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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초반부터 혼란했던 이야기다. 인도는 머리를 살랑살랑 좌우로 흔든다. 아주 자연스럽게 자주 흔든다. 우리는 머리를 흔드는 모양을 보고서야 ‘아, 긍정이구나’
‘부정이구나’ 하지 않고 즉시로 전달되는 이해에 따라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중요한 것이 아니어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긍정인지 부정인지 헷갈려 여러 번 당황했다.(속으로만) 대부분 머리를 좌우로 자연스럽게 살랑살랑 하는 데 가벼운 긍정이었던 것을 ‘어쩌란 말이지?’ 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우리는 꽤 힘 있게 머리를 꺼덕인다. 아님 별 움직임이 없다. 그러면 긍정으로 이해한다.
또 다른 하나는, 목사님의 차에 늘 동승하면서 거의 올 때까지 시행착오가 계속되었다. 내가 늙고 둔해서이기도 하겠지만 꽤 황당한 일이었다. 인도는 운전석이 우측에 있다. 그러니 보조석에 앉으려면 왼쪽으로 가야한다. 그러나 나는 오른 쪽으로 가기를 되풀이 하였다. 그리곤 멋쩍게 돌아온다. 영국이 그렇고 유럽의 여러 나라도 운전석이 우리와 다른 반향이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거나 상하로 꺼득이는 것,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거나 왼쪽에 있는 것은 문화의 차이다. 상관없다는 말이다. 이렇게 나라와 나라사이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상관없는 일들이 꽤 많다. 관습의 차, 생각의 차다. 그만한 연유로 그렇게 형성된 것을 듣다보면 흥미롭고 즐겁기도 하다. 왼손잡이 오른손잡이의 경우는 조금 문제가 된다. 행동과학자 중엔 인류가 오른손 중심으로 발달하게 된 배경을 그럴싸하게 설명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불편함이 따르거나 손해라는 것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오른 손 중심으로 하라 는 말이다. 반면 오른손 왼손 고르게 사용하는 것이 뇌 발달에 도움을 주니 오른손잡이도 왼손 사용을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하는 이들도 꽤 있다. 침상도 그렇다. 중국만 해도 침상문화가 발달되어있다. 인도도 그랬다. 반면 우리는 그래도 침상(침대)문화보다는 온돌이다. 우리는 바닥에 요를 깔고 폭삭함과 따뜻함을 느끼는 쪽을 택했다. 어느 것이 더 나은지는 모르겠으나 역시 문화나 배경의 차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분명한 경우를 제외하면 논의가 제법 시끄럽다. 글 꽤나 아는 사람이 아니면 아무르면 어떠냐 생각하고 문화의 차와 문화수준의 차를 잘 구분 못한다. 예를 들면 인도는 수저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먹는다. 이는 워낙 오래된 인도의 풍습이라 논의의 여지가 없다. 확실하다. 그럼 그게 문화의 차일까? 혹시 문화 수준의 차는 아닐까. 현재의 인도는 덜 발달되어 지금은 손으로 먹으나 점차 바꿔 세계를 닮아가야 한다고 봐야할까. 어느 것이 옳을까. 난 손으로 먹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줄 몰랐다. 수저를 대신하여 짚어 먹는 것이니 나도 하면 되지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완전히 손으로 새로 만들어 먹듯 하는 것은 내게 도저히 무리였다. 미안하지만 차라리 외국인 티를 내는 게 나았다. 만들어 놓은 음식을 다시 손으로 조리를 하듯 비비고 끊고 그러다 손가락을 쭉쭉 빨고 정말 그건 아니었다. 어쨌든 인도는 그것을 자기들의 테이블문화로 보는 것 같다. 아무리 작은 식당에 가도 어디 있든 한 구석에 손 씻는 곳이 있다. 난 먼저 손을 씻고 나서야 저렇게 마구 집어넣어 먹구나 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보통 식후 손을 씻는 측면이 강했다. 내가 거꾸로 알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꽤 비위생적이기도 한편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인도사람들의 시간개념이다. 우리도 옛날 우리의 시간개념을 비하해서 ‘코리안 타임’ 이라 했다. 인도는 완전 엉망이었다. 목사님이 새벽기도시간은 물론 주일예배 시간도 정확히 지키지 않았다. 시작시간도 분명하지 않았다. 사모님은 아예 늦게 들어오는 것이 예사였다. 이런 일이 있었다. 새벽기도 시간 교회 문이 열려있지 않아 4시30분에서 10분 동안 옆집에 사는 관리 청년의 이름을 부르기를 다섯 번째 날 크게 화가 나 ‘why like this?’(이게 뭐야, 왜 이래?)하며 주먹 두 방을 날렸다 새벽 청년의 눈에 불이 났을 게다. 전날에도 헤어지며 ‘please!'하며 부탁했는데 내가 엄청 화도 났었지만 말을 빠르게 영어로 할 수 없으니 차라리 말보다도 손이 빨랐던 것 같다. 참 착한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이었는데 돌아오는 날 받았던 선물의 다섯 가지를 안겨주고 왔다. 모두 괜찮은 것들이었다. 그래도 얼마나 미안하고 놀랐을까, 나도 미안한 마음에 만나려했더니 청년이 다음날 아침 나의 조깅시간에 나와 미안하다는 말도 했다. 솔직히 시간을 정확히 지키고 안 지키고는 문화의 차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남의 시간을 빼앗는 행위다. 이는 문화 수준의 차다. 목사님조차 시간을 안 지키니 꽤 여러 명 모이던 새벽기도 성도들도 출석이 많이 고르지 않았고 주일도 그랬다. 목사도 사모도 안 지키는 시간을 성도들이 지킬 리가 없다. 우리 주위에는 상대적인 것이 아닌 것을 상대적으로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려고 하는 일들이 많다. 문화의 차는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없는 상대주의의 함정에 빠지게 만든다. 그러나 기준이 있는 경우가 더 많다. 세계시민이 공감하는 편리하고 유익하고 나은 기준이다. 성경이 그 기준의 정점에 있는 책이다.
글. 이동훈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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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차와 문화수준의 차
마술(magic) 광고, 선전
