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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엇이 부족하여 때늦게 지식에 목말라 하는지 아님 철이 늦게 들어 남들 다 아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고 되씹기를 되풀이 하는 것인지 나도 헷갈린다. 그러나 후자만이 아닌 것은 평생 지식에 목말라 했고 바르게 알려 했다. 그중 예수 믿는 것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학창시절 매 공책이며 책의 끝장에는 수업 중에도 수시로 일어나는 궁금사항으로 가득했었다. 심지어 사십 수년전 고등학교 3학년 공부 하느라 정신을 못 차릴 때다. 어느 날 가까운 친구랑 그 바쁜 중에도 인생에 대하여 신앙에 대하여 장래에 대하여 얘기하다 ㅡ그리고 보니 9월 이후였던가 보다 내가 신학교로 직행해야겠다고 결심한지가 10월은 되었을 것 같으니ㅡ ‘난 대학가서 하고 싶은 공부(신학을 두고 하는 말이다)하면 잘 할게다 고 한 적이 있다. 전혀 평소 나답지 않은 자기 긍정이었다. ㅡ난 평소 스스로에게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다. 많이 부정적인 편이다ㅡ 꼭 그 말 때문이었을까. 정말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어 개학과 동시 아르바이트를 해서 인근 목공소에서 멋진 호마이크 책상을 주문해서 마련하고 다시 다음 달은 월부로 철학대사전을 사서는 그것을 처음부터 다 읽을 계획도 세워 밤낮 그 두꺼운 책을 읽어나가고 닥치는 대로 책을 사고 읽고를 계속했다. 갇혔던 학교공부에서 해방된 기분을 신학이라는 학문에 그리고 연극 영화 음악 예술에 쏟았다. 더 정확히 인간이해에 늘 끌렸다. 재래식시장은 당시만 해도 저녁 장보는 시간에는 인산인해였고 나는 그 소란한 장사치 아저씨 아줌마들의 정겨운 소리 인간미 넘치는 호흡을 느끼며 성장했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10대를 지나 20대 30대가 되도록 그 지식이란 것이 그렇게 모진 것인 줄 몰랐다. 며칠 전 정부 방침에 따라 9급 공무원 보충시험에 300명 모집에 9만 명 가까이 몰렸다 한다. 좋은 성적이 출세를 보장하고 미래를 결정하다시피 하고 배우자를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가문의 영광이 되는 것은 아예 생각도 못해 보았다. 여간 멍청한 청년이 아니었던 셈이다. 오직 한 가지 신나서 재밌어서 신학에 빠졌었다. 아버지와의 갈등에 집에서 쫓겨난 기숙사 생활 잠시는 학교라는 분위기 속에 있는 것이 행복하기까지 했다. 서울에서의 좋은 환경 속 기숙사 생활 역시 대학의 낭만과 공부 사회참여에의 갈증이 뒤얽혀 뜨겁고 신나는 한 때였다. 지식이 돈이 되고 지위가 되는 지를 정말 모르고 살았다. 당시엔 스펙 그런 말도 없었다. 그냥 철없는 휴머니스트 신학도였다.
문제는 신앙세계에서도 이토록 지식이, 앎이 중요한 것임을 몰랐다는 것이다. 난 단지 좋아서 몰두 했던 그 시기 그 때의 갈증이 다른 많은 이들에게는 없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하나님에 대하여 나만큼 고민하지도 찾지도 않았고 성경에 대하여 교회에 대하여 그들의 지식은 너무 피상적이었다. 나보다 꼭 12살 많던 한 목사님 ㅡ그의 아버지는 장로였으니 그 역시 대단히 일찍 교회생활을 했던 분이다ㅡ 이 내가 새 복음을 접하여 완전 미쳐 있을 때에 ‘이동훈 목사는 교회에 대한 감각이 도사다’ 고 했다. 그가 나를 뭘 알고 그랬을까마는 그때 나는 부인하지 않았다. 교회가 환히 내 눈에 들어왔다. 신앙이 무엇인지 여전히 깨쳐가고 배워가지만 그래도 보이는 게 있었다. 너무도 많은 이들이 이 소중한 작업을 제 기분 내키는 대로, 세상습관과 관습, 세상의 사고방식 그대로 한다. 여전히 세상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보인다. 그야말로 유치한 인본주의다. 성령 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거듭났다고 하나 대단히 초보적이다. 세상의 성공 보다 더 정밀하고 예리한 것이 영적 세계인 것을 모른다. 안 보인다고 무시하고 당장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관심이 덜했다. 그래서 신앙생활 역시 예리하지 못했다. 목사라는 사람들조차 철저한 경건주의자가 되든지 성경에 몰두하여 성경이해에 탁월 하든지도 못하고 너도나도 교회 밥버러지가 되어간다.
내가 교회 성장주의에 적극 반대하는 것 역시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엄청난 고뇌의 산물이다. 난 현실이 어렵고 불편해도 이 길이 옳다 확신한다. 교회팽창과 성장 외형주의 대교회주의를 만악의 근원으로 파악한 것이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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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에 대하여
진실과 허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