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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뜻은 꽤 부정적으로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否定的) 측면을 통하여 가르침을 얻는다는 뜻을 가진다. 비슷하게 타산지석(他山之石)이란 말도 있다. 다른 산의 돌이라는 뜻이지만 다른 산에서 나는 거칠고 나쁜 돌이라도 숫돌로 쓰면 자기의 옥을 갈 수 있으므로 다른 사람의 하잖은 언행이라도 자기의 지덕(智德)을 닦는데 도움이 된다는 비유의 말이다. 타산을 반면보사 삼은 것이다. 오래 전 언젠가 그 타산이 보통명사로 남의 산이 아니라 고유명사로 중국의 어느 산 이름이라는 말도 들은 기억이 난다. 그래그래, 그 말이 그 말이 되어 좋은 훈계의 뜻으로 전용이 된 것 같다. 반면교사니 타산지석과 비슷한 말이 주변에 몇 더 있다. 똥이 된장 나무란다 란 옛 어른들이 자주 쓰던 말도 그 말이다. 제 허물이나 보고 반성해야할 놈이 자기 일이나 챙길 것이지 비슷하게 생겼다고 된장 나무라냐고 그만그만한 인생들이 남의 일에 참견할 때 꾸짖으며 하던 말이다. 숱이 검정 나무란다 는 똥이 숱으로만 바뀌었을 뿐 같은 말이다. 옛 어른들의 지혜가 번떡이는 말들이다. 역시 그래도 결정판은 성경에 있다. 고린도전서 4장에는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므로 주께서 그것을 새 시대 사람들에게 거울로 주셨다 했다. ‘광야 이스라엘의 좌절과 실패’ 라는 거울이다. 거울은 그렇게 어려운 물건이 아니다. 아주 단순하게 비추어 보는 물건이다. 거기에 자신의 모습이 있다. 거울을 보지만 실은 거기 자신이 있어 자신을 본다. 외출을 해도 될 만한 모습인지 어디 흐트러진 곳은 없는지 보고자 하는 자기 모습이 거울 속에 있어 그를 들여다본다. 곧 성경은 주께서 율법시대 이스라엘을 거울로 주셔서 신약시대 성도들이 자신을 보게 한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그 거울에서 자신을 보지 않고 아내는 남편을 남편은 자기 모습을 보지 않고 보기 싫은 아내의 모습을 본다. 나를 보지 않고 형을 보고 동생을 본다 부모를 본다. 나를 보지 않고 늘 꼴보기 싫어하던 이웃을 본다. 모두가 마찬가지다. 실은 거기 남의 모습이 보일리 없다. 거울에는 거울을 보고 있는 내 모습이 보이지 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그 신기한 것이 잘못되어있다 는 것을 모른체 거울 속에서 남을 본다.
예수 이렇게 왜곡된 우리를 향해 말씀하신다. ‘제 눈의 들보는 보지 않고 남의 눈의 티끌만 본다’ 는 말씀으로 강펀치를 날리셨다. 이것이 기독교윤리학의 소위 ‘거울이론’이다. 거울이론은 기독교 윤리학의 기본의 기본이다. 기독교 윤리학은 여기서 출발한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기독교윤리는 미처 남을 볼 겨를이 없이 나를 본다. 거울 속에서 나아닌 남을 보는 것은 기독교적 시각과 거리가 멀다. 아주 이상한 경우다.
나의 경우 도저히 비교할 수 없도록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운 생을 살아서 일게다. 곰곰 생각해보니 여지껏 남의 허물을 보고 열띤 얼굴을 해 본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자신의 얼굴에 묻어있는 검정이 너무 큰 탓이 아니었을까 싶다. 성경을 읽으면서도 역시나 성경속의 인물에 반추된 자신의 모습이 전부였을 뿐 남이 보이지 않았다. 자신만이 끝없이 부끄러운 모습으로 있었다. 때로 절망하고 좌절하고 생을 포기하고 싶기까지 했던 모습이다. 그러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던 생이었다.
이렇게 여러 해 죽도록 괴로웠던 어느 날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무릎이 까져 피가 나도록 계단을 오르던 루터와 같이 나도 나를 위해 죽으셨다는 구원자 예수를 만났다. 만났다 착각했지만 다시 더 깊이 만났다. 어떤 말씀을 듣던 자리에서 일어난 그리스도인의 생이 어떠한가를 보여준 번개 같은 사건이었다. 그는 나를 위해 죽으시고 나는 그의 은혜로 살았다. 내 안에 죽으신 그로 나는 살아 속죄의 복음 전도자가 되었다. 받은 은혜가 너무 크고 자신의 허물이 너무 커서 누구도 흉볼 수 없었던 죄인이 소생하는 순간이었다. 반면교사만이 살 길이었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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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교사(反面敎師)
진실과 허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