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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유럽여행에서 받았던 그 감동을 말로다 기술하기 어렵다. 물론 우리나라보다 못한 곳을 다녀와 값싼 위로를 받고 우리나라가 제법 부자나라구나 하고 긍지를 느낄 수도 있겠으나 한번을 가도 선진국을 다녀와야 한다는 것이 나의 해외여행 지론 첫째다. 정말 대단했다. 우리가 삼국시대를 지나고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지나 짧은 기간이라도 이웃 일본에 주권을 뺏기고 최하층민의 삶을 살 때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진 일들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아니 어떻게 기원전에 저런 건축물을 조성하였으며 1세기 2세기 3세기 하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그 엄청난 건축이 가능했다는 것이 기가 찼다. 독일 명문대에서 오랜 후 학위를 끝내고 돌아온 친구가 이 같은 나의 유럽 방문담을 듣고는 그랬다. ‘그건 이 목사가 많이 알기 때문이야’ ‘여행이란 아는 것만큼 보인다’ 했다.
평생 특수교육에 몸담았던 동생이 오래전에 들려줬던 이야기다. 그들을 지도하며 일어난 일을 듣다보면 그게 웃어야 될 일인지 울어야 될 일인지도 모를 정도다. 예로 맹인들도 소풍을 가고 TV도 보고 영화도 본다. 듣지 못하는 사람들도 음악회를 간다. 비장애인 소위 정상인의 입장에서는 맹인이 뭘 본다 말인가 그냥 집에 들어앉자 있지 하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그렇지만도 않다. 꼭 눈으로 보아야 보는 것이며, 귀로 들어야만 듣는 것일까. 듣고 보는 것의 의미를 새로이 할 필요도 있어 보이는 것도 맞다. 그때 특수교육 교사가 하는 이야기다.
한번은 학생들을 데리고 야외를 갔다. 학생 왈 ‘선생님 뭐가 보입니까?’ 선생님 왈 ‘아, 해가 산에 걸려 있구나’ 다시 학생 왈 ‘예 선생님 달이 빨래가 척 걸려 있듯 걸려 있지요’ 이러면 일반인으로서는 더 할 말이 없다. 아무튼 배꼽을 잡는 이런 유의 이야기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자기들 마음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모른다는 것의 치명적인 약점은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내가 그리스 국립 박물관 전면에 기록된 소크라테스를 소개하며 했던 말이다. 정말 철학의 아버지 같이 대단한 한 마디다. “제 자신을 알라”
보이는 것이든 경험으로 축적된 것이든 배운 것이든 모른다는 것은 아는 것만 아는 것이다. 아는 것밖에는 모르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 자체를 모른다. 알고 있는 것만이 전부인양 고집하고 주장하는 이상한 상태가 된다. 대화가 안 된다. 대책이 없다. 그래서 아는 것이 중요한 것도 아니고 모른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알아도 더 알려 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만 못하고, 몰라도 모르는 것을 알면 모른다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앎에 대한 겸손이 있고 모름에 대한 인정이 있어 열려있고 배우려 한다면 알고 모르고는 이미 경계가 없어진 셈이다. 그러나 참 그렇지 못한 것이 보통이다. 모른다는 것을 모르고, 적게 알고 있다는 것에 깨어있지 못하고,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모름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고 마음도 귀도 지식 저장고도 열려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면 닫혀 있는 모름의 상태가 전부다.
신앙의 세계는 물리적이거나 계수로 확증하는 경우가 없어 더욱 그렇다. 무지함에도 알고 있는 것이 전부라는 것을 잘 모른다. 아무나 대놓고 자기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한다. 주위 목사님들 가운데도 엄청 그렇다. 반면 공부를 좀 하신 분들과는 논의가 재밌다. 모르는 것을 서로 인정하는 분위기에서 대화가 생산적이다. 그렇다. 계속 더 많은 글을 읽고 경험을 검증하고 성령의 깨우치심에 의지해야 하나 할 일 없이 게으르게 보내고 더 배우지도 반성하지도 않으면 절망이다. 그러면 이야기를 더 할 수 없다. 해도 모른다. 옛 어른들이 자주 하신 말씀들이 맞다. 셋이 길을 걸으면 그중 스승이 하나는 있다 하셨다. 주위에 배울 것이 많은 스승들이 늘렸다. 늘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오, 주여! 저에게 이제 이후에라도 끊임없이 신령한 세계를 가르쳐 주소서. 주님과 주님의 세계를 더 알고파합니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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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우쳐 주옵소서!
두 어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