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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의 일이다. 평일 낮 어느 성도의 가정에 초대를 받았다. 가구 형태(자가, 전세, 월세 등등?)가 어떤지는 모르지만 궁색한 중에도 성도들을 대접하는 일은 물론 손 대접하는 일에도 아주 익숙한 젊은 집사가정이었다. 살림살이를 이방인 선교사가 어떻게 소상히 알 수 있겠는가 마는 꽤 어두운 방 한 구석에 재봉틀이 있고 그로 삯바느질을 해서 생활비를 보탠다 는 말을 들었고 음식을 자주 잘 만들어 성도 섬기기를 기뻐하는 가정이다 는 덕담도 있었다. 어려운 중에도 어렵다 티내지 않고 대접하기를 기뻐하는 정말 기꺼이 축복하고 싶은 가정이었다. 그러나 낮은 신분에 평생 동안 얼마나 고생하며 살았을까 귀티라고는 없는 고생에 절인 새까만 얼굴에 하얀 눈동자 그리고 어울리지 않을 정도 나이에 비해 거친 손바닥에도 불구하고 애절하기 까지 한 찬양이 또 인상적이었던 가정이었다. 어쩌면 그것은 인도 남부 성도들의 평소 모습인지 모르겠으나 그들은 노래가 많은 힌두교 제의에 익숙한 탓인지 찬양이 정말 절실했다. 심지어 아주 어린 아이들도 어른들을 그대로 흉내 낸다. 저들의 정서에 익숙하지 않은 이방인으로서는 감동 그 자체였다. 그날따라 한 칸의 방에 웬 식구가 그렇게 많은지 집사내외에 또 다른 젊은 내외와 꼬맹이 까지 사람들이 꽉 찼다. 부인집사의 친정 동생이라 했다. 가까이 있는가 하여 어디 사냐고 물으니 기차로 8시간 걸려 왔다 한다. 멍! 평일인데 직장은? 아이들 학교는? 자기들 생활은...?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그들은 영어가 어려웠다. 명절도 아닌 평일에 그 멀리서.... 이들의 가족치밀도는 완전 대단하다. 우리가 간혹 듣는 북한사정이 꼭 그렇지 않았던가. 북한 역시 살기는 우리경제와 비교가 안 되지만 아직까지 순박함이 남아 있다는 말을 북한사정에 밝은이들이 전한다.
마침 주를 옮겨 또 다른 주로 옮겨가야 하는 어느 금요일 주말이었다. 전자 전기 등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꽤 분빈다 하는 말을 듣고 따라 나섰더니 그건 분비는 정도가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주말을 고향에서 보내기 위해 밤이 늦도록 전쟁이 따로 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주말의 고향집을 찾고 있었다. 우리들 명절 분위기를 훨씬 넘어서는 화끈한 열정이었다. 시외버스며 고속버스를 꽉 채우고 있던 인파는 길가로 밀려나왔고 밀려나온 인파 행렬은 고속도로의 경계가 어딘지 새벽 세시 네시가 되도록 그치질 않았다. 집이라 하나 밥 한 끼 나눠먹고 다시 돌아올 길을 그들은 그렇게 떠나고 있었다. 평소의 주말임이 무색한 인도의 풍경이 한인 단기 선교사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감당이 다 안 되는 무지한 인파 속에서 돌아갈 하나님의 나라를 그려본 것이다. 최근에도 거기가 어디인지, 우리나라 언론에도 인도 북부 산악지역에서 초대형 버스추락사고가 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위험한 고산 도시로 유명한 인도의 최북단 싯딤지역이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거기도 그랬다. 그 높고 비탈지고 위험한 곳에 어떻게 집을 지었는지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끝없이 작은 집들이 들어서 있고 그 위로 올라가니 다시 평지가 펼쳐지면서 엄청난 인구가 살고 있었다. 6.25 전쟁이후 어린 시절 보고 자랐던 피난민 판자촌이 따로 없었다. 저들은 그렇게 빈한한 중에도 가족을 찾고 정을 나누기 위해 주말 귀향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때로 우리도 빈부격차가 많다 하고 명절 대이동이라고 하나 인도의 주말 대이동 귀향은 저들에게 생활의 일부였다. 그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 별 다른 생각 없이 먹고 자고 일어나고 피고 지고를 계속하다 한생을 끝내지 않는가 싶었다. 어디 인도만 그럴까. 지구촌 곳곳이 대동소이하다. 문화니 문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된 교육은커녕 먹을 음식도 마실 물도 없이 살아가는 저들에게 성경이 전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환상일까 아님 그 자체 현실일까를 따져본다. 현실의 구차한 세계가 곧 떠나갈 이상의 세계이고 오히려 성경이 전해주는 이상의 세계가 빠른 장차에 실감 있게 누릴 현실이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무엇이 참이고 현실인지 생각이 깊어진다.
글. 이동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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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갈망
진실과 허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