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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을 넘었다. “환갑”에는 다분히 한 바퀴를 살았다는 회고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나머지 한 바퀴를 살면 성경이 얘기하고, 현대의학이 가장 가깝게 주장하는 인류의 생존연한인 120년 한생이다. 미리 말하지만 고대 인류는 엄청 오래 살았다. 모두셀라는 969세를 살았다. 그러나 아담이후 영적존재는 아담의 죄로 인한 가시와 엉겅퀴 때문일까 수명이 많이 줄었다. 땅에는 가시와 엉겅퀴가 돋아나 땀 흘려 노동해야 하고, 그나마도 하늘을 보고 땅을 보고 힘을 다해 수고해야 겨우 먹거리를 장만했다. 고생이 너무 많아서 일까 그리 오래 못 살았다. 사람이 먹는 일에 염려를 놓은 것이 오래지 않는다. 근대 들어 인류의 수명이 급속이 늘었다 고는 하나 100세에 미치는 이가 별로 없고 성경도 사람이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 했다. 90을 넘으면 자식들이 주위 칭송을 듣는 장수다. 우리나라의 경우 백수하면 대통령이 장수 지팡이 드린단다. 긴 것 같지 않은 지난 육십년을 돌아본다.
지난 전반기 60년을 돌아보니 거의 20년 주기로 큰 트렌드의 변화가 있었다 는 생각이 든다. 20대 초 전화기의 대중화와 칼라TV의 보급이 삶을 많이 바꿔놓았다. 결혼 후 세탁기와 주방기기인 가스레인지도 큰 변화에 일조했다. 화장실과 욕실을 집안으로 끌고 들어온 아파트라는 주거환경의 변화와 핸드폰 승용차는 변화에 기름을 부었다. 아마도 아들 딸 세대는 10년 주기 정도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보다 더 빠른 것도 많으나 크게 세대를 구분하니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너무 늦어도 생고생이지만 너무 빠르게 나아갈 것도 없다. 그것은 너무 비실존적이다. 땅값 집값 올라 갈 것만 바라고 오늘은 너무 각박하게 사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동훈 가로되 그러니 땅값 오르고 집값 오르는데 너무 연연할 것 없다. 돈이 남아 돌면 미리 사두면 될 것이고 그렇게 못해도 괜찮다. 형편대로 살면 된다. 남들 뛰는데 같이 뛸 정도만 되면 괜찮은 편이다. 그래도 남은 변수는 불가항력의 변수다. 이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겸손해야 하는 진정한 대목이다.
군에서 배운 것이다. 그나마도 군생활 중 아주 짧은 경험의 하나였으나 깨달은 것이 많아서다. 논산 훈련소에서 그리고 유격 훈련 중 해보았다. 군이라고 하나 별로 맨땅에서 굴 때가 없었는데 모처럼 군인답게 맨땅에서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자빠지고 흙에서 뒹굴었다. 그중에 ‘낮은 포복’ ‘철조망 통과’가 있다. 낮은 포복은 배를 땅에 바짝 붙여서 자세를 낮춘 채 앞으로 나아가는 훈련이다. 철조망 통과는 포탄이 빗발치듯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날 때를 가상 철조망 아래를 기준으로 위로 본채 머리 들지 않고 기어서 전진하는 것이다. 둘 다 자기를 낮추고 숨기고 어떻게든 앞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훈련이다.
신학교 졸업을 앞두고 한 나이 많은 친구가 이동훈씨는 앞으로 큰 일 할게다. 꼭 공부를 더 해서 교수가 되라 했다. 동훈 왈 ‘형, 나는 지역교회 목사가 되고 싶어’ 했다. 그러니 그 형이 ‘ 그러면 꼭 서울 가라’ 했다. ‘동훈씨는 서울이 낫다’ 했다. 시간이 흘러 나는 김기동목사라는 이단의 괴수에게서 큰 은혜를 받고, 깨달음이 있어 천지가 어떻게 될지도 모른 채 좋아하고 행복해 했다. 그사이 내 모든 성공의 가능성이 풍비박산되는 것을 모른 채 목회는 왜소해지고 억울하지는 않으나 쓰리고 외롭고 아픈 때가 있었다. 종종 지금은 문자 그대로 ‘낮은 포복’의 때요 ‘철조망 통과’의 때라 정의했다. 그리고도 시간이 많이 더 지났다. 내 인격이 좀 더 고매하고 신중하든지 아님 내가 조금 더 시대사정에 지혜롭고 요령이 있었으면 이 고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으나 나는 너무 인격적이지 못하고 거칠고 야생적 이고 예수께만 사로 잡혀 다른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나를 사랑하고 믿고 따르던 이들이 다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측면도 있었다. 누구 탓할 일이 아니다, 모든 게 내 탓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었어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고 여전히 낮은 포복을 간다. 철조망 통과 신세다. 진리를 알고 성경을 알았으니 억울할 것은 없다. 아이들 잘 자라 준 것 감사하고 위협 받았던 건강도 많이 회복되었다. 내 속에 있는 진리를 세상에 얘기하고 싶은 기회를 여전히 기다린다. 많은 글에도 불구하고 아직 입 밖에 내어 보지 않은 말들이 있다. 위험천만한 것도 있어 세상에 내어놓고 솔직하게 대화해보고 싶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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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낮은 포복, 철조망 통과의 때이다.
두 어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