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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는 소문에, 끝내 확인은 되지 않았다, 어떤 고명한 목사님이 오래 사시더니 심한 치매에 들렸다 했다. 심지어 그가 평생을 지켜온 신앙을 지키지 못하셨다나, 주 예수의 구원을 부인 한다나 별 소리가 다 들렸다.
다른 사례다. 정말 총명한 권사님이셨다. 비록 자식들과 떨어져 요양병원에 계시지만 구십이 가까운 연세에도 여름철이라 하여 모시옷을 다듬어 곱게 차려 입고 예배에 참석하셨던 분이다. 젊은 목사가 좋아한다 하여 그 연세에도 실력을 발휘해 맛있게 추어탕국을 끓어오셨다. 그 사랑과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말씀도 예의도 한 점 흐트러짐이 없이 단정한 권사님이셨다. 그러던 분이 화장실에서 넘어지셨다더니만 몇 주 교회를 못 나오시더니 함께 심한 기억 상실증과 판단부족이 나타나고 인지능력이 뚝 떨어졌다. 평생 교회생활을 하신 분이셨으나 ‘제가 목사입니다.’ 해야 목사님이시구나 하며 겨우 따라하셨다.
불시에 닫았던 생활협동조합의 요양병원이 다시 문을 열게 되면서 몇 달 떠나계시던 연만한 몇 분이 가족들의 보호를 받으며 돌아 오셨다. 그 중 몇 분은 영 딴 분이 되셨다. 기력도 기억도 인지도 관계에 대한 이해도 모조리 망가지셨다. 어떻게 맞이하고 도와드려야 할지를 몰라 안타깝기만 했다. 교회가 있고 목사가 있는 병원이라 하여 애써 돌아오신 한 권사님 얘기다. 계속 목사를 찾는다기에 반갑게 인사를 했으나 곧 아저씨라고도 하고 기도해 달라고도 했다가 자기가 저주를 받았다고도 하고 영양제를 맞고는 싶으나 돈이 없다며 걱정을 태산같이 하기도 했다. 치매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알려진 것만큼 일반은 잘 모른다. 치매라고 하면 아예 바보가 된 것처럼 알거나 영 엉뚱한 짓을 하는 정도로만 안다. 아는 것과는 많이 다른 병이다. 심지어 관련 전문의가 아니면 치매에 대한 이해가 대단히 박약하다. 치매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뇌손실 뇌이상 뇌노화 현상이다. 같은 연령에도 체력이나 체질상태가 다르듯 같은 나이에도 뇌의 노화상태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뇌혈관과 뇌에 흘러 다니는 혈액의 상태와 직결되어있다. 역시 혈관과 그 속을 흐르는 피의 문제다. 병이라 하니 병이지만 마치 생로병사와 같이 오래 살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노화의 과정이자 상태다. 다시 말해 자신의 미래 모습이다. 병이라는 게 별것인가. 정도의 차로 경중을 따지듯 치매 역시 젊은 날의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로부터 조금씩조금씩 떨어지고 약해지는 뇌의 노화현상이다. 따라서 정도의 차가 있을 뿐 치매는 거의 모든 고령의 노인들에게서 나타난다. 정도의 차로 기억을 상실하고 인지능력이 손상을 입고 혹 제대로 보행이나 신변처리가 안 되거나 더러 폭행 폭력 등의 양상을 띠지 않으면 노년기 로 정상이다. 그런 어머니 아버지를 보고 우리 아버지 엄마 치매 걸렸다 하면 안 된다. 일반이 쉽게 드라마나 보도를 통해 볼 수 있는 경우는 아주 끔찍한 경우다. 아들 딸 남편 아내 누가 누구인지 그 살가운 가족들이 구분되지 않고 이상한 행동을 되풀이하면 가족이라도 감당하기 어렵다. 모두 죽어날 형편까지도 갈 수 있다. 그래서 묻는 말이다. 내 어머니 아버지 그렇게까지 망가지면 어쩔 참인가. 요양병원에 맡겨놓았다 하여 자식으로 할 일 다 한 것인가. 이렇게 도저히 다른 누군가는 정상생활을 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가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고 평생 나를 위해 사신 그분들 돌보지 않고도 자식이라 할 수 있으며 사람 노릇했다 할 수 있을까. 도저히 그렇게 살 수 없는 현대사회 구조 앞에서 한없이 부끄럽고 절망한다. 더불어 그 과정을 면할 수 없는 자신을 그려보며 하나님 앞에서 한없이 겸손해진다. 도리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도 불안이지만 불안마저 별무소득이다.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주님 부르시는 날까지 제 정신 잃지 않고 끝까지 그리던 그 나라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싶다. 한 많은 육체를 벗어날 때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를 의지하고 주님이 다스리시는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만이 남은 소망이다. 평생을 섬겼던 주님을 이제 만나러 가는 것이다. 혹 마지막 숨을 거두는 그 순간까지라도 진리를 전하고 가르칠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큰 영광이 없을 것이다. 오, 주여! 비천한 영혼이 예수 알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것만으로도 큰 다행이었습니다. 주님 내 영혼을 당신께 부탁드립니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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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나 영혼을 붙드소서!
두 어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