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7.

씨네‘국제시장’의 감동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5.10.04. 16:48:12 글쓴이IP: 121.175.24.162

한국의 문화가 진짜 고품격 일까? K-pop 이니 한류니 장사꾼들의 말장난이 난무하지만 제법 여러 나라를 다녀 본 나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깊이가 없어 천박하고 내용 없이 겉모양이다. 물론 불과 100년 남짓하여 세계 최빈국이라는 폐허와 불모지에서 이렇게 살기가 나아진 것은 분명 괄목할만한 변화라 하겠다. 그러나 좀 더 정확히 들여다보면 먹고 사는 일만 나아졌을 뿐 참 삶의 질은 형편없다. 며칠 전에도 발표된 그래도 무려 십 수 년째 OECD 자살률 1위를 지키고 있다. 다른 무슨 말로 변명을 해도 계층마다 세대마다 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썩어빠진 정치꾼들이 나라살림을 이렇게 형편없이 하고도 이 정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을 보면 다른 여러 나라 정치 지도자들은 얼마나 무능하며 얼마나 오판하였으며 얼마나 해쳐 먹었을까 상상이 안 될 정도다. 영화 ‘국제시장’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 많이 곁길로 빠졌다.
한국 영화에 대하여 어렸을 때의 매번 실망이 잊히지 않는다. 영화 마니아 셨던 아버지는 아예 한국영화는 볼 생각도 않으셨고 이따금 혹평을 쏟아 놓으셨다. 작년 이순신 장군을 그린 영화가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 했다지만 형편없는 영화였다. 연평해전도 마찬가지다. 괜히 무지하고 어리석은 국민대중의 시대착오적인 전체주의 애국심을 부추긴 결과일 뿐 영화 진짜 별로였다. 최근의 1000만 돌파 흥행 성공작 이라는 것들은 대부분 개봉관 독식에 의한 거대 자본의 수작 일 뿐 진짜 좋은 영화와는 한 참 거리가 멀었다. 보는 사람의 가치와 관심 관점에 따라 달리 평가 할 수도 있겠으나 일부 속내를 드러내는 지식인들의 평가를 살펴보면 맞는 말이다. 이왕 영화 얘기가 나왔으니 난 ‘서편제’를 한국 영화로는 최고라 생각한다.
‘국제시장’도 그렇게 전 국민이 줄을 서 대박을 퍼뜨릴 만큼 대단한 영화는 아니었다. 감독 이 아버지의 지난 삶을 그려 보고 싶었다고 했던 그대로 지난 세월 그런 삶을 사셨던 아버지가 거기 있었다. 스토리가 퍽이나 감동적인 것도 심금을 울리는 무슨 뼈저린 메시지도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의 성공한 영화들에 담긴 큰 어떤 것이 거기는 없었다. 그냥 우리네가 살아온 생이 마치 기록영화 같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났을까. 눈물이니 울음은 애타게 본인이 능동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고 그냥 흘러내리는 경우가 있어 둘은 아주 서로 다르다 는 것을 그때 처음 구분할 수 있었다. 어떤 경우 실컷 울고 싶고 울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가슴을 치며 울어 볼 수 있을 것이나 ‘국제시장’은 그냥 줄줄 흘러 내렸다. 의지를 세워 억제 하려해도 그냥 눈가에 흘러 내렸다. 큰 메시지도 감동이 없었음에도 심지어 참으려해도 눈물이 그냥 흘러내렸다. 눈물은 무엇인가 언제 흘러내리는 가를 물어볼만한 경험이었다. 그런 의미 국제시장은 성공작 이었다. 한번 실컷 울고 싶은 소시민의 마음을 아는 듯 영화는 눈물을 만들어 내었다. 이것이 내 하고 싶은 말이다. 왜 성령의 하시는 일에 이런 감동이 없을까. 왜 하나님을 생각하며 이 같은 눈물흘림의 기억이 없을까. 펑펑 울어보기는 했으나 주르륵 흘러내리는 기억은 없다. 애통해 하며 자신을 꾸짖으며 괴로워하며 가슴을 치고 울어본 적은 있으나 ‘국제시장’처럼 주룩주룩 주체할 수 없도록 눈물이 흘러본 적은 없다. 나여 내 영혼아 너는 어찌 그리 마음이 메말랐는가? 글. 이동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