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6.

문명의 2중성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6.07.05. 13:04:11 글쓴이IP: 112.162.106.29

휴대폰이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온 지 꽤 오래 되었다. 취학 전 아동들에서부터 꼬부랑 할머니 90이 다된 나의 어머니를 포함하여 그 이상까지도 생활필수품으로 사용한다.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물론이거니와 그 외의 어떤 장소이든 가관이다. 길거리의 보행 인구 중에서도 주변 교통상황을 읽고 있기나 한지 힐끗힐끗 주위를 돌아보면서도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가장 최근에는 보행자가 많은 교차로 등에 아예 핸드폰 주의 표시판이 걸린 것을 보았다. 핸드폰을 보느라 일어나는 교통사고가 만만치 않은 결과다. 그 핸드폰 속에 유심이라는 금빛의 작은 칩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subscriber identification card(개인정보카드)이고 여기에 첫 글자 universal을 더하면 우리가 말하는 USIM카드가 된다.
이게 완전 괴물이다 는 것이다. 문자 그대로 그 작은 칩속에 온갖 정보가 다 담겨있다. 내 어린 시절은 물론 내 청년시절 내 젊은 날만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현실이 되어있고 생활의 가장 중요한 일부분이 되었고 어쩜 그것이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핸드폰의 전신인 카폰이 나올 때만해도 세상일에 어두운 나의 무지 탓이기도 하겠지만 주위에 우후죽순같이 생겨나는 영업점 대리점들이 의아하고 신기했다. 핸드폰이 필요한 것이기는 해도 저게 무슨 큰돈이 될 것이라고 저렇게 많은 매장이 생길까 싶었다. 미국에서 대형 유통센터를 보고 한국에서는 어려울 것이다고 오판 하였던 것에 이어 완전오판 두 번째이다. 돈 버는 일에는 세상 사람들 따라 가기 어렵다. 저들은 돈 버는 일에는 뱀보다도 더 교활하고 능수능란한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 세상 문명의 본질은 편리하고 생활에 도움이 되고 수익을 올리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아예 우리를 삼키고 잡아먹고 멸망의 구렁텅이로 이끌어 간다. 그 뜻을 다 이루기까지 기세를 꺾지 않을 모양새다. 유심이 갖는 상징성 그것의 의미를 확장해 보면 간단하지 않다. 내게 대한 수많은 기록들이 거기 담겨 있고 그리고 그것은 또 얼마나 더 발전할지 상상조차 불허한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어서 그것이 얼마나 더 천사 같을지 아님 괴물 같을지 짐작조차 잘 안 된다. 이렇게 유심이라는 그 작은 칩으로도 그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을진저 하물며 하나님이실까 보냐 말이다.
어려서 007영화나 그 시대 환상 공상영화는 정말 황당했다. 그게 어디 가당치나 한가 싶었던 것이 벌써 현실이 된지 오래다. 그 역시 얼마나 더 발전하고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를 지배하고 이끌어 갈지 귀추가 궁금하다. 공상과학영화에서 볼 수 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대는 그렇게 오래 걸릴 것 같지 않다. 달로 신혼여행 갈 수 있는 대중화 시기도 눈앞에 전개될 날이 오래지 않을 것 같다. 로봇이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 보조역할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로봇세상이 오지는 않을까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으나 거의 틀림없을 과학의 분위기다. 동물과 식물들의 유전자 변형 연구 속도를 감안하면 인간 유전자 변형 시대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종 변형까지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리 문명이 발전하고 문화의 수준이 높아 갈지라도 나 영혼의 해갈은 그리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는 점이다.
오늘 제3의 물결의 저자 엘빈 토플러가 세상을 떠났다는 외신을 봤다. 제3의 물결을 넘어 대격변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거나 이미 그 속에 잠겨있는 우리들이다. 그러나 아무리 문명이 발전해도 사람이 영생불멸하지는 않을 것이고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라는 것이다. 자기 영혼을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다. 문명은 두 얼굴을 하고 있다. 한정 없이 우리를 편하게 하는 것 같으나 나 영혼을 주께로부터 멀리한다. 시대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도 자기 영혼을 더 돌아보는 지혜와 영성이 절실한 요즈음이다.
글. 이동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