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나안’교인은 벌써 오래된 교회 내의 냉소적 표현이다. 가나안을 뒤집으면 ‘안나가’이다. 교인은 교인인데 교회를 ‘안나가’는 교인이다. 마음은 구원의 예수를 영접하고 천국을 사모하는 열심히 있고 교회의 많은 가르침을 인정하면서도 여러 이유로 현실의 교회당에는 나가지 않는 교인이다. 명목상의 교인이다. 이름만 무늬만 교인이라는 뜻인데 대단히 불순하고 불쾌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단순하지만은 않다. 이름만 교인이라 하여 교인의 의무를 저버리거나 태도가 불순한 것도 아니고 교회를 영 떠난 것도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교회생활에 충실한 교인 못지않게 기독교적 봉사와 수고를 많이 하는 경우도 흔하다. 심지어 신앙의 본질에 더 충실해보이기 까지 하다. 다만 보이는 제도로서의 교회를 거부하는 것이다. 하는 짓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현재 교회의 하는 짓이 못마땅하고 동의되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어릴 적부터 갖가지 교회생활에 열심하고 전도도 많이 하고 각종 직분도 맡아 충성을 다하여 좋을 결과를 보여준 이들도 많다. 그러다 점차 교회의 민낯을 보게 되면서 멀어진 것이다. 이들 중에는 보다 지식인 교인들이 많다. 교회에 대한 일정한 이해가 있고 나름의 철학이 정립된 교인들이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 교회생활을 하고 교회를 배워가면서 더 교회가 귀하고 교회를 가까이 해야 옳은데 그러기에는 교회가 교회로서의 모습에서 떠나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교회의 인도자인 목사와 중진들의 모습이 일찍부터 듣고 배웠던 교회가 아닌 것을 어떤 계기로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런 명목상의 교인 현상은 우리나라 교회만의 문제도 아니고 어제 오늘의 문제만도 아니다. 일찍 기독교회 전성기를 가졌던 유럽에서부터 전 세계로 확산된 현상이다. 그 비율이 무려 전체 기독교인의 44%로 7억 이상이다. 이들은 장례식 결혼식 등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는 날만 교회를 찾거나 기독교 의식을 가지고 마음의 위로를 삼고 교인됨을 확인하고 다시 돌아선다. 이들에게는 교회됨이 없다. 교회 공동체 안의 교제와 교회가 함께 가야 할 의무나 사명도 없다. 종교인으로서의 의식과 기독교에 대한 회상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가나안’교인은 그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로서는 시작에 불과해 보인다. 교회가 외적 성장과 외형 규모에서 떠나 참 교회로 돌아오지 않으면 교회의 사람이고 싶으나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만 갈 것이다. 그 중앙에 교회의 얼굴인 목사가 있고 그림자 같이 유력 장로와 집사들이 있다. 목사의 교양과 인격과 지식이며 상식이 무엇보다도 말과 삶이 일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독교적 영성에 대한 이해가 없고 배는 기름져 태산같이 불러 터졌고 깊이는 일반의 상에 너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거룩을 조장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외식에 익숙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워낙 교회가 참 교회에서 멀어진 것이다. 전도하고 성장을 외치기 전에 교회가 교회로 돌아가기만 해도 오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오리라 싶다. 참 교회를 찾는 한국교회의 대오각성이 절실하다. 막장 토론이 필요하다. 어디에서 부터인가 신선한 바람이 불어와야 한다. 글. 이동훈 목사 |
|
‘가나안’ 교인을 아시나요?
내가 예수 믿어 얻은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