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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50년 넘도록 한결같이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교회봉사이기도 하고, 종교생활이라고도 하고, 교회활동이라고도 하는 교회생활이었다. 신앙생활이 미숙할 때는 다 그게 그것인줄 알았다. 어쩌다 마음에 감동이라도 받고 크게 사모하는 마음이라도 일어나면 그게 은혜인줄 알았다. 그러나 신앙의 세월이 쌓여갈수록 그 세계가 만만치 않는 것을 눈치 채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가 기도였다. 기도, 그냥 눈감고 하나님 생각 하거나 군지렁 군지렁 하고, 마음의 소원과 간구를 아뢰면 그게 기도인줄 알았다. 마음 같이 잘 안될 때도 여러 번 있었으나 다 내 탓이거니 자책으로 넘어갔다. 여태 쉽고 쉬운 것이 기도인 줄 알았는데 기도가 만만치 않은 세월이 소리없이 쌓여갔다. 어느 때는 마음만 간절할 뿐 기도가 무엇인지 모른 채 기도가 잘 되지 않구나 하는 날도 많았다.
성경이해도 마찬가지다. 그냥 많이 읽고 감동을 받지만 그게 다고 나아가 히브리어 헬라어 혹은 다른 버전의 성경이 제공하는 다양한 이해와 해석이 전부내지 중요한 것 같았을 뿐 뭔가 시원치 않은 고민은 늘 잠복되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성경 한절 한절의 이해가 어떻게나 다양했던지 사람마다 다르고 정황과 심리상태가 다르고 심지어 그것의 해석과 적용은 얼마나 미세하든지 꼼짝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그리고 보니 신앙생활 교회생활만이 아니다. 어느 것 하나 예외 없이 미세하기 그지 없는 것이 세상이다. 만사가 그랬다. 정치나 사회 혹 사건 사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실감난다. 어떻게나 과정이 미세하게 다르고 정밀함에 차이가 많이 나든지 한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을 때가 많았다. 전형적으로 정치가 그랬다. 연일 싸움만 할 뿐 어디로도 출구가 없어 보이던 것이 매일 같이 싸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여. 야는 괴물 같은 합의를 만들어 낸다. 그 중 으뜸의 으뜸이 영의 세계이해다. 신앙생활이다. 세상 많은 것을 포기하는 것을 보고 큰 은혜를 받았으며 대단한 세계가 열린 줄 알았다. 그러나 시간이 꽤 많이 지난 후 그러지 못한 것을 알았다. 민낯이라는 속살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 많은 세월 속았고 몰랐다. 어쩜 지금도 여전히 우리 모두 잘 모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소중한 것을 과연 모르기야 하겠는가 마는........ 영의 세계야 말로 초초초정밀세계다. 오랜 세월 교회를 다녔으며 신앙생활을 했으며 성경공부도 하고 신학에도 열심히 빨려 들어가 학위를 얻어 적잖이 영의 세계가 열렸거니 했으나 꽝인 것 같다. 영의 세계는 그렇게 더티하게 불순하게 열리는 것이 아님을 간과했다.
많은 교인들이 부흥회나 예배시 설교자의 말씀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도 하고 은혜를 받은 것처럼 하나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신앙의 길을 포기하기까지는 차마 않으나, 실제 포기하는 사람도 많이 있지만- 얼마든지 따랐던 목사님을 등지고 욕하고 비난하고 -그럼 목사님 보다 더 많이 알고 더 잘 살았다는 말인가- 그렇지도 않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 교회를 얼마든지 떠난다. 그 오랜 세월 수많은 고백들과 기억들을 다 등지고 무슨무슨 핑계를 대며 다른 길을 간다. 그는 성경을 과연 알았던 것일까 몰랐던 것일까? 그의 교회사랑 목사님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어느 정도 진실이었을까 아님 엉터리였을까. 구원의 진정한 경험이 있을까 아닐까 어떻게 설명할지 어렵다. 이렇게 초정밀한 세계를 한두 마디로 정리해서 ‘예수 믿는다. 안 믿는다’ ‘그 교회 나쁘다. 그 목사님 어떻다’한다. 하나님이 계시면 어떤 하나님이신지 궁금할 때가 많다. 우산장사 아들 비위를 맞출까 빙수장사 아들의 비위를 맞출까 하나님마저 쉽지 않을 것 같은 셈법이다. 전지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 안에는 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Big Brother 같은 초대형의 세계가 있어 다 맞춰지고 돌아가는 것일까 능력부재의 인생에게는 궁금하기만 하다. 매 주일 때늦은 부름에 서울 부산을 오가며 생각이 깊어질 때가 많다. 영의 세계는 정말 어렵다. 함부로 영적 지도자가 되는 게 아니었다. 그러나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너무 쉽게 생각하고 너무 함부로 재단한다. 성경을 알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영의 세계를 알았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을 마구잡이로 한다. 그 세계를 너무 막 대한다. 그들의 신앙은 무엇이었으며 그들의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이었을까 정말 아무 탈이 없을까. 천벌이라도 받아야 정상일 것 같은데 하늘은 여전히 맑다. 초라하게 살아온 사람의 생각이 자꾸 깊어진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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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세계에 대한 단상
깡으로 살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