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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통이상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다. 살아온 한 평생 단 한순간도 스스로를 똑똑한 사람이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공부를 잘하고 싶은 생각조차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희망사항이었을 뿐 누구처럼 초등학교 전 학년 올100, 혹은 전 학년 1등 졸업, 중학교 고등학교 수석입학 수석졸업은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다만 어려서부터 고생하는 엄마의 삶을 가까이 지켜본 탓이었을까 최선을 다하려 했던 기억만 조금 있다. 기독인이 되고난 이후에는 교회에서 하도 “하나님의 영광” 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 그걸 당연시 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열심히 하려 했다. 그러니 보다 어릴 적에는 어머니를 위해 그리고는 기독교 신앙인으로서의 각오정도가 전부인 셈이었을 뿐 착하지도 똑똑하지도 못했다.
아주 잘 알려진 그 어떤 유명인사가 한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 정확히 세 번이나 나를 면전에서 ‘영리한 사람’이라 말을 했다. 솔직히 말하여 기분이 참 나빴다. 난 영리하게 살아온 기억이 없고 영리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혹 자신이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를 생각할 때 속으로 늘 ‘志士(지사)형’이라 했다. 애국지사, 열혈지사 같은.... 그래서 옳다, 옳은 일이다, 확신이 들면 유, 불리를 가리지 않았다. 대학을 선택 할 때 난 먹고 살 걱정 그 같은 것은 꿈에도 그려보지 않았다. 그 이전 그리스도인이 되었을 때도, 대학시절 민주화 운동에 이어 노동운동에 눈을 떴을 때도 그리고 베뢰아인이 되었을 때도 난 그저 불같은 열정과 투지만 있었다. 그것이다! 는 확신만이 중요한 기준이었다. 결혼을 앞두고 배우자를 결정할 때조차 아무른 요구가 없었다. 내가 좋아 하고 착하면 그만이지가 전부였다. 그 후 또 어떠어떠했을 때도 앞, 뒤 가리지 않고 옳고 그른 것을 따지는 일에만 몰두할 뿐 유, 불리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수명도 그렇다. 난 오래 살고 싶어 한 기억이 없다. 누구보다 열심히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가려 먹고, 건강에 관심이 많은 그 전부 역시 평생 간직하고 있는 호기심이나 공부하고 몰두하는 라이프스타일 탓이지 ‘오래살기 위하여’와는 상관이 없었다. 작년 어느 날 어떤 목사님과 얘기를 나누다 ‘난 오래살고 싶은 생각이 없다. 늘 하나님의 나라를 그리워한다.’ 했더니 그분이 ‘그렇지 않다.’ 하여 꽤 놀랐다. 그분의 이유는 상당히 현실적이었다. 그로 평소 생각이 바뀐 정도는 아니고 오래 사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그래! 혹 나도 조금 더 살고 싶을 때가 있다. 절대적 가치 까지는 아니나 기독교, 교회, 신앙,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내 생각을 우리말이든 영어로도 또 책으로도 한번 펼쳐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여태 차마 말을 다 하지 못한, 말 같지 않은 말들, 그러나 나와 같이 고민하고 번뇌하는 사람들이 꼭 하고 싶고 듣고 싶어 하는 이해와 말이 있을 것 같아서다. 진짜 이 세상이 승자가 누군지 행복이 무엇인지 얼마나 사람들이 깊이 이해하고 바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한번 밝혀 보고 싶다. 특별히 예수쟁이들의 생각이며 말이며 성경이해며 얼마나 그들의 신앙과 삶이 왜곡되어 있는지 왜곡의 정체는 무엇인지 세상에 드러내어 같이 논해 보고 싶다. 한 가지 더. 죄도 없이 선택의 여지없이 숨죽여 사는 사람들을 위해 마지막 힘을 쏟아 보고 싶다. 가치 있는 일이다 확신하며 살아온 일을 위해 마지막 남은 내 살과 뼈를 묻고 싶다. 그러나 이도 헛말이다. 난 이미 사후 장기기증자다. 마지막 사용할 수 있는 뼈도 살도 없다. 이 세상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내 사랑하는 아들 딸의 기억 속에만 있을 게다. 그러나 마지막 모든 육체의 한계와 할 수 없었던 모든 것을 극복하고 그들 인도의 천민들 곁에 있고 싶다. 이것이 내가 혹 조금 더 살고 싶은 이유가 살아날 때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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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연장을 기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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