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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사가 아니다. 더욱 치매라는 뇌질환과 관련하여 한마디 할 수 있는 신경과 전문의도 물론 아니다. 그러니 목사라고 뭐든 아는 것처럼 주제넘게 아무렇게나 끼어들면 안 된다. 그러나 혹 가까이는 ‘어머니 없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 갈 수 있을까’ 생각했던 90세 가까운 노모를 모신 아들로서 또 수년 간 요양병원을 운영하며 보고 들었던 꽤 많은 노인들에 대한 상당한 관심과 정보를 감안하면 뭐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하여 하는 말이다. 그렇다고 의료법에 저촉될만한 전문적인 이야기는 아니고 대단히 상식적인 그럼에도 잘 모르는 말이다.
거의 모든 지식이라는 지식이 그렇듯 치매 역시 오해가 크다. 보통은 집에 어른이 어느 날부터인가 벽에 똥칠 하거나 늘상의 남편을 보고 오빠니 아들이라거나 아예 주위 사람을 못 알아보면 저 양반 치매가 걸렸나 한다. 치매는 일반의 어르신들과 그 어르신들을 모시고 있는 자녀들이 ‘치매만큼은....’ 하고 정나미 떨어져 하는 병이다. 영 틀린 말은 아니지만 너무 부족하여 거의 틀린 말이다. 치매는 대부분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뇌질환의 하나다. 뇌가 우리 얼굴이 나이가 들면서 주름이 생기듯 노화되어 가는 과정이다. 단순한 노화 과정만은 아니고 여러 변수를 동반하는 다양한 경우들이 있지만 세월과 함께 찾아오는 노화가 주요 원인이다. 원인이 구체적으로 뭣이든 뇌가 상한 경우다.
사람은 뇌가 명령하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는다. 시신경이 상해 보지 못하고 청각 기능이 상해 듣지 못하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 같은 이치로 어떤 이유로든지 뇌가 오작동을 하면 뇌는 오작동된 명령을 하고 그 명령을 받은 사람은 그에 의하여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한다. 치매라는 증세는 사람이 악해서도 못되어서도 아니고 원론적으로는 관련된 뇌가 상한 것이다. 상한 뇌의 명령이 보통의 경우를 상당히 벗어나면 문제가 되고 웬만하면 그냥 넘어간다. 예배당으로 내려오는 계단 입구에 ‘사람의 생명은 피에 있다.’는 성경구절을 심어놓았다. 다른 많은 말씀 중에 너무도 오묘하고 중요하다 여겨서이다. 피는 온몸을 돌아다니며 영양과 산소를 공급한다. 피는 흐르지 않는 곳이 없다. 피를 운반하는 혈관과 혈관 속의 피는 전신에 걸쳐있다. 따라서 병이라는 병은 모두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몸속의 모든 장기와 기능이 혈관의 상태나 피의 성분이나 상태와 무관하지 않다. 치매는 전형적인 혈관성 질환이다. 흔히 알려진 당뇨병증, 뇌혈관병, 심혈관 병들과 근본이 같은 노화의 과정 노인성 질환이다. 암과 마찬가지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 연수만큼 가능성이 높고 정도가 심해지는 것도 같다. 자녀들의 입에서 우리 엄마가, 아버지가 옛날 같지 않다는 말이 그 말이다. 아버지 어머니가 연수와 함께 옛 같을 수가 없음 같이 치매라는 병이 뇌의 노화로 뇌의 오작동으로 엄마 아버지를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세월과 함께 총명하고 지혜롭던 아버지 어머니는 어딘가로 가시고 딴판의 아버지 어머니가 곁에 계시는 것이다. 이를 잘 모르고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주변 가족들의 지식과 이해의 문제이지 정작 그 아버지 어머니에게는 도리 없는 늙음의 연장일 뿐이다.
늙음이 피해갈 수 없음같이 치매는 장수와 함께 피할 수 없는 병이다. 이를 늦추거나 순화시킨다 하지만 뇌를 다치지 말고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많은 경우들을 떠들어 대지만 큰 의미가 있을까 싶다. 일평생 살아온 삶의 궤적이 온몸에 피 속에 녹아 뇌 건강을 좌우하니 막을 길이 없다는 말이 더 옳다. 오히려 치매는 하늘 보다 높고 바다 보다 깊은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을 뒤돌아보게 하는 사랑의 방망이가 아닌가 싶다. 차라리 드디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하고 몸짓을 할 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요령과 기술을 배워야 하는 것이 치매다.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 앞에 나의 민모습을 보게 하는 것이 치매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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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관한 묵상
대통령의 진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