼 청년들이 예사로이 보이지 않는다.
두 번째는 완전 구라지만 정반대 측면이다. 지구 밖에 외계인이 있을까? 나는 있을 수 있겠다 쪽이다. 이 넓은 우주에 인간만 산다는 것은 너무 어울려 보이지 않아서다. 그러나 그 외계인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입을 수 있는 영적 존재란 것에는 회의적이다. 이 같이 아무리 귀엽고 기특하고 사랑스러워도 동물은 얼마나 사람과 어떻게 차이 나는지는 차제로 하고 분명 다른 구조의 존재라는 것을 느낀다. 생물학자라든지 전문가가 아니어서 하는 말이다. 세상 모든 것들이 저마다 마지막 창조물인 인간을 위하여 또 인자가 오실 첩경으로 쓰임을 받을 테지만 흙은 흙일뿐이고 물은 물일뿐, 동일하게 꽃은 꽃이고 동물은 동물일 뿐 강아지에 넋이 빠질 때조차도 인간의 고유함을 배우고 영적 존엄성을 깨닫는다. 대단한 역설이다. 늘 마음 한켠에 유기견보호소를 들러 한 놈 더 키울까 하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는 개를 행복하게 키울 형편 될 때까지는 절대 키우지 말라고 충고한다. 일손이 너무 많이 가기 때문이다. 키우는 사람이나 키움을 받는 짐승이나 아무렇게나 지내면 못할 일도 아니지만 그건 두쪽다 얻는 게 없어 보인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의 모양으로 지음 받아 잠시 천사보다 못한 육체의 한계 가운데 있을지라도 창조주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사랑과 은혜를 입고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존재다. 영이 없는 단순한 육체였던 네피림에 대한 이해가 그리 단순하지만 않다. 수많은 영적 비밀을 설명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다른 종의 동물이며 식물에 제각기 살아가는 생존양식이 있음 같이 사람들 가운데도 영적 자의식을 가지고 영적세계를 사모하며 준비하는 과정으로서의 삶을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영이 살았고 죽었고만 다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것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동물의 세계가 보여주는 원형 그대로의 경쟁하는 모습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배운다. 동시에 결코 경쟁과 성공만일 수 없는 거룩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동물이나 식물과의 비교에서 배운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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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세계에서 배우는 두 가지
깡으로 살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