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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중 전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사건이 있었다. 8세기 삼국시대에도 이웃 경주에서 대규모 지진이 있었다는 문헌자료가 있는 모양인데 역시 경주에서 진도 5.1의 예진에 이어 다시 우리나라 지진사상 최고인 진도5.9의 지진이 있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3일후인 지금까지 300여 차례가 넘는 작은 여진이 계속되었다는 보도다. 더 이상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밝혀진 것이다. 도저히 웃을 수 없는 웃어서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웃기는 경험이었다. 그 시간 앞서는 책상 앞에 또 한 번은 아내와 같이 베란다 쪽에 있었다. 지진에 익숙하지 않는 우리들이라지만 범상치 않은 흔들림으로 보아 직감적으로 지진이었다. 한차례 웃을 수 없는 웃기는 이상한 흔들림을 경험한 후 다시 몇십분이 지나 그 보다 더 분명한 흔들림이 이었다. 틀림없이 지진이었다. 분명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하는데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건물이 흔들리는 것 같기는 한데 뛰쳐나가자니 너무 호들갑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이런 비상상황에 우두커니 있자니 영 대책이 없는 사람 같기도 했다. 어쨌든 그것은 분명 처음 경험하는 지진이었다. 이렇게 잠시 끝나려나 하는 생각에서 부터 건물이 붕괴되지는 않으려나 더 흔들리면 병원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까지 복잡한 중에서도 잠시 공포가 밀려 왔다. 별일 아니겠지 하였지만 그 어정쩡한 상황에서의 묘한 공포였다. 순간 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그건 분명 공포였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나는 분명 무서워하고 있었다.
벌써 오래전이다. 안식년을 맞아 아내 아이들이랑 유럽여행중 이탈리아 나폴리를 거쳐 이웃의 품베이를 찾았었다. 곧바로 무슨 광경을 구경할 줄 모르는 일행은 아주 평화롭고 한적한 외곽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듬성듬성 그려져 있는 관광객들의 낙서를 구경하는 것이 소일거리였고 아이들은 뛰놀았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예의 품베이를 찾았었다. 거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처참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벌써 그게 언제냐 어제 그제 일도 작년 재작년 일도 아니고 무려 AD 79년 그러니 2000년 전 일이었다. 18세기에 발굴이 시작되기 까지 그곳은 땅속에 깊이 묻혀있었다. 그러나 드디어 드러난 그곳의 현장성은 결코 2000년 전이 아니었다. 비명을 채 질러 보지도 못하고 화석으로 굳어버린 소년 부모 남자 여자 엄마 아빠 연인 자식 빈부귀천 남녀노소 귀족천민을 가리지 않고 당시 로마에서 가장 번성했다는 도시 품베이의 처참한 광경은 상상 그 이상 이었다. 품베이 인근 베수비오화산 폭발은 수많은 사람들을 한 순간에 삼켰다. 폭발 당시 온도가 섭씨 250도를 육박했고 도시 전체는 2~3m의 화산재로 덮였다. 아예 통구이가 되었거나 재에 묻혔다. 영화 품베이 최후의 날도 어지간히 그 참상을 그려 놓았다지만 그 이상 일 것 같았다. 인간이 상상하거나 그릴 수 있는 그 이상이었다. 당시 가장 번성했을 뿐만 아니라 구약성경의 소돔과 고모라 성 같이 욕망과 음란 타락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도시의 흔적이 화석으로 고스란히 캐란더로 되살아 나 관광객의 눈을 끌고 있었다. 인간 세상 어느 시대에나 그 같은 일이 어디 없었을까 마는 그 타락과 욕망은 기록 흔적 또한 대단하였었다. 왜 그 같이 참혹한 일이 일어났는지를 화석으로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그랬다.
다시 지진으로 돌아온다. 부산도 별로 안전지대가 아니란다. 고공행진 하던 신도시쪽 집값 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경주 울산 포항 동해안 쪽은 지구상 어디보다도 많은 원전지대다. 진도 7.0까지 이길 수 있는 내진 설계를 했다 하지만 화산이니 지진은 인간의 능력 밖이다. 국가안전처장도 국회에서 누구도 그 예상을 확신 할 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 맞다. 누구도 확신 할 수 없는 인간 능력 바깥의 일이다. 사람의 능력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다. 힘으로도 지식으로도 돈으로도 그 어떤 인간의 능력으로도 할 수 없는 것의 지극히 적은 부분을 경험하며 인간의 무능력을 실감했다. 전국민이 지진의 공포를 맛보았던 며칠을 보내며 한국교회가 천벌 받고도 주리가 남을 날들을 보내고 있다 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내가 그렇고 한국교회의 어른들이 그렇고 초대형교회들이 그 모양이다. 천벌을 초래하고 남음이 있는 모습이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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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싫어하시면
두 어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