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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아이가 예수 믿고 산지 꼭 50년이 지났다. 올해 이달(3월)부터 51년째 접어든다. 오래된 이야기다. 고등학교 시절 단짝 친구가 있었다. 짧은 점심시간에도 불구하고 운동장 한쪽의 큰 나무 밑에서 신을 이야기 하고 신앙을 얘기하고 진로를 얘기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같이 고민 했던 친구였다. 학창 시절 그 친구의 별명은 목사였다. 워낙 교회스럽고 예수쟁이다울 뿐 아니라 하는 짓도 착해서 여러 친구들이 그렇게 부르곤 했다. 반면 나는 같이 교회 열심쟁이긴 해도 지금이나 예나 가까이 하기 까다로운 강직한 친구였을 뿐이었다. 열심쟁이인 내가 기독학생회 회장을 했지만 그 친구가 나를 많이 도와주었다. 그러던 그는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 후 경찰대를 나와 경찰이 되었다. 졸업과 동시 청와대 근무를 하더니 그게 인연이 되어 집권당 대통령후보 경호를 이어 그 후보가 당선된 후 계속 청와대에서 제법 오래 근무를 했다. 그렇게 서로 다른 길을 찾아 바쁜 날을 보내면서도 몇 번 만나 정을 나누면서 그 교회 스럽던 친구가 제법 욕을 하는 것을 들으며 신기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자네 욕을 제법 하네’ 하고 같이 웃었다. 반면 처음부터 끝까지 욕에서 욕으로 이어지던 고등학교 시절의 상스러운 말버릇이 어느새 목사님이 될 신학생의 세월을 보내는 내게는 씻은 듯이 사라졌다. 시간이 많이 지나 혹 설교 중 일부러라도 쌍소리를 사용하면 그게 낯설게 여겨질 정도로 말이 다듬어졌다. 그렇게 친했던 친구가 하나는 경찰로 하나는 목사가 되어 각각 자기 길을 갔다.
지난날들을 뒤돌아보며 작은 사례를 통해 그리스도인 됨이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다. 지금도 그리스도인 됨의 참된 의미를 찾아 묵상을 거듭하나 여전히 잘 모르겠다 싶다. 며칠째 기도하며 답답한 심정을 주께 아뢸 때마다 ‘주 예수여,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저는 죄인입니다’라고 해서야 심령이 터질 듯 열려지고 기도를 계속한다. 그러면서 요양병원에서 만나는 지난 시절 신앙생활 잘 하셨다는 권사님들의 심한 치매며 또 다른 예수쟁이들의 용납하기 어려울 만큼의 고장 나고 엉터리 모습에 다시 묻는 것이다. 도대체 예수 믿는다 는 것이 무엇인가. 젊은 날 하나님 섬긴다고 날뛰던 것들은 다 무엇이었는가. 이렇게 간단히 답을 내기 어려운 질문을 계속 던지던 어느 날 ‘하나님을 깊이 느끼는 영성이란 무엇일까’ 하다 번쩍하며 영성의 반대편에 있는 세속화라는 말속에는 결국 물질주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렇구나 늘 교회 안에서 하던 말 속에 답이 있었다. 보이지 않고 볼 수도 없는 영에 대한 이해가 더해질수록 결국 보이지 않는 것의 반대편에 있는 보이는 세상의 부귀와 영화, 가지는 것에 대하여 멀어져 가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밀려온 것이다. 돈이 매우 필요하기도 하고 돈이 아쉬웠던 때가 적지 아니 하였음에도 돈으로 상징되는 보이는 것 혹은 소유하는 것이야 말로 영혼을 오염시키고 신령한 것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가가 보인다. 윤리나 도덕적 규범에 투철한 것이 영성이 아님에도 윤리와 도덕 규범을 결코 초월하지 않고 그 속에서 그것을 지키면서도 마침내 그 보다 더 깊고 높은 세계에 있는 무소유의 자유함이야말로 추구해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건강도 별 좋지 않은 것을 핑계하여 아주 한적한 곳 깊은 곳에 들어가 하나님을 찾고 성경을 묵상하며 나의 영혼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다. 이는 언제도 끊이지 않은 숨은 나의 소원이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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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을 묵상한다.
두 어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