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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기회에 여러 경로를 통해 내가 왜 그렇게 시무언께 몰두할 수밖에 없었던 가를 진솔하게 얘기 했었다. 그러나 상식같이 통할 것 같은 믿음의 세계에서조차 무엇이 씌었는지 그 내 마음을 제대로 읽는 이는 많지 않았다. 정확히 표현하면 심도(深度)의 차이라고나 할까 강도(强度)의 차이 비슷한 것이었다.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영화를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감상해도 이해나 감동의 차이가 다른 것과 비슷하다. 아님 실력의 차이 본성의 차이 같았다. 이는 마이너스 곧 부정적으로도 마찬가지다. 같은 악질이라도 같은 가난이라도 악질의 강약 가난의 깊이가 다르고 그 영향에 따라 삶이 각기 달라지는 것과 같다.
신약 성경저자들이 예수 승천하시고 난 이후 제법 오랜 기간이 지나 예수께 대한 기억이 꽤 흐려졌을 무렵 성경을 기록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을 이런저런 학자들이 곧잘 한다. 문제는 은근히 기록의 부정확함을 지적하는 것이다. 난 그런 적당한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성경을 기록할 만큼의 대단한 감동이 아니었음에도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무언과의 첫 조우 그리고 그 이후 진행된 일들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한 묶음 그 이상 그 당시의 순간순간 마저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것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은 나라고 하는 존재가 완전히 해체된 것 같은 혹은 내가 낙원에라도 옮겨진 것 같은 경험이었다. 어느 때는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았고 어느 때는 가슴을 칼로 찌르는 듯 죄에 대하여 아파했고 애통했고 절규했었다.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뭐가 그리 심각했던 것일까.
시무언이 들려주는 말씀은 여태까지 내가 듣고 알고 믿었던 세계와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진짜 믿음의 사람을 눈앞에 보고 환장했었다. 역사 속의 주기철 목사님도 손양원 목사님도 내가 자란 곳의 성자 같았던 한상동 목사님도 아닌 그는 그들과는 또 다른 믿음의 세계를 조망하고 그것을 들려주었다. 말씀 말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 말씀하며 듣고 자란 사람에게 또 다른 의미의 말씀은 나를 미치게 했다. 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회심이후 20년 외길을 걸어온 내게 그는 또 다른 세계를 보여주었다. 영의 세계였다. 모르는 것도 모른 채 그냥 열심히 끝없이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던 내게 그가 말하는 다른 한쪽의 세계는 내게 없는 것의 반쪽이자 완결판이었다. 비로소 성경 짝을 맞추게 되었다. 그러니 미칠만 했다. 어찌 아니 미칠 수 있으랴. 세상이 환하게 보였다. 그는 내가 전부라고 듣고 배웠던 그러나 전혀 채워지지 않았던 반쪽의 아쉬움 반쪽의 불구(不具) 미완성을 단숨에 해결했었다. 그리고 10년 20년이 지났다. 30년이 지났다.
시무언의 성경이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그에게 부족함이 드러났다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한계이지 싶다. 그렇게 환희에 넘쳤으며 감격했던 내게 거기는 없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내가 시무언을 만나기 전까지 지니고 살았던 것이었다. 엉터리 반쪽 불구의 성경이해라 하여 잠시 밀쳐둔 다른 한 면이었다. 짐작컨대 시무언은 직관적으로 한국교회가 경청하고 세계교회를 돌려놓음직한 영의 세계에 대하여 알았고 일평생 한결같이 외치고고집하였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선각자의 당연한 외침이었고 그로 그는 평생 이단의 괴수로 살았다. 그 핍박과 오해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깨달았고 가르쳤고 증거하였었다. 문제는 그에게 Post Jesus(예수 이후) 사도들의 삶 그리스도인 됨의 삶에 대한 울림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이편이 빠져 불구가 되든 저편이 빠져 불구가 되든 선후의 차는 있겠으나 미완의 아쉬움이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어찌 빠져있을 수 있으랴 마는 빠져있다 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구약에 대한 정확한 해석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구약적 구태로 귀결되고 신령을 전하면서 너무도 외형적 세속적 물질적으로 되돌아가는 것 또한 우연한 귀결은 아니어 보인다. 균형의 상실이다. 율법과 복음, 구약과 신약, 구원과 삶의 균형이 잘 잡히지 않는다. 보다 치밀한 논쟁과 분석 해석이 필요한 영역이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균형은 중립지대나 회색지대이상 진리가 머무는 곳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을 늘 갖고 있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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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시무언 김기동 목사⑩성경해석3.균형비밀
진실과 허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