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6.

하나님의 나라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6.11.28. 15:07:42 글쓴이IP: 125.134.190.111

“여태 살아오며...” 그게 어쨌다는 말인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나는 이런 표현을 꽤 싫어한다. 너무 상투적이어서 다음에 어떤 말 어떤 내용이 나올지 오히려 호기심 신선도를 더 떨어뜨리기 까지 한다. 큰물이 났을 때든지 초대형 환란이나 사고 어려움이 있을 때나 인생이 원래 그렇다는 것을 암시라도 하듯 좋은 일에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도 공통점이다. 다른 하나는 그래보았자 사람의 연수가 별로 길지 않기 때문이다. 몇 백 년을 사는 것도 아니고 천년만년을 사는 것도 아닌데 바람이 스치듯 훅 지나가 버리는 인생을 두고 딱히 “여태”라고 할 것이 없다. 그러니 여태 할 만큼 오래 살지 않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감안하고서도 이렇게까지 세상나라에 대하여 절망해 본적이 없다. ‘이게 나라인가’ 하는 피켓이 상처 입은 국민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부부 부모 형제 가족 직장 사회와 마찬가지로 국가는 국가라는 거대체계로서의 고유한 사명이 있다. 금번의 사태는 국가체계시스템이 송두리째 무너진 것을 보여준다. 국가체계의 기본사명을 홀라당 까먹어버렸다. 그래서 국민이 허탈하고 씹어 먹어버리고 싶도록 화가 난 것이다. 그것도 혼자서 혼자만이 나라를 사랑하고 누구보다도 걱정하고 사랑한다고 떠들어대던 사람이어서 더 화가 났다.
욕얻어 먹고 있는 본인이 했던 말이다.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습니다.” 정말 완전 빈껍데기 대통령이었다. 여러 번 혹시나 했던 우려가 사실로 드러나고 말았다. 당신의 평생 일제의 부역꾼이었으며 독재자였던 아버지에게서 배웠으면 뭘 배웠을까 했으나 사람이 어찌 늘 의심만 하고 살 수 있나 이렇게도 믿고 저렇게도 믿어보고 기회도 주어야 하지 않는가 하였으나 근거없이 믿지 말아야 했음에도 믿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심정 같으면 백만 아니라 천만 그 이상이라도 들고 일어나 하야를 강행해야 옳고 정당하다. 여태까지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실제로는 무슨 합리적 판단보다도 자기 실리를 챙기느라 그렇겠지만- 미련을 끊지 못하고 무슨 사연이 있고 사정이 있을 테지 하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여태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회자한다. 문제풀이의 전후가 틀려서 쉬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이 세상나라는 헛것이다.”를 알면 상당부분 해결된다. 세상 사람들이야 이 세상이 전부라 생각하니 그렇게 세상을 믿고 살았던 이들에게는 해결의 길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철저하게 이스라엘의 패망을 전제하고 진행된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그마저 사라져버린다. 이스라엘의 지도자 왕은 철저히 썩은 놈들로 규정된다. 그리고 하나님의 역사는 남겨 놓으신 그루터기들에게 맡겨진 채 미완료 상태로 메시야를 기다린다. 메시야 대망기간이다. 홍수로 노아의 식구만 남겨놓고 다 쓸어버리심과 똑같다. 이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지난한 진화의 과정을 거쳤다 하드래도 그것은 무엇에 근거했을까 이것도 저것도 저절로 생겼을까 가 맞을까. 혹 어디에 무엇을 기초하였을까 그 원상이 어디에 있지 않을까 ‘하나님의 나라’이다 는 것이 나의 해석이요 판단이자 믿음이다. 과학적 검정을 허용하지 않는 영역이어서 믿음의 원형 그대로 사용한다. 이 세상의 모든 실망 패망 좌절의 끝자락에 하나님의 나라가 있다. 삶이 끝으로 치달아 죽음이 오고 죽음의 끝에 새 생명이 오고 보이는 모든 것이 끝없이 찬란하게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다 역시 그 끝자락에 패망 종말과 함께 새롬이 시작된다. 어느 것 하나 예외가 없다. 온천지 살아 있는 현상의 세계 끝에 새로움이 시작된다. 대통령 그나마 홀로 나라만 걱정하고 편하게 살도록 해줄 것이라 착각하였던 그 사람이 다스렸던 나라의 끝에 그는 쫓겨나고 새나라를 세워야 한다. 믿음은 이렇게 헛된 세상 끝에 하나님의 나라가 있음을 보여준다. 촛불이 가리키는 것은 새로움의 시작이다. 당장에 나라를 근본에서 새롭게 하여 좀 더 나은 체계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그리고 다시 그 끝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린다. 세상 나라의 좌절 부조리 한계 절망의 끝에서 믿음이 뭘 말하고 있는지 보다 분명하다.
글. 이동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