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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상은 불완전하고 불합리한 것만큼 어디에도 온전한 것을 찾기가 힘든가 보다. 몸담고 있었던 교회와 교단을 떠나 진리를 찾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 곳에 왔으나 "베뢰아사람은 신사적이어서" 함같이 신사적이어야 할 사람들이 신사적이지도 않고 예의와 규범과는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감당키 어렵도록 무질서하고 야비하다.
먼저는 목사님들이 그렇고 교인들도 별반 다를 바 없다.
거기는 오랜 전통이 자리잡고 있어서인지 교회도 그렇지만 교인들도 안정감 있게 조용히 제 몫을 한다. 가끔 소식을 듣다보면 여전히 제자리에 있기 일쑤이다. 별로 뜨겁지 않은 것이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되지만 대신 거의 흔들림이 없다.
예배당을 단장하기 위해 청소용역을 찾던 중 마침 어려서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교회동생이 이 사업을 크게 잘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연락을 했다. 그곳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후 꼭 10년 - 대학졸업과 함께 전도사가 되어 교회를 떠난지 무려 25년만의 연락이었다. 부산과 서울 두 곳에서 사업을 벌려 놓고 부산은 장교로 예편한 형님에게 맡기고 동생은 서울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했다.
덕택에 두 번이나, 근무외 일을 한 아주머니들의 일당만을 지불하는 형식으로 청소도구며 재료비는 물론 돈을 더 들이지 않고 깨끗이 처소를 할 수 있었다.
하여 감사의 뜻을 전하려고 사무실을 찾아 음료수나 조용히 건네고 오려 했더니 예의 형님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분은 내가 중등부 회장이었을 때 고등부 회장을 했었다. 너무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점심식사를 한 후, 같은 자리에 신축한 교회를 구경시켜 주겠다면 안내를 자청했다.
내가 처음 신앙생활을 한 내 영혼의 요람이었던 그곳, 그 장소 내가 그렇게 자주 이야기하던 "우리교회" - 나는 교역자 생활을 시작하고도 한동안 대화 중 '부민교회'가 "우리교회" 였다. - 이곳저곳을 둘러보게 되었다.
당연히 수십 년 전의 기억들을 거슬러 올라가 누구는 어떻게 누구는 어떻게 무엇을 하며....... 정겨운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야기 중 듣고 보니 나를 인도하던 그분은 부모님을 따라 "우리교회"에 온지 50년이 넘었다는 것도 알았다. 군 생활을 하며 또 외지에서 직장을 따라 떠나있기도 하였으나 어머니와 형제들이 있는 그곳이 언제나 우리교회였던 것이다.
자녀를 많이 두었던 탓인지 아니면 시골에서 올라오셔서인지 늘 항상 별로 넉넉해 보이지 않았던 작은 체구의 그분 어머니 집사님은 외모과 상관없이 참 경건한 분같이 보였던 기억도 되살아났다.
이야기는 계속 이어져, 교회생활을 같이 했던 사랑하며 아끼던 동생들 또 심지어 가르쳤던 아이들까지 자리를 지키며 누구는 일찍 권사가 되고 장립집사가 도었다는 애기도 나왔다. 그때 함께 출석하며 임원으로 일했던 그 친구들과 동생들 - 교회 다닌다고 집에서 쫓겨나 교육관에 있다는 소문을 듣고는 빵을 사주고 라면도 끊여주고 도시락까지 챙겨주며 위로하고 격려하며 또 공부도 함께 했던 그 보고싶은 얼굴들이 주마등 같이 스치고 지나갔다. 아, 그랬다. 나는 그 때 집을 나와 처음 탁구를 배웠었다 !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명용사 같은 그들이 너무도 대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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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교회에 들리니
안수집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