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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드물게, 너무도 작은 규모의 목회로 일생을 살아온 것을 되돌아 볼 때가 있다. 진작 능력의 한계를 잘 알아서 인지 아님 이미 이 작은 목회에 익숙해서인지 크게 억울하지도 답답하지도 않는 것이 때로 신기하다. 신학대학원 졸업시즌 가까운 몇몇 친구들이 나더러 공부도 잘 하고 열심도 있으니 큰 목회를 할 것이라는 덕담을 남겨준 것이 무색하도록 이렇게 가난한 목회가 내 전부가 되었다. 기본적으로 큰 목회를 할 역량이 못되었고 또 큰 목회를 탐할 만큼 교활하지 못하였지 않나 싶다. 만일 더 많은 회중들 속에 있었더라면, 좀 더 지식이 있고 문화적 기반이 있는 회중들 사이에 있었더라면 호소력있는 설교와 가르침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을 자극하고 그들의 삶을 변화 시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더 늦지 않게 신앙의 본질, 신앙인의 참된 삶에 대하여 자각이 깊어지고 신앙의 눈을 떴다. 나도 무려 40년 전- 벌써 그렇게 세월이 흘렀나?- 20대 초반에는 공설운동장이며 구덕실내체육관 또 부산역 광장의 부흥회에 참석하여 말씀을 듣는 중 교회의 외적 성장에 이끌렸었다. 그들 유명 부흥 강사들은 대부분 ‘전도’와 ‘증인’의 삶을 교회 외적 성장과 구별하지 않고 그게 그것인 것처럼 마구 사용했고 나 역시 둘을 구분하지 못했다. 마치 우리나라 경제가 해마다 연말이면 얼마 수출 달성하고 초고도 성장을 자랑할 때 교회를 외적으로 성장 시키는 것이 대단히 매력적이고 큰 사명으로 생각되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빠져있기를 짧은 시간도 아니었다. 수십 년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어디나 기독교회 간판을 걸고 십자가를 걸기만 해도 교인이 모이던 시절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교회는 어느새 우리 사회의 못난 미운 오리새끼가 되었다. 그렇게 사랑하던 교회가 사회의 밉상꾸러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대중식당에서 ‘목사님!’ 하는 소리가 들리면 그렇게 정겹고 어느 목사님이 여기 계시구나 하고 기분 좋아 하던 시기가 지나고 이제는 차라리 창피하고 낯 간지러운 시대가 되어 버렸다면 지나친 교회 비하일까. 주님께서 듣고 무례하다 나를 책망하실까. 교회 환경이 이렇게 변해온 사이 내 읽은 책의 분량이 늘고 내 생각이 깊어지면서 교회성장이라는 독약의 민모습을 보게 되었다. 참 교회가 어떤 것임을 원점에서 돌아보게 된 것이다. 즉 주께서 세우시고 하셨던 원형의 교회를 좀 더 다양하게 그리고 깊고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것이다.
내가 교회 규모에 대하여 신기하리만큼 고민하지 않는 배후에는 이 같은 배경이 있다. 그리고 대신 발견한 것이 주님이 한국교회에 남겨 놓으신 그루터기들이다. 하늘 똥구멍이라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첨탑의 문제가 아니었다. 크리스천 대통령도, 총리도, 장관도, 국회의원도, 시덥잖은 중견간부도, 의사도, 교수고, 교사도 하다못해 동사무소 직원이라도 교인이 있어야 하는 것이 전혀 아니었다. 주님은 너무도 일찍 아예 처음부터 저 성전을 헐어라 하셨고 신분과 지위와 재화의 많고 적음과는 상관없으셨다. 그분은 나 영혼을 불쌍히 여기시고 교회를 세우셨다.
주님이 세우시려는 교회는 말이나 글로 다 표현 할 수 없도록 신령하고 깊고 오묘한 것이어서 새로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그 교회가 주께서 남겨 놓으신 그루터기들 속에 있음을 본다. 지난 주 아주 평범한 어떤 일로 참 신기하고 놀랍고 감사한 일을 보았다. 대형교회 명망가가 즐비한 교회 똑똑하고 배운 것이 많은 교회 공동체에서는 결코 쉽지 않는 장면이었다. 큰 교회는 다른 중요하고 굵직한 일이 너무 많음으로 인해 그리고 너무 바쁘고 중한 일들이 많음으로 인해 결코 볼 수 없는 일이었다. 도저히 바른 신앙의 이해와 고백을 기대할 수 없는 사람에게서 믿음의 소리를 들었다. 십여 년 전 일본 교회를 방문했을 때 일이다. 한 작은 제과점 제조 공장 같은 곳을 돌아서 허름한 집으로 들어섰다. 여기가 일본인가 가 실감나지 않는 그런 분위기였다. 격식을 갖추지 않은 허름한 작업복에 50대의 아저씨가 맞아주었다. 알고 보니 예배를 시작한 그 집의 거실이 교회당이었고 그 분이 목사님이었다. 교인들이 몇 사람 모였다. 마침 그 날 내가 예배를 인도했다.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내가 주일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는 것을 깨달았다. 거기가 바로 초대교회였고 사도행전 교회였다. 시간이 많이 지났어도 그때 그 감동이 잊어지지 않는다. 참 교회가 남겨놓으신 그루터기들 속에 있는 것을 보았다. 글. 이동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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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그루터기들
마술(magic) 광고, 선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