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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굴지의 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의 병원에서 30년을 가르치며 전문의로 살아 왔으니 그만한 배짱이 있을 법 하였다. 그는 나에게 아주 소상히 치밀하게 많은 얘기들을 했다. 그가 내게 했던 말들(처방)은 정말 신기하게도 맞아 떨어졌다. 그를 만나 감탄을 아끼지 않았던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다.
한 예로 내 병든 육체의 한 모양은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쉬 잠들지도 않지만 두 번 세 번 깨다 보면 늘 몸이 개운치 않았다. 혈압이 안정되려면 잠을 잘 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부교감 신경을 항진 시켜 줘야 하는데 잠을 제대로 못자니 늘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있다 . 그래서 많은 설들이 시중에 나와 있기도 하고 많은 이들은 아예 수면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점 그의 처방은 간단했다. ‘그냥 자려고 해라’ 했다. 머리속으로 숫자를 세거나 하지 말고 그냥 자야겠다 하면 잠이 든다 는 것이었다. 정말 나는 그렇게 불면을 고쳤다. 주위 불면으로 고생하는 이도 그렇게 조언 했더니 그도 고쳤다는 말을 들었다.
다른 예다. 내가 이렇게 고생하는 것은 생각이 많아서 마음이 지쳐 있다며 ‘생각을 중지하라’ 했다. 머리를 사용하지 말고 몸으로 그냥 느껴보라는 것이 핵심이었다. 좋은 경치를 보며 애써 생각하지 말고 눈으로 코로 몸으로 그냥 느끼기만 하라는 것이다.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으나 환자의 입장에서 의사인 그가 시키는 대로 그렇게 해보려 했다. 정말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안정되었다. 그냥 몸으로 느끼기만 하라는 말에 몸이 말을 들었다.
그렇게 대화를 이어가던 어느 날 내가 ‘교수님의 그 “사소한” 뭐시니거시니....’ 했던 적이 있었다. 점잖은 그가 꽤 발끈했다. “그건 사소한 것이 아닙니다.” 난 아차, 내가 실수 했구나 싶었다. 그가 내게 하는 전화상의 처방은 정말정말 사소한 어쭙잖은 하찮은 것들이었다. 그러나 그 하찮은 것들은 결코 하찮은 것들이 아니었다. 그것은 꽤 효과가 있었다. 심지어 무지무지 어려웠다. 너무 쉽고 하찮은 것이었으나 그것은 그리 사소하지도 단순하지도 않았다.
사실 세상 대부분의 중요한 일들은 사소한 것들이다. 아프리카의 경우가 있긴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물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대부분 물을 물같이 헤프게 쓴다. 공기는 정말 건강에 중요한 것이지만 공기를 ‘아, 귀하다.’ 하지 않는다. 거의 죽을 지경이 되어서야 공기 좋은 곳을 찾아 떠난다. 어렸을 적 그렇게도 많이 들었던 엄마의 잔소리들이 그랬다. 손 씻고 밥 먹어라, 양치질하고 자라, 숙제 했나, 공부해라 같이 손 씻는 것 양치질 하는 것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유소년시절 손만 잘 씻어도 해결할 수 있는 질환들이 많다. 치아건강은 무지무지 중요하다. 상하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복구의 과정이며 결과가 엄청 고통스럽다. 그리고 보니 실은 엄청 중요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 사소한 것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중요하지만 사소하게 보이지 않는 것도 없다. 비단 세상일만 그런 것도 아니다. 신앙생활도 그렇다. 매일의 기도생활은 그렇지 않으며, 규칙적인 성경묵상의 생활은 아니 그런가. 영적생활 역시 사소한 것과 엄청 중요한 것이 함께 엮어져있다. 사소하지 않은 것이 없고 동시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 사소한 것에 미래가 갈라진다. 그 사소한 것 속에 행복과 성공이 숨겨있다. 기억 속에 선명한 책이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그 책이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지기 전에 거의 출간 동시에 우연히 어떤 서점에서 샀다. 읽고는 너무 놀라 당시 청년들과 소그룹에서 공동독서도 하고 선물도 20권 넘게 했었다. 그 후 성공하는 어쩌구저쩌구 하는 책들이 쏟아졌다. 그 핵심이 그랬다. 중요한 것과 급한 것 바쁜 것을 구분 했다. 성공하는 사람은 당장에는 급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지만 사소하지만 장차 중요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것이었다. 사소한 것 속에 진짜 중요한 것이 있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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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
두 어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