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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믿고 나서야 거룩이란 단어를 처음 들어보았다. 무척 굉장한 것 같아 관심을 가졌고 마침내는 거룩하지 않는, 거룩치 못한 자신을 부여안고 무척 울기도 하였었다. 그전에야 물론 어렸으니까 거룩에 대하여 들어도 못하고 관심을 가질 기회도 없었다. 대학시절 아주 가까운 친구와의 대화다. 어느 날 이 친구와 아주 진지하게 이야기하던 끝에 -그때 그 시절은 원래 진지하게 이야기 하지 않는가!- 갑자기 톤을 딱 낮추더니 ‘야 동훈씨-동갑인데 꼭 나를 보고 동훈씨라 했고 나는 그를 막 불렀다. 그렇게 점잖은 친구였다’ 나 잘라 버릴까? 하는 것이 아닌가! 너무 오래전이라 대화의 줄거리를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20대 초반 신학도로서 청년의 성(性)에 대한 고민을 나눈 기억이 남아있다. 이겨볼려해도 자꾸 꿈에 사랑을 한다 는 것이다. 소위 몽정이다. 나는 말을 재미있게 하는 편이 아닌데 그 날은 무슨 마음인지 꽤 재미있게 대답을 했다. ‘그냥 나(놓아)두라. 꼭 할려면 나중에 하면 되잖아’ 멍! 이게 무슨 말인가. 놓아두기는 뭘 놓아두며, 나중은 또 무슨 나중이었을까? 삶이 미숙한 시절 대답이 궁하여서였을까 아님 정말 견딜 수 없으면 그때 잘라도 되지 않느냐고 농담 아닌 진담을 했던 것이었을까. 한 번씩 그 옛날 대화가 기억난다.
나도 그랬다. 결혼을 하고 한 1년 정도 지나서였던 것 같다. 어느 날 화들짝 놀랐다. 진짜 놀랐다. ‘야! 결혼을 한 이후 거의 1년이 넘도록 ‘사랑’에 대하여 생각조차 안 해 봤구나 하는 생각이 났던 것이다. 너무너무 신기했다. 십대 사춘기 이후 난 사랑의 노예였다. 나뿐이 아니라 거의 모든 머슴애들이 짐승 수준이라면 맞다. 일일이 물어 여론조사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난 나를 기준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아니면 말고......그래서 성에 대한 무슨무슨 사건 사고 화제가 나도 웬만큼 이해가 된다. 그 구조를 알 것 같아서다. 그때도 교회는 다녔지만 낮이면 낮 밤이면 밤 사랑이라는 주제는 잠시도 뇌리를 떠나지 않는 생각거리였고 고민거리였다. 소년의 과제였고 청년의 떨칠 수 없는 짐이었다. 진지하게 말하면 어는 한 순간도 사랑을 잊어 본적도 떠나 본적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결혼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드디어 사랑을 찾아서 일까 ‘사랑진통’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또 그러면서도 나 역시 신학생답게 그 가까웠던 친구 못지않게 거룩d; 대해 거룩하지 못한 자신으로 진짜 고민을 많이 했었다. 마치 청년의 내 삶은 깊은 수렁에 빠져있는 것 같았다. 지금 감상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그때 그 시절 수렁에 빠져있는 죽을 것 같은 자신을 보았던 것이다. 사랑 혹 욕망의 수렁에서 벗어나 보려 거룩에 대하여 알고 파 여러 권의 책도 읽었었다. 당시 교회의 한 장로님은 대표기도시 낮고 굵은 음성으로 ‘거룩하시고 거룩하시고 거룩하신 하나님!’ 하고 매번의 기도를 거룩 삼창을 하고 시작했었다. 내 양심을 두드리는 것 같은 장로님의 기도가 어쩜 약간 싫고 어쩜 참 엉터리 공감을 하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시간이 꽤 흘러 신학도의 길을 가며 성경의 거룩은 우리가 흔히 아는 에헴! 이라든지 점잖떠는 것과는 영 다른 개념의 ‘세상과의 구별’이라는 것을 알았다. 히브리어 헬라어 원어로도 배웠다. 세속의 세상 -세속 이라고 하니 역시 추하고 더럽고 욕망에 뒤 얽혀 있는 것을 상상하기 십상이다- 과는 달리 신령한 세상 신령한 관심이라는 것이다. 거룩만큼이나 신령도 세속도 영적도 모두 오해가 엄청 많은 말씀이다. 일반의 이해가 전혀 틀린 것은 아니지만 본래의 뜻과는 다른 뜻이다. 육에 속하지 않은 영에 속한, 찰라적이고 물질적이지 않은 영원하고 비형상의 물질적이지 않은 것이 신령의 기본 개념이다. 하나님의 속성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거룩은 하나님의 나라를 그리워하며 사모하고 주님이 우리에게 하신 말씀을 생명으로 받아 세상에 머물러 있으되 세상사람 같지 않게 영에 속한 사람으로서 사는 것이다. 제일 쉽게는 ‘영에 속함’이 맞지 않을까 싶다. 참 거룩은 육체의 본성을 억압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거하되 세상에 속하지 않는 삶이다. 거룩에 대한 오해의 깨달음은 더욱 거룩치 못함, 거룩할 수 없음, 거룩에 절망하며 은혜를 사모하고 의지하는 모습으로 드려난다. 영원히 영원토록 거룩할 수 없어 구속자의 은혜를 의지한다. 거룩을 사모하여 하늘에 속한 속성으로 살아갈 날을 기대한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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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에 대하여
진실과 허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